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미군철수하면 아프간처럼? 탈레반과 우리군 비교하니…
- 머니투데이
- 김지훈기자
- 입력2021.08.18 04:30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문제는 북한…일각에선 시작부터 핵공격 관측도]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16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아프가니스탄 탈출을 위해 찾은 카불 국제공항에서 달리는 비행기에 올라타기 위해 뛰고 있다. (트위터 캡처) 2021.8.16/뉴스1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수석 연설 보좌관을 지낸 마크 티센(폭스뉴스 해설가)이 한국을 아프가니스탄에 빗대며 내놓은 직설화법에 우리 군 일각에서 "아프간처럼 무너지진 않을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티센이 트위터를 통해 아프간 사태와 관련, "한국이 이처럼 지속적인 공격을 받는다면 미국의 지원 없이 빠르게 무너질 것"이라고 말한 것이 사실상 국군의 자존심까지 건드린 격이 됐다. 한미가 연합방위태세를 한반도 및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축으로 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프간처럼 무장단체(탈레반)에 의해 수도가 함락될 정도로 약체 국가는 아니란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이 대치하고 있는 상대는 북한이다. 북한은 전쟁이 터진다면 탈레반처럼 기관총을 쏘는 게 아니라 일단 핵공격부터 감행할 것이란 관측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미국과 군사동맹을 통한 핵 억제력 유지·비핵화를 위한 협상 진전이 필수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사진=미국의 군사력 평가 민간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의 2021년 파워인덱스 순위.
1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군 당국을 취재한 결과 일각에서 "아프간 정부가 미군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영토 수호의) 의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한국의) 독립운동이나 한민족의 저항과 같은 역사까지 감안하면 그렇게 (점령) 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한미군의 존재가 방위태세에 필수적이지만 국군의 전력만으로도 아프간보다 뛰어나다는 의미로 보인다. 한국군 상비병력은 병역자원의 감소로 인해 2017년61만8000여명에서 2022년말까지 50만명대로 감축될 예정이다. 다만 병에서 숙련간부 위주로 정예화함으로써 전투력은 오히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 = 지난 22일 경기도 이천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제72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군은 지난 2017년부터 국군의 날 행사의 주제를 정해 개최 장소도 매년 바꿔왔다. 해군2함대사령부(2017년), 전쟁기념관(2018년), 대구 공군기지(2019년)에 이어 올해는 '평화를 만드는 미래국군'을 주제로 특수전 부대들의 강인함을 강조하기 위해 특전사를 행사 개최 장소로 정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리는 것은 최초다. (국방부 제공) 2020.9.25/뉴스1
2020국방백서에 따르면 육군의 경우 병력이 42만여명으로 가장 많다. 여기에 △전차 2130여대 △장갑차 3000여대 △야포/다련장 6200여문 △유도무기 60여기△ 헬기 560여대를 갖추고 있다. 해군은 △병력 7만여명(해병대 2만9000여명 포함) △전투함정 100여척 △상륙함정 △10여척 △기뢰전함정 10여척 △지원함정 20여척 △잠수함정 10여척 △항공기 60여대의 전력이 있다. 공군의 경우 △병력 6만5000여명 △전투임무기 450여대 △공중기동기 50여대 △감시통제기 50여대 △훈련기 190여대△ 헬기 40여대를 갖췄다. 공군 전력 없이 6만~7만5000여명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다 소총·기관총·대전자로켓포 정도 무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과 큰 격차가 있다.
우리 나라는 미국의 군사력 평가 민간기관으로 해마다 발표 내용이 언론에서 회자되는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군사력, 재정력, 병참 능력, 지리 등을 근거로 평가한 군사력 지표인 '파워인덱스'를 기준으로 군사력 순위는 조사대상인 140개국 가운데 6위다.
비록 핵무기 같은 비대칭 전력은 포함되지 않은 재래식 군사력 평가지만 아프가니스탄(75위)은 물론 북한(28위) 보다 높다. 한국보다 해당 평가지표에서 높은 순위에 오른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밖에 없다.
아프간과 한국 간 국력의 격차도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19년 기준 510달러로 한국(3만2115달러)의 1.6% 수준. 북한 1168달러(한국은행 북한 GDP통계)보다 낮은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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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2.8만여명, 유사시엔 증원 전력 69만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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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아프간의 위협인 '탈레반'과 핵개발을 남한이 대치하고 있는 '북한군'의 수준도 다르다는 것이다. 북한은 2011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핵·경제 병진노선'을 표방하며,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2017년'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한미상호 방위조약엔 미군의 '자동개입' 조항이 없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한국 국내에 주둔하는 것이 참전의 명분과 억제력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평가돼 왔다.
마닐라=AP/뉴시스】 미국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가 7일 구름 낀 필리핀 마닐라 만에 항구 기항 차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다. 전날 항모는 필리핀 장성 및 언론인들을 태우고 영유권 분쟁이 심한 남중국해의 국제 수역을 항행하며 마닐라로 내려왔다. 2019. 8. 7.
국방부의 2020국방백서에 따르면 주한미군 전력은 △병력2만8500여명 △전투기 90여대 △공격헬기 40여대 △전차 50여대 △장갑차 130여대 △야포/다련장 10/40여문 △패트리어트 60여기로 구성된다. 유사시 대한민국의 방위를 지원하기 위해 투입되는 미 증원 전력은 육·해·공군및 해병대를 포함해 병력 69만여 명, 함정 160여 척, 항공기 2000여 대규모가 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군사력과 경제력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5~6위권의 아주 강력한 국가인 것은 맞다"면서도 "물론 전쟁이라는 것이 능력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의) 베트남이나 아프간은 정치적 구심력이 없었고 국민의 일치단결한 힘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군사동맹과 관련, "전쟁이 나면 북한이 초전에 전쟁 주도권을 쥐기 위해 핵을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만약 미국이 억제력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 주한미군은 동맹공약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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