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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도의 멸종 저자 “원전 반대는 기후의 적, 한국 탈원전 틀렸다”

Jimie 2022. 1. 23. 06:43

6도의 멸종 저자 “원전 반대는 기후의 적, 한국 탈원전 틀렸다”

[주간조선]
마크 라이너스 화상 인터뷰
원전 폐쇄하는 獨은 최악 예시

조윤정 기자
입력 2022.01.23 05:32

 

                  지난 1월 12일 영상 인터뷰한 ‘최종 경고: 6도의 멸종’의 저자 마크 라이너스 .Mark Lynas.

2015년 11월 9일(현지시각) 영국 기상청(Met Office)은 ‘세계 평균기온이 처음으로 산업화 시대(1800~1900년) 이전보다 1.02도 상승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게시했다. 이후 전 세계에서 매년 유례없었던 수준의 자연재해가 펼쳐졌다. 2016년 중국 우한을 덮친 폭우로 200명 이상이 사망했고, 2017년에는 허리케인 ‘하비’의 물 폭탄이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했다. 극단적인 강우량 증가 다음에는 극심한 건조기후로 인한 재난이 이어졌다.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도시 파라다이스에서 시작돼 번져나간 산불은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화재로 기록됐다. 그 다음 해 호주 남동부에서 시작한 산불은 6개월 동안 한반도와 비슷한 규모의 숲을 불태웠다. 극단적인 자연재해는 더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남아프리카의 나무와 적도 근처 산호초는 벌써 하얗게 말라죽어 가고 있다. 대다수 과학자는 이 모든 재해의 규모와 심각성이 세계 평균기온 1도 증가의 결과라고 분석한다.

 

 

2020년 1월 호주 캔버라에서 발생한 산불. 불길이 잡히지 않아 나마지 국립공원 상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photo 뉴시스·신화통신
 

‘티핑포인트’ 2도 돌파하면 벌어질 일들

인류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천하지 못하고 지금처럼 탄소를 배출한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최근 번역 출간된 ‘최종 경고: 6도의 멸종’(세종)의 저자 마크 라이너스는 이번 세기에 6도 상승에 따른 생태계 붕괴와 대멸종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마크 라이너스는 2007년 발간한 ‘6도의 멸종’으로 로열소사이어티 과학 도서상을 수상한 영국의 저명한 과학 저널리스트. 그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탄소배출량으로는 2030년 평균기온이 2도까지 오르게 되고, 이에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언 땅에 묻혔던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대규모로 방출된다. 이로 인해 ‘티핑포인트’인 3도 상승이 들이닥치고, 이후 4도, 5도, 6도 상승까지도 급격하게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한 결과는 참담하다. 가뭄으로 농경지대가 줄고 농작물 해충은 늘어나면서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도래한다. 저지대 섬 국가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중국과 인도 등 대부분의 국가가 거주 불가능한 지역이 되고, 90%의 생태계가 붕괴한다. ‘6도의 멸종’에서 묘사된 미래의 지구는 ‘기후재앙’이 만든 디스토피아다. 마크 라이너스는 지난 1월 12일 주간조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과학자들은 이미 다 아는 기후재앙의 위험성과 중요성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며 “그 누구도 결과에 대해 ‘난 몰랐어’라고 발뺌할 수 없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기후변화에 대응해 탄소배출량을 감축하자는 원론에는 세계 각국이 별다른 이견이 없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도록 규정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는 전 세계 200여개국이 동참했다. 문제는 실행이다. 라이너스 작가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지 수년째 탄소배출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어 목표와 협약이 종잇장으로만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1.5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5년 안에 각국이 나라 전체의 생활 습관을 전부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를 줄이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지 않을 뿐더러,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는 등의 잘못된 정책을 펴는 국가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부 등이 추진해온 탈원전 정책에 대해 “방향이 틀렸는데 추진만 열심히 하면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원전 찬성론자, 친원전 환경운동가로도 유명한 그는 탈원전 정책의 위험성을 이렇게 비판했다. “한마디로 원전 반대론자는 기후운동의 적(enemy)이다.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인류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탄소 배출 없이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는 지금과 같은 모습의 세상을 화석연료 없이 유지하려면 원자력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를 혼합해서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태양열·풍력·수력으로 얻는 신재생에너지도 함께 만들어야겠지만, 에너지원이 워낙 불안정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밤이나 겨울 등 에너지원을 돌릴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전기를 저장해둬야 하는데, 한 국가의 산업에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저장할 배터리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며 “차를 운전하거나 도시 하나를 운영할 정도의 배터리는 가능할지 몰라도 한 나라를 배터리로 운영한다면 며칠은커녕 몇 분도 못 갈 것”이라고 했다. “물리적으로 그냥 불가능하기 때문에 누군가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사실 그의 말을 실천하는 나라는 그렇게 많지 않다. 오히려 그의 말과 정확히 반대로 가는 나라도 있다. 독일이 대표적이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2011년 6월 탈원전을 선언한 이후 독일은 노후화된 원전들을 점차 폐쇄해왔다. 현재 남아있는 3기의 원자력발전소도 마저 폐쇄할 예정이다. 그런 와중에 목표한 만큼의 신재생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한 독일은 전기료를 인상했고, 늘어나는 전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석탄을 더 땠다. 독일 에너지연구기관(AGEB)은 지난해 1~9월까지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그 전년보다 최소 4% 많다고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라이너스 작가는 “독일은 최악의 예시”라며 “(녹색정치를 이념으로 하는) 녹색당이 이런 상황에 동참하고 있으니 미친 상황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럽서는 친원전 환경운동가가 정상”

                                                      ‘최종 경고: 6도의 멸종’ photo 세종

 

최근 출간된 한국어판 서문에서도 라이너스 작가는 “한국이 원자력발전소를 폐쇄했던 독일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라고 적었다. 인터뷰에서 그에게 “한국 정부도 지난 5년간 탈원전에 주력했는데 원전 안전성 논란 때문에 원전 반대 여론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몇 해외 언론들은 라이너스 작가의 이번 책에 대해 ‘탄소배출량 절감에만 집중한 나머지 (원전) 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을 지나치게 크게 평가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안타깝지만 과학적이기보다는 감정적으로 이뤄지는 논의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재반박을 가했다. “현대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에 노출돼 사망한 사례는 없다. 체르노빌 사태는 매우 조악하게 설계된 원자로 때문이었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쓰나미라는 자연재해 때문이었다. 쓰나미로 인한 죽음을 후쿠시마 원전 때문이라고 몰아가는 것이 오히려 더 충격이다. 핵폐기물은 산업사회에서 유일하게 보호되고 있는 폐기물이다. 태양 전지판, 풍력발전소의 터빈, 각종 배터리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재활용되지도 않을 뿐더러 유독성 오염을 일으킨다. 반면 핵폐기물은 여러모로 재활용할 여지도 있고, 사람들의 생활권에서 격리시켜버릴 수도 있다.”

 

대부분의 환경단체가 원전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한국에서 그를 향한 호칭인 ‘친원전 환경운동가’가 낯설다는 질문에 그는 “유럽에서는 이게 정상”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원전에 찬성하는) 환경운동의 변화에 따라 나 같은 환경운동가들이 점점 늘고 있다. 프랑스를 포함해 여러 유럽 국가도 원전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는 이번 책에서 ‘6도 상승’으로 가는 티핑포인트가 앞으로 ‘추가 2도’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2도 상승을 더 허용하면 사실상 몇 년 안에 북극해 전체 빙하가 녹고, 많은 양의 태양 복사 에너지가 어두운 바다 해수면에 흡수돼 지구 시스템으로 재순환되기 때문에 온난화 과정을 최소 10년 이상 앞당긴다는 주장이다. 또 2도 상승을 허용하면 200만㎢의 영구동토층이 녹아 불안정해진 대기로 수백억 톤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방출된다. 기후 시스템의 연속 과정에서 최초 결과가 두 번째 과정에 변화를 촉발하고 이 과정이 다시 번갈아 영향을 미치게 되는 ‘되먹임(feedback)’ 현상이 발생한다는 논리다. 결국 기후변화 과정에서 원래의 과정이 악순환적으로 증폭되는 ‘양(+)의 되먹임’을 막기 위해서는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최소 2도 아래로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5년 안에 탄소배출량을 과감하게 줄이지 못하면 1.5도 목표를 이룰 수 없다”며 “자연스럽게 2도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남아있는 ‘2도의 시간’

 

그는 2007년 이번 책의 전편 격인 ‘6도의 멸종’을 집필할 때보다 상황이 훨씬 비관적이라고 말한다. 온난화 상황도 더 나빠졌지만, 예상치 못하게 ‘기후변화 회의론’이 등장한 원인도 크다는 것이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9년 파리기후변화협약 가입국에서 탈퇴하겠다고 통보했고, 몇몇 미 공화당 의원들은 ‘지구온난화는 자연적인 현상’이라며 이에 동조했다. 이러한 회의론자들에 대해 그는 “지금 우리가 보는 지구온난화를 인간이 초래했다는 사실에 대해 과학자들은 99% 동의한다”며 “인간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는 마치 해가 뜨고 지고, 중력이 존재한다는 사실만큼이나 명확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책도 기후변화가 인간활동으로 초래됐다는 사실을 여러 쪽에 걸쳐 다양한 자료로 입증하고 있다. 그는 “누구도 기후변화 현상을 부인할 핑계를 대지 못하게 과학적 사실을 명료하게 제시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도 여전히 기후변화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모두를 이해시킬 필요는 없다”는 게 그의 답이다. “기후변화는 코로나 백신과도 같다.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건 과학적으로 입증됐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심리적인 이유로 백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에도 다수의 사람이 백신을 접종받으면 어느 정도는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다. 다수의 사람이 기후변화를 느끼기까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이다. 다수의 사람이 기후변화를 이해하게 되면 탄소배출량을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본다.”

 

 

현재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동의한 세계 각국은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논의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석탄의 단계적 감축 △개발도상국에서 악화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원과 기술이전 △선진국의 기후변화대응기금 1000억달러 2025년까지 조성 등이다. 이에 대해 라이너스 작가는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이상기온으로 입는 피해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나라마다 각자 상황에 맞는 방법을 동원해서, 결과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2047년 ‘화석연료에서 해방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마지막 한 방울의 석유, 마지막 한 덩어리의 석탄이 쓰이는 ‘자유의 날’을 제안한다. 2050년까지 인류가 탄소중립을 이루게 된다면 엄청난 성과일 것이다. 그러나 실패한다 해도 우리는 계속 노력해야 한다. 비록 기한을 조금 맞추지 못하더라도, 지구 평균기온이 1.5도를 넘어 1.7도, 2도를 넘어서게 되더라도 인류를 포함한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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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근
2022.01.23 06:04:48
삶은 소대가리에 경읽기 입니다 세계 어는 석학의 말씀에도 귀 귀울이지 않습니다 오직 북조선 수령님의 언질만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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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욱
2022.01.23 06:06:18
탈원전이 맞다고 우기는것은 문재인 정권과 중국 태양광 수출업자들 뿐인거 세상이 다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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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진
2022.01.23 06:08:51
문재인이 쓰레기 짓들 덕분에 열불났는지 암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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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2022.01.23 06:31:16
모든 과학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부작용이 없진않다. 그걸 보완하고 최첨단을 지향하는게 과학이 나아가야할 진로다. 원자력발전소는 화석연료 발전에 비하자면 지구기킴이라 할수있는데...그걸 망상적 재앙을 우려하여 탈 하고 석탄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한다면... 그 전기를이용한 전기차가 무슨의미가 있는가? 모든것은 진보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최첨단 원자력은 결함이나 안전면에서 거의 완벽한수준이라고 국제적으로나 스스로도 인정하는 마당인데...마당쇠같은 자식이 뭘 안다고 덜안전한 구원전을 대체하고 더 진보된 기술력과 안전성이 보장된 원자력발전소 신설과 첨단과학의 발전을 강제추방하려 하는가말이다! 방사능 폐기물이 우려된다면...니가 직접가서 얼마나 안전한 조치를 취해 수백m 깊이에 영구적 안전을 보장하여 폐기하는지...가서보고 우려를 하든말든해라. 이 영구적 영구같은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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