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 보좌관 출신 검사가 윤석열 수사
공수처, 정치편향 논란 김숙정 검사에 ‘고발사주 의혹’ 사건 배당
대검선 親정권 한동수가 지휘… 법조계 “두 기관 나선건 유례없어”
입력 2021.09.13 03:44
김숙정 공수처 검사
이른바 ‘윤석열 검찰의 야당을 통한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 착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 사건을 여당 의원 보좌관 출신의 수사3부 김숙정 검사에게 배당한 것으로 전해져 12일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보좌관을 지냈던 김 검사는 변호사 시절 조국 전 장관의 딸을 의학 논문 제1 저자로 등재해 준 혐의로 기소된 장영표 단국대 교수 변호를 맡았고,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서는 여당 전·현직 의원의 변호인단에서 활동했다. 김 검사에 대해선 지난 4월 공수처 검사로 임용될 때도 ‘정치 편향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대검찰청도 친정권 성향으로 평가받는 한동수 감찰부장이 이번 의혹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지휘하고 있어 법조계에서는 “두 개의 수사기관이 ‘맞춤형 배당’까지 하면서 야당 유력 대선 주자를 겨낭한 수사와 조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유례가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지난 6일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윤 전 총장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자 이를 수사3부(부장 최석규) 김숙정 검사에게 배당했다. 김 검사는 이틀 뒤인 8일 사세행 대표를 조사했고 9일 윤 전 총장과 손준성 검사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김 검사가 이 사건 제보자인 조성은씨로부터 휴대전화 등을 제출받고, 법원으로부터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손 검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도 9일이었다. 공수처는 다음 날인 10일 압수수색을 하면서 “죄가 있느냐, 없느냐는 다음 문제”라면서 윤 전 총장이 피의자로 입건됐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고발장 제출에서 배당, 고발인 조사, 압수수색까지 단 4일 만에 이뤄졌는데 공수처가 다른 사건을 처리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공수처가 ‘1호 사건’으로 수사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 교사 특혜 채용’ 사건의 경우, 감사원이 이미 다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수사했지만 입건 후 압수수색까지는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지난 4월 말 ‘검사 1호 사건’으로 입건한 이규원 검사의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허위 면담 보고서 작성’ 의혹 사건에선 2개월가량이 지난 7월이 돼서야 관련자들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정치권과 언론에서 신속하게 수사하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지만,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곧 있을 국민의힘 1차 경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수처 내부에서도 “이번 배당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공수처 관계자는 “김 검사 이력 때문에 통상의 경우 피해야 할 사건 배당”이라며 “최근 ‘조희연 교육감 사건’을 끝낸 수사2부는 진행 중인 사건도 없는데 그보다 규모가 작은 수사3부의 막내 검사에게 굳이 사건을 맡긴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김 검사는 사세행이 ‘윤 전 총장이 한명숙 수사팀의 재소자 위증 교사 감찰을 방해했다’는 등의 사유로 윤 전 총장을 고발한 다른 사건들도 맡고 있는데 이번 의혹은 그와 결이 다른 사건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김 검사가 소속된 수사3부는 현재 ‘윤중천 허위 면담 보고서 작성’ 등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서 파생된 검사들의 비리 의혹도 수사 중이다.
로스쿨 출신으로 5년가량 검사로 재직했던 김 검사는 표창원 의원 보좌관을 거친 뒤 공수처에 가기 직전까지 법무법인 LKB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했다. LKB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의 사건 변호를 도맡아 온 로펌으로 유명하다.
공수처는 출범 직후부터 정치 편향 논란에 휩싸였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수사 진용도 갖추지 못하고 있던 지난 3월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해 수사를 무마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성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자신의 관용차를 보내 이른바 ‘황제 조사’를 벌였다는 논란을 빚었다. 이와 관련해 김 처장 등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윤민상2021.09.13 05:59:48
털어라, 털어라. 먼지가 나도록 털어라. 그래도 먼지 하나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털어라. 조작과 거짓말과 선동질에 특화된 정권이 그까짓거 '고발사주' 하나 못 만들어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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