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모가 관비로 급전직하…
슬픈 사연의 왕릉과 단종의 자규시(子規詩)
By 나일정
봄이 왔으니 머잖아 진달래가 피고 그러면 자규(두견새)가 울 것입니다.
자규, 두견새, 진달래, 귀촉도, 그에 대한 글은 내가 이 곳에 얼마전 소월시 진달래 등과 관련지어 "詩人 小月의 사랑 이야기."를 올린바 있으니 살펴 보셔도 좋겠습니다.
난 1994년에 영월 청령포의 단종 유배지를 가서 자규시(子規詩)를 본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나는 이런 시(詩)를 쓴 단종을 세조에게 왕자리를 빼앗겼다하여 어리고 유약하였다고만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였었습니다. 그 단종의 아내 정순왕후에 대한 기사가 눈에 띠어 이 글을 씁니다. 단종은 17살 이른나이에 유명을 달리했지만 정순왕후는 82세까지 살면서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 중종 때까지 애닯은 삶을 이어 갔다니 참 가혹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 [이종호의 과학유산답사기]를 보면서 단종과 정순왕후에 애닯은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 정순왕후는 세조가 보낸 식량과 집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
어린 나이에 낭군을 잃은 뼈아픈 슬픔을 안고 정순왕후가 생계를 이을려고 염색일을 했다니, 그녀도 단종 못지 않은 비애를 겪은 것입니다.
* 국모가 관비로 급전직하…슬픈 사연의 왕릉
[이종호의 과학유산답사기 제4부] 조선 왕릉 13-1 사릉(사적 209호) http://me2.do/xu0fzki8
* 억울하게 죽은 남편 생각하다 결국…
[이종호의 과학유산답사기 제4부] 조선 왕릉 13-2 사릉(사적 209호) http://me2.do/Fgq8baOT
공부한다고 말해서 될까?
모르던 것을 하나씩 알게 되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숙주나물, 그 숙주나물에 단종애사와 단종비 정순왕후 그리고 신숙주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 숙주나물 ‘단종애사’는 한국인들에게 애절하고 슬픈 이야기로 남아 심금을 울려주고 있다. 그런데 이 당시에 더욱 놀라운 기록이 하나 있다. 신숙주가 정순왕후 송씨를 자신의 종으로 달라고 했다가 물의를 빚은 사건이다. 당시 정순왕후 송씨의 신분이 관비였으므로 신숙주의 요청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부로 쳐다보 지도 못했던 왕비를 종으로 달라고 청하는 건 누가 봐도 당황스러운 요구다. 집현전 다른 동료처럼 단종에 대한 절개를 지키다가 처절하게 죽어 ‘사육신’이 되지는 못할지언정 왕비를 종으로 달라는 신숙주의 처신은 그를 오늘 날까지 변절자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식탁에 자주 오르지만 잘 변질되는 숙주나물에 그의 이름을 붙이게 된 것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이종호 기사인용>
< 청령포. 지난해(2012년) 가보니 1994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물건너 모래톱이 청령포. >
난 1994년에 영월 청령포의 단종 유배지를 가서 자규시를 보고 어느 게시판에 다음글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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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의 청령포와 장릉, [단종의 자규시] 94/05/02 19:58 조회수 102 나일정
子 規 詩 (자 규 시 )
一 自 寃 禽 出 帝 宮 한마리 원한맺힌 새가 궁중에서 나온뒤로
(일자원금 출제궁)
孤 身 隻 影 碧 山 中 외로운몸 짝없는 그림자가 푸른산속을 헤멘다.
(고신척영 벽산중) 푸른산속을 헤멘다.
暇 眠 夜 夜 眠 無 暇 밤이가고 밤이와도 잠을 못 이루고,
(가면 야야 면무가)
窮 恨 年 年 恨 不 窮 해가가고 해가와도 한은 끝이 없구나.
(궁한년년 한불궁) 이 없구나.
聲 斷 曉 岺 殘 月 白 두견새 소리 끊어진 새벽,멧 부리엔 달빛만 희고,
(성단효령 잔월백)
血 流 春 谷 落 花 紅 피를 뿌린듯한 봄 골짜기에 지는 꽃만 붉구나.
(혈류춘곡 낙화홍)
天 聾 尙 未 聞 哀 訴 하늘은 귀머거린가? 애달픈 이 하소연 어이듣지 못하는지.
(천롱 상미문 애소)
何 乃 愁 人 耳 獨 廳 어찌다 수심많은 이 사람의 귀만 홀로 밝은고!
(하내 수인이 독청)
[ 청 령 포 ]
(강원도영월군 남면 광천리)
열 여섯살 어린 나이에 숙부(세조)에게 쫓기어 이곳에 유배되어(1456)온 단종은 그 아픔을 이렇게 노래 하였습니다.
그 절절한 심정을 보면 540여 성상이 지난 지금 까지도 그 애닯은 한을 떨쳐 버리지 못하였을 듯 합니다.
청령포는 삼면이 깊은 강물로 둘러 쌓여있고 한쪽은 험준한 절벽으로 가로막혀 있어 배로 강을 건너지 않으면 나갈 수 없게 되어 있는 곳이었는데, 유배된지 얼마후에 폐서인이 됨과 동시에 사약이 내려졌고,
숙부, 수양의 등에 업혀 사랑하여 주기를 바랬던, 그토록 믿었던 숙부의 손에 가혹하게 죽임을 당하여, 청령포 강물에 버려졌고, 그 시신을 누구도 감히 수습하지 않으려 하였다는 것이지요.
오늘날도 청령포의 물은 유유히 흐르고 있고, 절벽가에 꽃들은 그 자태를 다투지만, 자규(두견새,귀촉도)와 더불어 긴밤을 울어 지샜던 단종의 애사는, 흐르는 물이 유구한 만큼 끝없이 이어져 갈 것 입니다.
청령포의 관람권은 550원인데 도선료가 포함되어 있읍니다.
30명이 넘으면 모타가 달린 유람선을 내어주고, 일반 소수 관람객들은 강을
가로질러 메어진 쇠줄을 당기어 건너는 조그만나룻배를 타고 건너야 합니다
강을 건너 약 200여미터 정도의 백사장을 지나면 소나무가 울창한 숲이있고
이곳에는, 유지비각 즉 단묘재본부시유지(端廟在本府時遺地) 라는 비각이 있고,
숲을 따라 오른쪽으로 나아가면 금표비(영조2년, 1726년에 단종이 유배 되었던 곳이므로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하여 세운비)가 있으며,
금표비를 지나 얕으막하나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 수십길 낭떠러지 절벽아래 피어난 꽃들속에 파랗게 흐르는 강물을 만나는데, 이곳에 망경탑이 세워져 있어 단종이 바라보았을 강과 들을 굽어 볼수 있습니다.
이곳을 내려와 다시 숲 가운데로 들어오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관음송을 만나게 되는데 수령이 600여년에 이르며, 단종이 두개의 커다란 나무몸체 사이에 올라 앉아 놀았다는 전설이 전한다고 합니다.
맑은물과 빼어난 경관 여기에 들려오는 새소리 맑은 공기와 온갖 이름모를 꽃과 나비 그리고 벌들의 모습들을 보며 10여길씩 큰 소나무 숲 사이를 거닐자면 모든 잡념을 떨치고 한동안 자기만의 생각을 가져 보기에 더 없이 좋은 곳 이더군요.
장릉(莊陵)
세조3년(1457) 10월 24일 사약을 받고 열 일곱살 나이로 불쌍하게 최후를 마친 단종의 시체는 강물에 버려졌는데, 영월호장(寧越戶長) 엄홍도(嚴興道)가 남몰래 동을지산(冬乙之山)에 가매장 하였던것을 그 자리에 그대로 능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풍수지리를 잘 모르는 내가 살펴봐도, 좌청룡도 없고 우백호도 없으며 內名山도 外名水도 없는, 그저 평범한 구릉의 중턱을 깍아 만들어진 능침이었습니다.
240여년이 흐른 숙종24년(1698)에 이르러서야 겨우 복위하여 단종이라고 시호가 내려 졌으며 사육신을 비롯하여 금성대군등 200여 인을 배향한 배식단사를 건립 하였다고 합니다.
배식단사 주변에는 하얀 민들레가 수없이 피었더군요.
연록색 잔디위에 곱게 피어난 그 꽃들, 아마도 충절의 혼들이 모여 그토록 하얗고 고운 꽃을 피우는 것 같습니다.
청령포에서 약 10KM의 거리이며 입장료는 350원, 주차비는 1,000원 이었습니다.
.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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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민들레. 영월 장릉의 능역에는 단종의 넋이 어린듯한 하얀 민들레가 많습니다. >
* 영월 청령포 장릉 단종 네이버 지식백과 동영상 "청령포에 흐르는 눈물, 장릉" http://me2.do/FAG6e33F
( 위 링크를 클릭하면 약 8분 동안 청령포와 장릉 및 정순왕후의 사릉에 대한 해설을 볼 수 있습니다 )
하얀민들레
영월의 장릉에 가면 올해도 하얀민들레가 피어날 것입니다. 19년전 그 때도 충절의 혼이라 그렸는데 이젠 정순왕후의 그리움 까지 함께 하였다 싶습니다.
영월에는 무릉도원도 있고 청령포도 있고, 장릉도 있고, 삿갓묘도 있고, 언제라도 발길 닿기를 바랍니다.
출처: https://il11.tistory.com/200 [.밝누리.의 인생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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