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지령에 스텔스기 반대한 그들… 지방선거 출마하고 與중진도 만났다
입력 2021.08.04 13:00
2일 오후 북한의 지령을 받아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도입 반대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충북 청주 지역 활동가 4명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 공작원의 지령으로 미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활동을 벌인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를 받고 있는 일당은 수년 간 국내 정치 제도권에 진입하기 위해 시도해 온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특보단으로 활동하거나 지방선거에 출마하고, 그 중 일부는 지역 언론사를 운영하며 자신들의 활동을 기사화 했다.
◇ 2017년 대선 때 기자회견 열고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
이번 사건에 연루된 4명은 지역 민노총이나 노조에 몸 담았던 적이 있다. 4명 중 유일하게 구속영장이 기각된 손모씨는 “모두 노동활동 하면서 알게 된 사이”라고 했다. 이들은 2017년 4월 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특보단으로 임명됐고, 그 해 5월 4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북한의 지령을 받아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도입 반대 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 충북 청주 지역 활동가 4명이 2017년 5월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선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충청 지역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들을 포함한 노동단체 전·현직 간부들 7명이 지지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여망을 실현할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며 “충청 지역 노동자들은 노동이 대접받는 사회 건설을 위해 문 후보 충청노동자 10만 릴레이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 후보의 노동특보로 임명될 때는 “충청 민심을 기반으로 시대교체, 정치세대교체를 위해 향후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지역 신문사 운영하며 북한에 우호적인 기사 연일 보도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들은 F-35A 도입 반대 투쟁 말고도 2018년 12월로 거론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추진 활동, DMZ 평화인간띠 활동, 통일밤묘목 100만 그루 보내기 운동 등의 활동을 벌였는데 국정원 등은 이를 북측 지령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한 명은 충청 지역 신문사 대표를 맡아 이 활동과 관련한 기사를 다수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2019년 9월에는 ‘F35A 도입반대 주민소음피해보상 서명운동’과 관련한 보도를, 작년 7월에는 ‘통일선언과 통일밤묘목 보내기 운동을 통해서 통일에 대한 전국민적 총의를 모아야 한다’는 취지의 기사 등을 내보냈다. 2019년 7월에는 ‘4.27 판문점선언 1주년, DMZ 평화인간띠운동 성과와 과제’라는 외부 기고 등을 싣는 등 정보당국이 북한의 지령이 있었다고 판단한 내용에 대해 대부분 기사를 썼다.
◇지자체 선거에 출마하거나 여당 중견 정치인 만나
이번 사건에 연루된 4명 중 2명은 지자체 선거에 출마해 정계 진출을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속된 3명 중 A씨는 지난 2014년 지방의 한 도의원 선거에 출마해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A씨는 2013년 11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실행위원에 인선된 적이 있다고 본인이 밝힌 바 있다. 본지가 당시 발표된 466명 이름이 적힌 실행위원 명단을 살펴본 결과 A씨의 이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장이 기각된 손씨는 2016년 4·13 총선 당시 대전 대덕구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예비후보를 지냈다. 이들은 작년 말 ‘2022 북녘 통일밤묘목 백만그루 보내기 운동본부’ 제안문을 발표하고, 작년 10월 여당 중진의원을 만났다. 손씨는 이 내용을 자신이 운영하는 언론사에 기사화 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시 보도에서 “(해당 중진 의원으로부터) 전국민 통일운동을 위한 3가지 제안사항에 대하여 적극 검토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관련 기사
[단독]스텔스기 도입 반대한 일당, 北공작원 활동비 받은 혐의
북한 공작원의 지령으로 미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활동을 벌인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검찰이 영장을 청...
北 지령받고 스텔스기 도입 반대했나… 청주 활동가 3명 구속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아 미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활동을 벌인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를 받는 청주 지...
“北지령 받고 스텔스기 도입 반대 투쟁”… 지역신문사 대표 등 수사
국정원과 경찰이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A의 도입 반대 활동을 한 혐의(국가보안법 위...
'The Citing Articl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준석, 안철수에 "말 많고 요란한 승객" 직격 (0) | 2021.08.04 |
---|---|
"문재인은 정치를 너무 못한다"..군인 신분으로 상관인 대통령 욕해도 될까? (0) | 2021.08.04 |
장성민 "윤석열은 정치 모르는 아마추어…바로 판 흔들릴 것" (0) | 2021.08.04 |
홍콩보안법 1년, 빛 잃은 ‘동방의 진주’ (0) | 2021.08.04 |
현실이 된 홍콩보안법 공포…반중 언론사 압수수색·사주 체포 (0) | 2021.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