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다, 그러나 깨어 있으라"… 홍콩 빈과일보, 지미 라이 창업주의 마지막 인터뷰
지난 4월 BBC 인터뷰 "中 공포로 대중 지배… 가장 싸고 쉽고 간편한 방식” 경고
12살 때 150원 들고 광저우→ 홍콩 이주… 일당 1200원 받고 의류공장서 일하다 창업
33살때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 설립해 억만장자… '천안문 사태' 보고 신문 창간
민주화 선봉… "中 공산당 억압에 저항하는 것이, 나를 있게 해준 홍콩에 대한 보답"
전경웅 기자
입력 2021-08-03 11:53 | 수정 2021-08-03 15:12
민주당 '언론재갈법' 25일 강행... 지미 라이 인터뷰를 다시 본다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 창업자이자 '빈과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가 홍콩 당국에 끌려 재판을 받으러 가는 모습. ⓒ영국 BBC 지난 4월 인터뷰 영상 캡쳐.
“세상 사람들에게: 중국 공산당은 당신네 정부로 침투할 것이고, 중국기업은 당신의 정치성향에 개입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당신네 나라를 위구르처럼 착취할 것이다. 깨어 있어라. 조심해라. 아니면 우리의 다음이 되든가.”
2019년 11월 홍콩 이공대 학생들이 반중 민주화 시위를 벌이며 교내에 남긴 낙서다. 학생들의 경고처럼 홍콩은 2020년 7월 보안법을 시행한 뒤 중국으로부터 억압받는 상황이 됐다. 특히 ‘빈과일보’와 창업주 지미 라이는 중국이 홍콩을 어떻게 억압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12살 때 150원 손에 쥐고 홍콩행… 20년 뒤 억만장자 된 지미 라이
영국 BBC가 지난 4월 보도한 ‘홍콩 억만장자의 마지막 자유인 인터뷰’는 라이가 지난해 8월 보안법 위반 혐의로 홍콩 경찰에 구속됐다 이튿날 보석으로 풀려난 뒤부터 지난해 12월 다시 구속돼 집회 및 시위 관련 법 위반으로 징역 14개월을 선고받을 때까지의 모습을 담았다.
BBC 기자가 “두려울 것 같다. 가족을 위해서, 홍콩을 위해서도”라고 묻자 라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맞다. 두렵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라이는 “여기(자신의 저택)서 그냥 산다면 평화로울 것이다. 하지만 감옥에 간다면 의미 있는 삶이 될 것”이라며 반중 민주화 활동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톈안먼 사태 계기로 창간한 반중 민주화 매체 ‘빈과일보’
중국 광저우 출신인 라이는 12살이던 1960년 홍콩으로 밀항했다. 그의 가족은 당시 뿔뿔이 흩어진 상태였다. 1홍콩달러(약 150원)을 손에 쥐고 홍콩으로 건너간 라이는 하루 8홍콩달러(약 1200원)의 일당을 받고 의류공장에서 일했다. 악착같이 모든 돈으로 1970년 파산한 의류공장을 인수한 라이는 사업을 시작했다. 라이는 이를 토대로 1981년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설립해 억만장자가 됐다.
1989년 5월 톈안먼 사태 당시 중국이 민주화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을 강경진압하는 모습을 본 라이는 1994년 자신이 갖고 있던 ‘지오다노’ 주식을 처분해 이듬해 타블로이드판 신문 ‘빈과일보’를 창간했다.
‘빈과일보’는 이후 중국 공산당 체제 비판의 선봉에 서면서 홍콩 민주파 진영으로부터 각광받았다. 2014년 7월 ‘우산혁명’ 이후 ‘빈과일보’는 민주파 진영을 대변하는 매체로 인정받았다.
2019년 11월 홍콩 이공대 학생들의 민주화 시위 당시 학생들이 교내에 남긴 낙서. 중국에 대한 경고문이다. ⓒ페이스북 유통사진 캡쳐.
라이는 ‘빈과일보’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적극 지원하고, 중국의 억압에 맞서는 것이 오늘날 자신을 있게 해준 홍콩에 대한 보답이라고 설명했다. “내가 이룬 모든 것은 홍콩 덕분이다. 이제 (홍콩에) 빚을 갚아야 할 시간이라면 이것이 제 상환 방식”이라고 라이는 강조했다.
지미 라이의 충고 “중국은 당신을 지배하려 공포를 불어넣을 것”
BBC는 라이가 보석 기간임에도 폴 월포비츠 전 미국 국방부차관 같은 사람들과 화상회의를 갖는 모습을 비추며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는 자신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라고 밝히면서 “홍콩의 운명은 중국에 대한 서방진영의 접근 방식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당일 조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라이는 “만약 바이든이 오바마와 같다면 우리는 망했다(We Screwed)”고 말하기도 했다.
라이는 지난해 12월 BBC와 마지막으로 만난 자리에서 “공포는 대중을 다스리는 가장 저렴하고 간편한 방법”이라며, 중국이 어떻게 사람들을 지배하는지 설명했다.
“그들(중국)이 당신 안에 두려움을 불어넣는 것은, 그게 당신을 통제하는 가장 쉽고 저렴하고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라이는 “그들은 이런 점을 잘 알고, 그런 일을 매우 잘한다”고 경고했다.
“라이는 인터뷰를 마치고 몇 시간 뒤 보안법상 외세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고 BBC는 설명했다. 그는 며칠 뒤 구속됐다. 지난 4월 라이는 홍콩 법원에서 집회 시위 관련 법 위반으로 징역 14개월을 선고받았다. 보안법 위반 등에 따른 법원 선고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전경웅 기자enoch2051@hanmail.net
press@newdaily.co.kr
반중매체 '빈과일보' 지미 라이 체포… '홍콩보안법' 공포 현실화? / JTBC 뉴스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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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8. 11.
https://www.youtube.com/watch?v=G9dYP6WJ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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