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from Me

국립공원 가야산[伽倻山]1

Jimie 2020. 4. 10. 21:29

 

~그리운  내 고향 山河 그리고 鄕愁~

 

 

 

가야산 : 벌써 가을이 물들었네......

 
국립공원 가야산

  
 

 백운동 기점 - 용기골 - 가야산 칠불봉.상왕봉 - 백운동 되돌아오기   

 

2008년 10월 5일 / 비가 뿌리가다 잠시 개이고 다시 흐리고 빗방울

  

 

 

성주 칠불봉과 합천 상왕봉 

 

 ......<중략> 산은 하늘 아래 첫번째 땅일뿐, 어느 한 쪽에 속해있는 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땅위에 인위적인 경계선이 그어져 있지만 본래 자연엔 경계선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자연은 말 그대로 자연스럽게 원래대로 복구될 것이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인데, 그동안 산길을 걸으며, 알맞은 때에 대해서 기다림에 대해서 끈기에 대해서 성실에 대해서, 그리고 결국 모든 것이 제대로 흘러갈거라는 믿음에 대해서 산으로부터 꾸준히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나는 이제 크게 조바심을 내지 않게 되었다.<하략>......
  知人의 백두대간기 마지막 진부령 코스 내용 중의 일부다.

나는 이제 크게 조바심을 내지 않게 되었다! 이 한 줄은 새벽의 법고 앞에선 가슴마냥 거대하게 울렸다가 잦아들고 다시 크게 울려온다. 알맞은 때와 기다림, 성실과 끈기, 결국 모든 것은 제대로 흘러갈 것이란 믿음을 산으로부터 배웠기에 삶에 대해 조바심을 내지않은 山人의 자세가 얼마나 경건해 보이는가. 나 역시 산으로부터 그렇게 배우면서도 혹은 기쁨에 우쭐대고, 혹은 실없이 몰두하는 집착에 은근한 자부심도 가졌지만 山은 언제나 조바심을 낼 필요없음을 가르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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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끝자락 동안 남녁의 산들만 헤집고 다녔더니, 억새 핀 줄은 알았는데 이렇게 단풍이 물들어가는지는몰랐다. 서성재를 한 시간만에 후딱 올라서서 홀로 후미를 기다리다가 도대체 가야산을 몇 번이나 올랐나기억을 더듬어 보니 대략 머리 속에 잡히는 횟수만에도 열번은 족히 된다.   백운동-서성재 구간에 중반 이후부터 세군데 목계단이 133-97-330  개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하면서올랐다. 혼자 오를때 계단을 세는 것은 나름대로 잡념을 없애고 집중하는 방법이다. 숫자와 호흡에 집중하면서 지겨운(?) 길을 나름대로 몰입하여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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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재에서 일행들과 합류하여 다시 출발하였다. 좌측 너덜지대와는 완전히 차단한 지정등로를 확실히 해 두었다. 국립공원의 드높은 위상과 아울러 어쩔 수 없이 탐방객이라는 요상한 명칭으로 도매급으로 몰린 우리는 순순히 지정된 길을 따라 오른다.  서성재 안부에서 젊은 남녀들이 보란듯이 담배를 피고 있었다. 젊은 여성의 메니큐어 칠한 손가락 사이에날렵하게 끼인 하얀 담배가 붉은 루즈를 바른 입술에 야무지게 물려 긴 호흡으로 빨렸다가 그녀의 모자 아래로 하얗게 번져나오는 연기는 한편 매혹적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무리가 모여 너도 펴라, 괜찮다를외치는 것이 중늙은이들이 헐떡거리며 올라 땀 식히는 공터에서 행하기에는 다분히 도발적이었다.   다른 이들과 달리 나는 담배내음을 좋아한다. 심지어 은근한 유혹조차 억제하기 힘들다. 그러나 산중방뇨를 보란듯이 하지 않는 염치는 인간성의 기본의 문제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이며 겸손과 직결되는 미덕이다. 어찌하여 젊음은 수치를 모르고 저와같이 이기와 방종의 '넘치는 힘'을 억제하기 힘들까.    "자! 사진 한장 찍겠습니다!" 간단히 흡연장면이 찍히고 국립공원 (사복)감시단임을 밝힌 사람들에 의해벌금처리된다. 적절한 조치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어느사이 산에도 우리는 통제되고 있다는 사실에 목이 죄여오는 갑갑함을 억제할 수 없다. 길도 행위도 통제하는 국립공원...... 세계 어디나 공원은 다 통제되고 있는 것이다. 미셀 푸코의 파놉티콘(원형감옥)은 도처에 산재해 있는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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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오면 정상부 능선도 보이고...... 뒤를 보는 조망도 좋은데 단풍에 입이 벌어졌다.세월 무심히 빠른 것에 날카로운 한줄기 얼음같은 섬뜩한 자각이 가슴에 생채기를 내며 스쳐버렸다.가을의 쓸쓸함이 또한 그 상처처럼 은근히 아려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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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계단 올라 암봉에 서면, 멀리부터 오도산 두무산...... 별유산, 의상봉....... 매화산 , 남산제일봉이 청회색감동으로 아련하다. 물론 우측 상단으로 지리산도 보이지만 그런 건 관심있는 사람들만의 이야기고......  가야산을 목숨처럼 사랑했던 이는 단풍 든 저 황홀한 능선에 '해인상아장릉'이라 아름다운 이름을 붙이고싶어했다. 더 이상 누가 사용하지 않아도 참으로 적절한 작호다. 서성재가 보이고 위로 올라오는 등로도 가늠이 된다, 서성재 남쪽 침입금지 구역으로 능선을 이어가면 서장대가 보이고 그 왼쪽으로 만물상 능선이펼쳐진다.   홀로 산행을 즐기는 나는 저런 금지구역을 갈 용기가 없다. 그래서 가야산은 어떤 때는 꼴도 보기싫을 정도로 미운 것이다. 달랑 두개의 개방코스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찾아들게 된다. 만물상을 다닌 많은 산행기를 부럽게 뒤적여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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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쪽 암릉이 만물상 능선, 그 뒤가 심원골, 그 뒤 무명의 장대한 릿지지만 가야산 공룡능이라고......기회가 닿으면 만물상 능선을 향해 오밤중에 출발하여 새벽을 밟아버릴 것이다. 요란하게 떼를지어가는 것도 싫고 벌건 대낮에 감시의 눈을 피해가며 가는 것도 싫으니.......     만물상 그린 세월이 10년이 흘렀어도 아직도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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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통제와 자유를 상념하며 가을이 깊어지는 푸른 산을 넋놓고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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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멀리 오도산이 또렷한데...... 저기에 사진애호가들이 꼬불꼬불 차로 올라 새벽운무를 많이 찍는다지......부질없다. 편견이 아니라 山頂에 차로 올라 사진이나 박아대는 것이 사진작업이라면, 그건 독특한 이미지를 획득하는 것일 뿐, 사랑하고 애정을 가진 대상으로 산을 마주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나는 그런 사진은 아예 장르가 다른 것이라 생각한다.   전날 곤돌라 타고 향적봉 산장에서 일박하고, 다음날 아침 향적봉 일출과 중봉설경을 카메라에 담고 다시 곤돌라타고 하산하는 노련한 사진에 비해, 새벽 두시에 홀로 백련사길을 더듬어 덕유산을 올라 찍은 나의 어리숙한사진은 훨씬 더 많은 행위의 과정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산의 오름은 고통의 숭고한 인내이며, 나의 근원인 자연과 합일되는 기쁨이며, 무상(無常) 의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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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단풍이  물밀듯 내려가는 산자락에 해인사가 보이고 하늘 멀리 햇살 떨어지는 우측 끝에 남덕유산에서 시작되는 덕유산 주능선이 제법 뚜렷하게 보이고 왼쪽 하늘 멀리 지리산이 희미하다. 비오는 날 잠시 이런 풍경을 열어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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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와 소나무와 운무는 항상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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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위 칠불봉 갈림길 능선에 올라서니, 독용산 아래 경상북도 성주군 가천면이 운무에 뒤덮혀 비경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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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럴 줄 알았으면 DSLR 이나 S100fs 라도 챙기는건데...... 꼴랑 F11 하나 쥐고 있으니 아쉽긴하다. 그러나 요새는 이런 카메라도 든든하다.^^  

  가야산 정상부의 거대한 암봉은 용의 비늘 같이 갈기를 우뚝 세우면서 불꽃처럼 하늘로 치솟아 있다. 그래서 가야산 불꽃바위-석화성(石火星)이라 부르는 것이다. 가야산 부근에는 이에 필적할만한 고봉들이 없기 때문에 지리산에서나 덕유산에서나 심지어 민주지산에서나 팔공산에서나 비슬산에서나 화왕산에서나 변함없이우뚝하고 장엄한 기개로 솟아있는 가야산을 바라볼 수 있다. 그래서 가야산은 일대에 정기를 뿜어주는 영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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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린날의 산정 상념도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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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인사로 향하는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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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련한 '수도~가야 '종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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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무 솟구쳐 오르는 가야산정의 변화무쌍

 


 

 

*자료가 좋아서 옮겨 왔습니다. ㅎ~

<블로거>

 

 

출처 ;가야산 : 벌써 가을이 물들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