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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대출 브로커, 부산저축銀 수사때 尹 본 적 없다고 진술”

Jimie 2022. 3. 7. 21:27

“대장동 대출 브로커, 부산저축銀 수사때 尹 본 적 없다고 진술”

입력 2022.03.07 19:13
 
 
 
 
국민의힘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이 7일 공개한 조우형씨 검찰 진술 조서 내용/원희룡 본부장 페이스북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2011년 박영수 변호사를 통해 당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던 윤석열 대검 중수2과장을 상대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했다고 말하는 이른바 ‘김만배 녹취록’을 뉴스타파가 보도한 가운데, 김만배씨 주장과 배치되는 조씨의 검찰 진술 조서가 7일 국민의힘에 의해 공개됐다.

 

조씨는 김만배·남욱씨 등이 대장동 사업을 주도하기 이전에 해당 사업을 추진하던 부동산 업체 ‘대장PFV’에 부산저축은행 대출 1155억원을 알선했던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은 민주당이 해당 의혹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고발했던 작년 11월 조씨를 조사해 “윤석열 검사는 (2011년) 수사 당시 못 봤다”는 진술을 조씨로부터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5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윤 후보에게 “조우형에게 왜 커피를 타줬나”라고 물었고 윤 후보가 “전 그 사람 본 적 없다”고 반박하자 “아이고 참 희한하네”라고 한 바 있다.

 

뉴스타파는 ‘대장동 의혹’이 본격화된 직후인 작년 9월 15일 김만배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을 지난 6일 보도했다. 해당 녹음파일에서 김씨는 “(2011년)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이러면서...”라며 “박모(주임검사가 조씨에게) 커피를 주면서 몇 가지 하더니 보내 주더래. 그래서 그 사건이 없어졌어”, “통했지, 그냥 봐줬지”라고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 조씨가 ‘윤석열 검사’를 만났고 ‘박모 검사’가 조씨 사건을 봐줬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의힘 원희룡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이날 공개한 조씨의 작년 11월 24일 중앙지검 진술조서 내용과 어긋난다. 조서에 따르면 조씨는 “2011년 4~5월 대검 중수부에서 3번 정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고 하면서 “당시 윤석열 중수과장을 만나거나 조사받은 적이 있느냐”는 검사 질문에는 “아니오, 없습니다. 저는 윤석열 검사를 만난 적이 없습니다”고 답했다. 조씨는 “(2011년) 당시 대검 중수부에 출석할 때 만난 검사는 박모 검사뿐이냐”는 검사 질문에는 “네, 그렇다”고 답했다.

 

조씨는 또 중앙지검 조사에서 2011년 중수부에서 조사받은 내용도 자세히 진술했다. 그는 “부산저축은행 김양 부회장의 부탁으로 (브로커) 박모씨에게 돈을 전달한 적이 있는데, 그와 관련된 내용을 조사받았다”며 “1회 출석 때는 박모 검사가 저에게 ‘(브로커) 박모씨에게 돈을 전달한 적이 있느냐, 수사에 협조할 뜻이 있느냐’ 등을 질문해 변호인과 상의해보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조씨는 “2회 출석 전 박영수 변호사를 만나 상담한 뒤 수사에 협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제가 (브로커) 박씨를 두 번 만나러 갈 때 탔던 택시 영수증, 돈 가방을 구매했던 영수증 등을 모아 검찰에 출석해 수사관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3회 출석할 때 박 검사가 저를 상대로 돈 전달 경위를 조사해 조서까지 작성했다”고 했다.

 

또한 조씨는 검사가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에게 ‘윤석열 중수과장이 커피를 타 주고 친절하게 조사를 해줬다’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는가”라고 묻자 “저에 대한 조사가 완전히 끝난 후 한두 달 지나서 박 검사가 저에게 ‘사건과 관련된 일은 아니고 간단히 물어볼 게 있으니 커피 한잔 마시러 와라’고 해서 제가 혼자 대검 중수부에 잠시 들른 적이 있다”며 “조사실에서 박 검사가 저에게 커피 한잔을 주면서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들의 가족 관계 등을 물어봤는데, 그에 대한 답변을 하고 귀가했던 적이 있다. 그리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부산저축은행/조선일보 DB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2011년 대검 중수부는 2003~2005년 부산저축은행이 부동산개발 등을 목적으로 하는 SPC(특수목적법인)들에 담보 없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해주고 은행을 부실화한 배임 혐의와, 금융권 퇴출을 피하기 위해 부산저축은행이 펼친 정·관계 로비 의혹에 초점을 맞추고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진행했다.

 

조우형씨는 이 가운데 ‘로비 의혹’ 수사의 참고인 중 한 명이다. 거물급 로비스트로 알려진 박모씨가 김양 당시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에게 17억원의 로비 자금을 받았는데, 당시 조씨는 그 중 5억원가량을 박씨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조씨는 부산저축은행 고위 간부와 친인척 관계로 알려져 있고, 김만배 일당’ 이전에 대장동 민간 개발을 추진하던 부동산 업체 ‘대장PFV’에게 부산저축은행 대출 1155억원을 알선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대출 수수료 10억여원을 챙긴 혐의가 2014년 수원지검 수사에서 확인돼 기소되기도 했다.

 

당시 중수부 수사에 대해 검찰 관계자들은 “대장동 대출 등 당시 대검 중수부 수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대출 건들은 예금보험공사(예보)에 넘겼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대장동 사업의 주도권은 대장동 초기 사업자 이모씨로부터 김만배·남욱씨에게 넘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 예보는 2014년 대장동 초기 사업자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고, 수원지검은 이를 수사해 남욱씨와 조우형씨 등을 구속 기소했다. 남욱씨가 구속되면서 김만배씨가 대장동 사업 추진과 로비를 총괄하는 역할을 떠맡게 된 것이라고 초기 대장동 사업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