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겨진 우크라…폴란드·리투아니아 정상만 찾았다
- 이데일리
- 김정남
- 입력2022.02.24 03:54
폴란드·리투아니아 대통령, 우크라 찾아
3국 대통령들 러 규탄…"유럽, 단합해야"
버려진 우크라에 양국만 직접 지지 방문
'우리도 똑같이 당할 수 있다' 판단한 듯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우크라이나는 즉각적인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를 직접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국가에 포함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맨 앞)이 23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를 직접 방문한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가운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맨 뒤)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나오고 있다. (사진=AFP 제공)
우크라이나는 서방 진영과 러시아간 극한 대립 속에 사실상 버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국제법상 자국 영토인 돈바스 지역을 침공 당했음에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처지이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 각국들은 돈바스 지역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한 이후 서방 진영은 사실상 이를 용인하는 듯한 기류까지 있다.
이런 와중에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정상들이 거의 유일하게 우크라이나 본토를 직접 찾아 지지를 표한 것이다. 두 나라는 우크라이나와 인접해 지정학적으로 취약한 나라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병합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의 존망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 이같은 판단이 전격적인 키예프 방문에 담긴 것으로 읽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말과 행동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파트너들”이라며 “두 나라 외교관들은 키예프를 떠나지 않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유럽 안보의 미래가 우크라이나에서 결정되고 있다는데 견해를 같이 한다”며 유럽의 단합을 촉구했다.
두다 대통령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두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한데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쪽, 유럽연합(EU) 전체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리투아니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통합성을 훼손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나라 정상은 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진입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격까지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의회, 외무부, 점령지 재통합부(크림반도·돈바스 재통합 담당부) 등의 공식 사이트가 다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안국(정보기관), 내무부, 국방부 사이트가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아울러 주요 은행들도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사이버보안센터에 따르면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은행 2곳은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 열흘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이같은 형태의 공격이 이어진 것이다. 공격의 배후는 아직 불분명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를 지목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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