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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정서 ↑, 한일관계 최악인데···정부 "文, 중·일과 당당한 협력외교"

Jimie 2022. 2. 22. 16:13

반중정서 ↑, 한일관계 최악인데···정부 "文, 중·일과 당당한 협력외교"

외교부, 22일 국무회의서 '문재인 정부 정상외교 후속조치 성과' 보고해

북한, 2009년으로 회귀 분위기인데··· "한반도 평화 정착 기반 마련" 평가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외교 성과를 과시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 5년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기반을 마련하고, 미국·중국·일본·러시아와 당당한 협력외교를 펼쳤다고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 개발과 탄도 미사일 개발을 재고하겠다고 나서는 등 대북 관계가 2009년 당시의 위태로운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성과로 내세우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국민들의 반중정서 확대와 한미 군사동맹 약화, 일본과 심각한 갈등 등 주변국과의 핵심 외교 사안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상황에서 “당당한 협력외교를 했다”는 평가가 적절치 않다는 반론이 나온다.

 

외교부는 22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문재인 정부 정상외교 후속조치 추진 성과’를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56개국 방문, 56개국 외빈 방한, 화상 정상회담·회의 29회 등 총 141회의 정상외교를 소화했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 “한미 간 긴밀한 공조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의 기반을 마련하고, 미국·중국·일본·러시아와 당당한 협력외교를 펼쳤다”고 밝혔다. 또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활발히 추진하고 중남미와 아프리카·중동 국가와도 협력을 강화해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2년 연속 초청받고,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5년 연속 유엔총회에 참석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정상외교에 따른 경제적 성과도 과시했다. 외교부는 “문 대통령의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당시 체결한 ‘천궁-Ⅱ’ 수출 계약은 단일 무기로는 역대 최대규모인 35억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또 호주와 이집트 방문 당시 결실을 맺은 K9 자주포 수출 계약, 카자흐스탄 방문 당시 맺은 한국 기업의 알마티 순환도로 건설 등도 핵심 성과로 언급했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 보건·백신협력 등 글로벌 현안 대응을 주도한 것 역시 주된 성과라고 설명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의 평가에 대해 핵심국가와 외교적 성과가 제대로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입장을 견지하다 보니 한미 군사동맹이 상당히 약화됐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미 연합훈련은 축소되거나 연기하는 등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북한의 눈치를 보다 보니 발생한 현상이라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한 대북 전문가는 “매년 2~3월이 되면 북한에서 한미 훈련을 두고 경고성 목소리를 냈고, 여당과 정부는 이에 맞춰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 축소해왔다”며 “북한은 도발 강도를 계속 높이는데 정작 한미는 방어훈련조차 제대로 못 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의 반중 정서 확대 속에서 정부의 미온적 대처와 악화일로를 걷는 대일관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중국은 김치·한복 등 우리 고유의 문화와 관련 노골적으로 ‘문화공정’을 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한중 문화 교류 확대와 대북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역할론 등만 강조하는 상황이다. 또 과거사 문제로 불거진 일본과의 관계 악화 역시 수년간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우리 정부의 대중, 대일 외교와 관련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당당한 협력외교를 했다”고 자평한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반론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본통인 한 외교 전문가는 “일본은 이미 문재인 정부와는 관계개선을 포기한 것 같다”며 “한국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야 한일관계 개선 회복을 노려볼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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