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좋은 일은 내가, 나쁜 일은 부하가’ 예외 없는 文의 법칙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위중증 환자 증가를 억제하지 못했고 병상 확보 등에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하게 돼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했다. 이 발언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전해졌다. 정부의 방역 실패로 하루 확진자가 8000명, 위중증 환자가 1000명에 달하는 비상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서지도 않은 채 대리 사과를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각계 인사들에게 보낸 연하장 내용도 코로나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일상을 회복하는 희망의 계단에 올랐다’ ‘골목골목 가게들이 불을 밝히고 국민들의 일상이 활력을 되찾을 힘찬 2022년이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발표 이전에 발송된 연하장이라고 하지만 당시 이미 코로나 악화로 집합 금지 강화 논의가 시작되고 있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호주를 국빈 방문하고 돌아왔다. 나라를 비운 나흘 동안 코로나 확진자는 2만5000명 가까이 늘었고 추가 사망자는 247명이 나왔다. 국민이 죽어가는 그 순간에 문 대통령은 관광지에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사진을 보며 국민들이 느꼈을 분노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순방에서 돌아와 문 대통령이 낸 메시지는 대변인을 통한 ‘송구’ 한 마디였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악화된 지난 8일 “방역 상황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했다. 하지만 본인은 나오지 않은 채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으로 발표했다. 지난 7월 백신 예약 시스템 오류·마비 사태 때도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이 또한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방역 상황이 조금만 호전되면 ‘K방역의 성과’라며 직접 나서서 자랑했다. 모더나 CEO와 화상 통화하는 장면까지 공개하며 ‘2000만명분 백신을 확보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다 그 백신 공급이 펑크 나자 복지부 장관이 대신 사과했다. 좋은 일이 생기면 본인이 나서고, 위기가 닥치면 아랫사람을 대신 내세운다. 단 한 번 예외 없는 문(文)의 법칙이다.
'The Citing Articl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굴도 못보고 보내는 ‘90초 코로나 사별’... 美·유럽은 다르더라 (0) | 2021.12.17 |
---|---|
5년 내내 막무가내 정권 옹호 親文, 이제 와 “성찰한다” (0) | 2021.12.17 |
공수처 수사 또 논란… 포렌식 참관 김웅 비서에 “폰 보여달라” (0) | 2021.12.17 |
공수처, 13개 언론사 최소 41명 통신자료… 법조팀 아닌 야당 출입 기자들까지 뒤졌다 (0) | 2021.12.17 |
장남 도박 인정 李 “머리숙여 사과… 처벌 사유땐 아들이 책임져야” (0) | 2021.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