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못모셔 죄송” “알았다” 30초 통화...尹·金 결별, 사흘간 무슨 일이
33일만에 결별 김종인 “尹, 비전 안보이니 이리 헤매는 것”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대선을 63일 앞둔 5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고 '홀로서기'로 선대위 난맥상을 정면 돌파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 사진)와 자신의 사무실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쇄신안 발표를 시청한 후 외부로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2022.1.5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5일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 해산 결정으로 위촉 33일 만에 물러나게 됐다. 국민의힘에선 “김 전 위원장이 지난 3일 윤 후보와 상의 없이 선대위 전면 개편안을 발표한 것이 발단이 돼 결별을 맞았다”는 말이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총괄 선대위원장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윤 후보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 전 위원장은 “그 정도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면 더 이상 나하고 뜻을 같이할 수 없다”며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해야겠다는 비전이 보이지 않으니 지금까지 이렇게 헤매는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결별은 지난 3일 선대위 회의가 발단이 됐다. 김 전 위원장은 이 회의 자리에서 총괄상황본부를 제외한 나머지 총괄 선대본부장 6명이 일괄 사퇴하는 선대위 개편 구상을 밝혔다. 윤 후보와 상의는 없었다. 김 전 위원장은 연말부터 확연해진 윤 후보 지지율 하락세를 멈추기 위해 선대위 쇄신안을 구상했는데, 윤 후보가 주저할 것을 우려해 먼저 개편안을 발표했다고 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이를 ‘후보 패싱’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이 오후 의원총회에서 “후보도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演技)를 좀 해달라”고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윤 후보 측은 더 격앙됐다. 일부 윤 후보 측 인사는 이때부터 기자들에게 김 전 위원장 사퇴를 거론하기 시작했다.
양측 사이 균열은 이날 저녁 선대위가 기자들에게 ‘국민의힘 선대위는 쇄신을 위해 총괄·상임·공동 선대위원장 모두가 후보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표면화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나는 사의를 밝힌 적이 없다”고 하면서 혼선이 불거졌고,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이 정정에 나섰다. 선대위 관계자는 “사실 윤 후보가 ‘김 위원장까지 포함해 사표를 받아라’라고 지시했던 터라 이미 이때부터 두 사람은 결별 수순에 들어간 셈”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4일 자택에 머물며 김 전 위원장 해촉을 포함한 선대위 해체 방안을 참모들과 논의했다. 윤 후보 측근들은 기자들에게 “후보는 김 위원장의 일방적인 선대위 개편 구상 발표를 ‘김종인의 쿠데타’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을 둘러싼 배제설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했지만, 윤 후보 측에선 김 전 위원장과의 결별을 기정사실화하고 나온 것이다.
결국 5일 아침 조간신문 등을 통해 김 전 위원장 교체 보도가 나왔고 김 전 위원장은 출근길에 “그만두면 내가 그만두는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선대위 개편 기자회견에 앞서 김 전 위원장과 30초 정도 전화를 했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계속 모시지 못해서 죄송하다. 앞으로 조언을 많이 해달라’고 했다”며 “’알았다’고 하고 끊었다. 그 얘기 외에 더는 할 얘기가 있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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