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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피살…혼란 속 2주간 계엄령(종합)

Jimie 2021. 7. 8. 06:09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피살…혼란 속 2주간 계엄령(종합)

  • 뉴스1
  • 입력2021.07.08 05:12최종수정2021.07.08 05:19

"암살범, 美 마약국 요원 행세하는 전문 용병"

유엔 안보리, 8일 긴급회의 소집

 

암살 당한 조브네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 뉴스1 자료 사진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조브네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사저에서 괴한들의 총에 암살당했다. 최근 정치 혼란과 치안 악화로 인해 상황이 좋지 않았던 아이티는 이번 사건으로 더 큰 혼란에 직면하게 됐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는 성명을 통해 모이즈 대통령이 이날 새벽 1시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위치한 대통령 사저에 침입한 정체불명의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전했다.

함께 있던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도 총에 맞아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보치트 에드모 주미 아이티 대사는 "총격을 맞고 위독한 상태에 놓인 영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를 치료하기 위해 마이애미 병원으로 옮길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사망한 대통령을 대행해 자신이 국정을 수행한다고 밝힌 조제프 임시 총리는 "헌법 149조를 적용해 임시 각료회의를 주재했으며 전국에 계엄령을 선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아이티에서는 2주간의 비상사태가 선포돼 포르토프랭스 국제공항이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로이터가 아이티 관보를 인용해 보도했다.

모이즈 대통령은 바나나 수출업자 출신으로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당선된 후 2017년 2월부터 아이티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7일(현지시간) 괴한들의 총격으로 살해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사저 주변에 군인과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다.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주미 아이티 대사관 "암살범, 美 마약국 요원 행세하는 전문 용병"

모이즈 대통령 암살범에 대한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용병이라는 것은 확인됐다.

에드몽 대사는 "암살범들이 미국 마약 단속국 요원으로 위장하고 대통령 사저로 침입했다"며 "그들의 행동을 봤을때 우리쪽 요원의 움직임과는 달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확보한 영상을 봤을 때 암살범들은 전문적으로 훈련된 용병들인 것 같다"며 "그들은 서로 스페인어를 사용했고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떠났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암살범들이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향한 것이 아니라면 모든 항공길이 막힌 현 상황에서 국경을 통해 이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든 국경에 대한 경계를 높이겠다고 전했다.

◇ 바이든, 아이티 대통령 피살에 "끔찍한 암살에 충격…美 전체 애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또한 조브네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피살 사건에 대해 '끔찍한 암살'이라고 규탄하며 애도를 표했다.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이즈 대통령의 끔찍한 암살 소식을 듣고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며 "우리는 이 극악무도한 행위를 규탄하며 위독한 상황에 놓인 영부인 마르틴 모세 여사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아이티 국민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우리는 안전하고 안정된 아이티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아이티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도 대통령 암살 책임자를 법정에 반드시 세우라고 아이티 당국에 촉구했다.

7일(현지시간) 괴한들의 총격으로 살해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사저 주변에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국제사회도 규탄… 유엔 안보리 8일 긴급 소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위원들도 이날 오전 모이즈 대통령의 암살 소식을 전해듣고 충격과 애도를 표명했다.

안토니우 구테후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아이티 대통령이 암살 당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런 극악무도하고 혐오스러운 행위에 대해 모든 아이티 국민들이 단결해 폭력을 규탄해달라"고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아이티가 현재 처한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중남미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는 되풀이된 자연 재해와 빈곤으로 사회·정치적 혼란이 심화됐다. 특히 무장갱단의 활개로 치안마저 불안해진 가운데 모이즈 대통령 퇴진시위도 이어져 왔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암살이라는 악재에 직면하게 되면서 아이티는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됐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