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핵위협 이어...러시아 국방 “핵 전력 강화 돌입”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28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핵전력 강화 준비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전략미사일 부대와 북해·태평양함대, 장거리 항공사령부 등이 인력을 강화하고 전투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고 보고했다. 3대 핵전력으로 불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폭격기를 운용하는 부대가 모두 비상태세에 돌입한 것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잇따르자, 전날 TV 연설을 통해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핵 억지력 부대는 ICBM을 운용하는 러시아 전략로켓군 등 핵무기를 관장하는 부대를 말한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경제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행동을 할 뿐 아니라 나토 회원국의 고위 관리들이 러시아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서방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푸틴 대통령을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등 강경 압박에 나서자 핵 전력 강화 태세에 나섰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오산이 있을 경우 상황을 훨씬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전력을 (러시아가) 투입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이날 오후 벨라루스 국경 인근 모처에서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 24일 새벽 개전 이후 4일 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하일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이날 오후 1시 10분(한국 시각 오후 7시 10분)쯤 회담이 시작됐다고 알렸다. 회담은 우크라이나 북부 국경에서 가까운 벨라루스 고멜주(州)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앞서 폴란드를 경유해 헬기로 회담장에 왔다. 대표단에는 대통령실 고문 포돌랴크와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장관, 집권당인 ‘국민의 종’ 다비드 하라하미야 대표, 외무부 인사 등이 포함됐다. 러시아 대표단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실 보좌관과 국방부, 외무부 인사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우선 회담 의제에서부터 양측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적 휴전과 러시아군 철수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