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부회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라며 “왜 코리아 디스카운팅을 당하는지 아는 사람들은 나한테 뭐라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나는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쟤들(북한)이 미사일 날리고 핵무기로 겁주는데 안전이 어디 있느냐”고 썼다. 그는 종이 귀퉁이에 자신의 이름 석자가 적힌 사진을 함께 올렸다. 게시글이 ‘개인’ 입장에서 쓴 글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사업가는 사업을 하고, 정치인은 정치를 하면 된다. 나는 사업가로서, 그리고 내가 사는 나라에 언제 미사일이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매일을 맞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느끼는 당연한 마음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산주의를 멸한다’는 뜻의 멸공을 주창한 배경이 정치적인 이해와 무관하며 자신의 현실 인식과 경영 경험에 따른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사업하는 집에 태어나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다. 진로 고민 없으니 정치 운운하지 말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계 진출 의혹에 선을 그었다.
자신의 군 면제에 대한 입장도 드러냈다. 정 부회장은 “군대 안 갔다 오고 한국전쟁 안 겪었으면 주둥이 놀리지 말라는데 그럼 ‘요리사 자격증 없으면 닥치고 드세요’ 이런 뜻인가”라며 “내가 직접 위협을 당하고 손해를 보는 당사자로서 당연한 말을 하는데 더 이상 어떤 자격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군대 다녀오면 남의 키, 몸무게 함부로 막 공개해도 되나? 그것도 사실과 다르게”라고 유감을 표했다. 이날 오전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부회장의 군 면제 의혹을 제기하며 당시 체중을 공개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