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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박차고 나간 '조국 재판' 검사들 "재판부 편파적, 결론 예단"

Jimie 2022. 1. 14. 15:31

법정 박차고 나간 '조국 재판' 검사들 "재판부 편파적, 결론 예단"

동양대PC 증거 배제 이의제기 거부되자 기피신청... 재판부 "재판 중단 유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자녀 입시비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의혹 재판이 검찰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재판부가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 등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데 이의를 제기했지만,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자 '편파 재판' 가능성을 언급하며 법정을 나간 것이다(관련 기사 : 증거능력 날아간 동양대 PC, '정경심 유죄 4년' 뒤집힐까 촉각).

 

증거 배제 후 증인신문 하려하자... 검찰 "위법 부당" - 재판부 "이의 기각"

검찰은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1-1부(재판장 마성영·김상연·장용범)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에 (유리하게) 편파적인 결론을 예단해 재판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어 형사소송법에 따라 기피 신청 한다"고 밝혔다. 이 말을 끝으로 검사석에 앉아있던 검사 8명은 줄줄이 일어나 법정 밖으로 나갔다.

재판장은 이를 바라보다가 재판 중지를 공지했다. 이날 출석했던 피고인 측 증인 두 사람도 신문 절차를 밟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재판부는 "검사들의 기피신청이 유감스럽긴 하지만 당사자들에게 (기피) 신청권이 있기 때문에, 기피 신청 재판이 종결될 때까지 재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 검사 : "다시 이의 신청합니다. 위법부당한 재판 진행이라 추후 문제를 제기하겠습니다."
- 재판장 : "지금 검사가 이의신청한 것을 기각합니다."


재판부와 검찰 간 증거 배제 결정 보류를 놓고 벌어진 신경전은 기피신청 직전까지 날카롭게 이어졌다. 재판부가 결론을 유보한 뒤 증거 제시 없이 증인 신문을 이어가려 하자, 검찰은 다급히 다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관련 증거 전체가 배제된 상태에선 원활한 신문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재판부가 이에 다시 "나중에 증인신문을 마친 다음 증거조사 의견으로 말해달라. 지금 이의제기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하자, 검찰은 곧바로 다시 이의를 신청했다. 하지만 "조금 전 이의신청을 기각했으니 그만하라"는 재판부의 제지가 이어졌다. 검찰은 이에 의견 정리를 이유로 10분간 휴정을 신청했고, 결론은 '재판부 기피'였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24일 직전 공판에서 '영장 없이 정보저장매체를 임의 제출할 경우 실질적 피압수자인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해야한다'는 지난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론을 들어 관련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바 있다. 정 전 교수의 1심 재판부가 절차 하자보다 실체 규명에 초점을 두고 관련 증거를 인정한 것과 다른 대목이다.

검찰은 재판부가 증거의 가치 여부보다 절차적 논쟁에 집중,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보지 않으려 한다고 비난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도 "강사 휴게실 PC는 3년간 방치된 상태였다. 그런 물건이라면 생산 주체나 소유했던 자가 그 (물건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다고 보는 게 상식과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보석' 다시 꺼낸 정경심 측 "건강 염려... 심리 길어진다면 보석 필요"

조 전 장관 부부 측 변호인들은 반대로,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에 근거한 재판부의 결론에 반발하는 것은 "검찰의 오만"이라고 반박했다.

정 전 교수 측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취지는 분명하다. (최근 증거들이) 대부분 전자정보매체인 상황에서, 실질적 당사자의 참여권을 보장하라는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인데 (검찰이) 사법부 전체를 지적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검찰은) 재판부가 결과를 예단한다고 했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지 밝히지도 않았다"면서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기피 신청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교수 측은 동양대PC의 증거 채택 여부 보류 결정에 '보석' 이야기도 꺼냈다. 관련 증거 능력을 따질 법적 쟁점이 많은 만큼, 신속한 재판이 어렵다고 판단되기에 피고인을 석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덧붙여 정 전 교수의 건강 상태도 사유로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충실한 심리를 위해 재판이 지연 된다면, 구속기간 마감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보석으로 석방해달라는 것"이라면서 "피고인의 건강 사정을 감안했을 때도 끝까지 재판에 갈 수 있을까 걱정될 정도로 하루가 불안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조혜지 기자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