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금 화낼 사람은 尹 후보가 아니라 국민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4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선대위 전면 개편 요구에 대해 주변에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이 자신과 상의 없이 선대위 전면 개편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 분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내 인사들은 “윤 후보가 한때 마음을 진정하지 못했다”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불과 두 달 전인 후보 선출 직후 윤 후보는 여당 후보에 크게 앞서가고 있었다. 이번만큼은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했기 때문이었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민심이 정권 유지 쪽보다 20%포인트 가까이 앞선 데다 대장동 특혜를 비롯한 여당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까지 겹쳐졌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로 역전됐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선거 판세가 급변하는 것은 좀처럼 드문 일이다.
윤 후보가 자초한 상황이다. 거듭되는 실언과 아내 문제에 대한 뒤늦은 대처, 이준석 대표의 자해 행동,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잡음은 윤 후보가 얼마든지 예방하고 수습할 수 있는 문제였다. 선거전이 시작되고 몇 달이 지나도록 윤 후보는 국민이 기억할 만한 이렇다 할 비전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 실망이 지지율 급변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정권 교체를 바라는 많은 국민은 윤 후보의 지지부진과 지리멸렬에 화가 나 있다. 그런데 오히려 윤 후보가 화가 났다고 하니 앞뒤가 바뀐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윤 후보는 새해 첫날 “만약 정권 교체에 실패한다면 우리는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게 되는 것”이라면서 “부족한 점을 고쳐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윤 후보의 그런 각오가 진심이라면 민심을 두려운 마음으로 받들어야 한다. 다른 사람 탓을 하며 화를 낼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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