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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광기의 60분 연설 "우크라, 미국의 꼭두각시 식민지"

Jimie 2022. 2. 22. 16:31

푸틴 광기의 60분 연설 "우크라, 미국의 꼭두각시 식민지"

중앙일보

입력 2022.02.22 13:12

업데이트 2022.02.22 13:42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일부"라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내 친러 반군의 공화국 독립을 승인한다고 밝혔다.[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동부 진입을 명령하기 전 대국민 TV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라며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 반군의 공화국 독립 승인을 정당화하면서 “미국이 뚜렷한 반(反)러시아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러시아 국영방송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TV 연설 직후 그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이들 공화국 대표들과 우호 협력 상호원조 협정을 체결하고 러시아군에 '평화유지'를 위해 이들 지역에 진입할 것을 명령했다.

BBC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시간에 걸친 TV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고대 러시아 땅으로 항상 러시아의 일부였다”고 주장했다. 연설 내내 비스듬히 앉아 자신의 역사 인식을 설파하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이 소련 연방에 가입한 1922년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는 현대 우크라이나의 기원도 소련에 있다고 강변하면서 거듭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더 정확히는 볼셰비키 공산주의 러시아에 의해 만들어졌다”면서 “볼셰비키 정책의 결과 오늘날, 레닌의 우크라이나라고 부를 수 있는 소비에트 우크라이나가 등장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는 진정한 국가의 전통이 없다”면서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역사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를 하나로 묶는 모든 것을 거부하면서 국가를 건설하기 시작했다”며 “수백만 명의 역사적 기억, 우크라이나에 사는 전체 세대의 의식을 왜곡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美 우크라 아니어도 러시아 제재했을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내 친러 반군의 공화국 독립을 승인한다고 밝히는 모습이 중계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미국을 비난했다. “미국은 뚜렷한 반(反)러시아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면서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미국과 서방 동맹국)은 ‘나토가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나토는 순전히 방어적 동맹임을 설득하려 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나토의 진정한 의도를 알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유럽 동부 지역의 나토 가입)에서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위협 수준이 몇 배는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대러 제재와 관련 “제재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의 주권이 강화하고 우리 군의 힘이 커짐에 따라 어떻게든 도입할 것이었다”며 “또 다른 제재의 구실은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계없이 항상 발견될 것이고, 조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 “광기”의 연설 WP “우크라를 식민지로 표현”

블라디미르 푸틴 러리사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분리 독립을 승인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의 TV 연설을 두고 CNN은 ‘광기(Madness)’라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NYT)는 ‘불같은(fiery) 연설’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연설에 대해 ‘지난 30년간 미국과 유럽에 쌓인 불만 목록’이라고 평가했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역사 교수인 마리 사로테는 WSJ 인터뷰에서 “푸틴은 현재 소련 시절과 같이 자국 주변에 완충 지대를 만들고 러시아가 미국과 함께 다시 초강대국으로 돌아가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유럽 러시아 담당 선임 이사인 피오나 힐은 “러시아는 (이들 지역에 대한) 강제력을 원한다”고 해석했다. 우크라이나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러시아가 관리해야 할 ‘뒤뜰’로 인식하는 내용의 TV 연설이었다는 설명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말 연례 기자 회견에서 같은 취지의 역사 인식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7월 발표한 에세이에서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러시아 도시들의 어머니로 표현하기도 했다.

 

WSJ는 “푸틴 대통령이 소련 붕괴가 낳은 러시아의 안보 상황을 되돌리려 노력하고 있으며 그의 야망은 우크라이나 동부를 넘어 냉전 종식 당시 협상을 다시 할 것을 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