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몰표 경북, 투표 못하게 산불 더났으면” 글… 野 “발상 끔찍”

“野몰표 경북, 투표 못하게 산불 더났으면” 글… 野 “발상 끔찍”

김소정 기자

입력 2022. 03. 06. 16:16 수정 2022. 03. 06. 17:18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커뮤니티에 투표율을 낮추기 위해 산불 피해 지역이 늘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쓴 네티즌들과 ‘자연이 인간보다 훨씬 대단한 일을 한다’는 글을 쓴 윤미향 무소속 의원을 향해 “자연재해마저 선거에 이용하냐”며 분노했다. 이에 민주당은 “커뮤니티 글은 조작이고, 윤 의원 글은 산불 확산 전 쓴 글”이라고 반박했다.

 

 

◇ “울진·삼척에 산불 더 날 가능성 있나?”

지난 4~5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산불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경북 울진·강원 삼척에 “산불 더 났으면 좋겠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울진과 삼척이 민주당 선호도가 낮기 때문에, 화재가 계속되면 9일 본투표율이 낮아져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온라인커뮤니티 '엠엘비파크'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에는 “강원도 산불 더 나서 주민들 투표할 겨를 완전 사라졌으면 좋겠네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강원도는 어차피 대부분 묻지마 2번(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성향 강한 지역이라 산불 더 나면 이득임”이라고 적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더불어민주당 갤러리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더불어민주당 갤러리에도 “경북쪽에 산불 더 날 가능성 있음?”이라며 “이번에 울진쪽에 산불 났는데, 피해는 안타깝지만 완전 굿짐(국민의힘) 몰표주는 곳이라서 선거일 전까지만 피해는 없게 산불 좀 더 나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출당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도 논란이 됐다. 그는 “오늘 내 안에 쑤욱~ 들어온 진리. 자연이 인간보다 훨씬 대단한 일을 한다”고 적었는데, 산불을 대선 ‘호재’로 여기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 현재 윤 의원의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제가 올린 글과 관련해 오해와 왜곡이 있어 말씀 드린다. 4일 오전 울진 화재사건이 있기 전에 올린 글”이라며 “지역의 환경활동가가 태양광이 건설되면서 멸종위기종 등이 위협받고 있으니,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민원을 주셨다. 관련해 환경 연구자와 논의하던 중 전문가께서, ‘자연이 인간보다 훨씬 더 대단한 일을 함에도 그것을 생각 못하고 산다’라는 메시지를 주셔서 의미있다 여겨서 기록으로 남겼다. 선거와 전혀 관련없다”고 해명했다.

 

◇ 국민의힘 “與, 화재 아픔마저도 선거득실로 이용”

경북 울진과 동해안 일대에 대규모 산불 발생 사흘째인 6일 강원 동해시 산불현장에서 전국 소방동원령으로 동원된 경기도 부천소방서 대원이 산불진화를 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국민의힘은 6일 온라인 커뮤니티 글과 윤 의원 글을 겨냥해 “산불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의 투표율이 낮아지기를 기원하는 게시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화재의 아픔마저도 선거 득실로 이용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다시 한 번 확고해진다”며 “정권교체만이 답”이라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정말 너무 많이 나갔다”며 “기우제도 아니고, 산불기원 ‘기화제’를 지내겠다는 발상이 도대체 제정신이냐”고 했다.

 

이어 “당선을 위해서라면 무슨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 만들겠다고 나선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의 발상 같아서, 참 무섭고 섬뜩하다”며 “허술하다 못해 엉망진창인 선관위의 투표 관리로 국민적 분노가 치솟고 있는 판에, 어떻게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냐. 이번에 민주당을 확실하게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민주당 “디시 글은 ‘조작’” “윤미향 글은 산불 확산 전”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6일 조선닷컴에 “디시인사이드에 올라 온 산불 관련 글은 ‘조작’ 글로 알고 있다. 작성자가 민주당 갤러리에 ‘산불 더 날 가능성 없음?’이라고 쓴 뒤, 새로운보수당(국민의힘) 갤러리에 김기현 의원이 자신의 글을 민주당 지지자가 쓴 걸로 믿고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고 했다. 또 윤 의원 글도 산불 확산 전(4일 오후)인 4일 오전에 쓴 거다. 국민의힘은 어떻게 확인도 안 하고 논평을 내고 글을 쓰냐”고 했다.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