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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의 뼈아픈 후회

Jimie 2022. 1. 20. 00:28

뼈아픈 후회 [신동욱 앵커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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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0, 2022

https://www.youtube.com/watch?v=QkcfweJPQ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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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볼은, 투수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무기입니다. 직구처럼 던지고 직구처럼 날아오다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면서 헛스윙을 이끌어내곤 하지요. 선동열 선수도 포크볼을 구사하고 싶었지만 손가락이 짧았습니다. 그래서 검지와 중지 사이를 찢으려고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말리더라고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포크볼의 영광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손가락을 한껏 벌려 공을 쥐느라 팔꿈치와 어깨를 다치기 일쑤입니다. 포크볼로 재미를 본 많은 선수들이 부상과 수술을 거듭하다 마운드를 떠나야 했습니다. 야구계에서는 선수 생명과 맞바꾸는 포크볼을 '악마와의 거래'라고 부릅니다. 파우스트가 젊음을 얻으려고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듯 눈앞의 이득에 눈이 어두워 나중에 치를 대가를 못 보는 협상을 '파우스트의 흥정' 이라고 합니다.

"뼈아픈 저의 오판에 대해 겸허하게 인정합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칩거 닷새 만에 돌아와 사과했습니다. "조국 사태에 선명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 20년 정치를 하면서 가장 뼈아픈 오판"이라고 후회했습니다. 그를 칩거하게 만든 2퍼센트대 지지율에 대해서도 "그때 실망이 정의당 지지를 거두게 된 계기" 라고 했습니다.

그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반대했습니다. 모든 세대가 상실과 분노, 혐오를 드러내는데 버틸 수 있겠느냐고 했지요. 그런데 공수처법에 동의해주면 정의당이 원하는 연동형 비례대표로 선거법을 바꾸겠다는 민주당의 제안에 백팔십도 돌아섰습니다.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한다"며 이른바 '데스 노트'를 거둬들였습니다.

하지만 의석이 늘어나리라는 기대는, 민주당이 위성 정당을 만들면서 물거품이 됐습니다. 정치 야합이 낳은 연동 비례대표제는 껍데기만 남았고 결국 공수처 출범에 들러리만 선 셈이 됐습니다. 그 뼈아픈 실수, 진보정당의 가치와 원칙을 크게 흔들었던 대가로, 대선후보 심상정은 벼랑 끝에 섰습니다.

복귀 기자회견장 뒤에 내건 그의 이름에는 정의당에 대한 비판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엄숙주의, 교조주의, 내로남불, 민주당 2중대… 그중에 제일 뼈아픈 말을 그가 꼽았습니다.

"정의 없는 정의당이지요"

사냥꾼에게 쫓긴 사향노루가 향내 나는 배꼽을 떼어내려 애씁니다. 하지만 입이 닿지 않습니다. 일을 그르친 뒤 후회해봐야 소용없다는 고사 '서제막급' 입니다. 속담에 "빌면 무쇠도 녹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선 민심도 눈 녹듯 금세 사르르 녹을 수 있을까요.

1월 19일 앵커의 시선은 '뼈아픈 후회' 였습니다.
 
 

 

심상정 "모든 대선 일정 중단...선거 상황 심각하게 받아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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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와 ‘선거법 날치기’ 맞바꾼 거래에 대한 뒤늦은 후회

ㆍ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2019년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지금 생각해도 20년 정치를 하면서 가장 뼈아픈 오판”이라며 “그때의 그 실망감이 정의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ㆍ조국 사태 침묵이 뼈아프다는 심 후보의 뒤늦은 후회는 정치인이 실리에 눈이 멀어 명분을 포기하면 국민으로부터 버림받는다는 평범한 이치를 되새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