"내가 틀렸다" 푸틴 특별대표, 우크라 침공 항의 사직, 러시아 떠나
- 아시아투데이
-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입력2022.03.24 03:24
추바이스 러 대통령 특별대표 사직, 출국
"우크라 침공 반대 가장 주목받는 항의"
소련 붕괴 후 러시아 시장경제 개혁 설계자
옐친 최측근 출신...푸틴 국제기구 협력 담당 특별대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2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전쟁 범죄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제 측근이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한 항의 표시를 사직하고 러시아를 떠났다.
소련 붕괴 후 러시아의 시장경제화 개혁을 이끈 설계자로 평가받는 아나톨리 추바이스 대통령 특별대표가 사직하고 러시아를 떠났고, 다시 올라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타스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추바이스 대표의 사직을 확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의료진 자녀들이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한 병원에서 담요로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로이터는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푸틴 대통령의 특별대표로 국제기구와의 협력 역할을 맡았던 추바이스 대표의 사직은 우크라이나 침략에 반대하는 러시아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항의라고 평가했다.
추바이스 대표는 구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 전환을 설계했던 예고르 가이다르 러시아 초대 총리 사단의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명으로 혼란스러운 포스트 소련 시대의 가장 저명한 러시아인 중 한명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추바이스 대표는 2009년 가이다르 전 총리의 별세 이후 한 시대가 지났다고 썼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그는 “가이다르가 전략적 위험을 나보다 더 잘 이해한 것 같다”며 “나는 틀렸다”고 말했다.
러시아 침략군의 폭격으로 부상을 입은 한 우크라이나 40대 남성이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추바이스 대표는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러시아 국영 전력회사 ‘라오(RAO) UES’, 2008년부터 2020년까지 러시아나노기술공사(RUSNANO·루스나노)를 이끌었고, 루스나노 대표 사직 며칠 후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 달성’을 담당하는 대(對)국제기구 관계 대통령 특별대표직을 맡아왔다.
추바이스 대표는 1990년대 러시아 경제 민영화 계획의 설계자이자 실행자로 1990년대 중·후반 보리스 옐친 대통령 정부에서 경제 부총리·비서실장을 지냈다.
반대자들은 그가 1990년대 민영화 과정에서 초강대국 소련의 자산을 소수의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들에게 매각한 크렘린궁의 꼭두각시 리더(master)라고 비판하고, 지지자들은 러시아에 시장을 구축하기 싸웠던 영웅이고, 내전을 막았다고 평가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지만 소련 이후 러시아가 문제가 생겼을 때 의지한 것은 추바이스 대표로 옐친 당시 대통령은 1998년 모라토리엄(채무 지불 유예)을 선언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서명을 지시했다.
추바이스 대표는 옐친 대통령이 푸틴을 후계자로 지명하는 데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권력을 잡기 시작한 푸틴이 제안한 크렘린궁에서의 직책을 거부했다고 푸틴이 1999년 일련의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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