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보안법 발효 1년 무너지는 민주주의…일국양제 유명무실
- 뉴시스
- 문예성
- 입력2021.06.30 16:01
홍콩보안법 적용해 117명 체포…64명 기소된 상태
[홍콩=AP/뉴시스] 홍콩보안법 시행이 30일로 만 1년이 됐다. 홍콩이 누리던 일국양제(한 나라, 두 가지 제도)는 유명무실해졌고 민주주의를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4월14일 홍콩 입법회의장 문 사이로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1.06.30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홍콩보안법 시행이 30일로 만 1년이 됐다. 홍콩의 자치권을 보장한 '일국양제(한 나라, 두 가지 제도)'는 유명무실해졌고 민주주의는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29일(현지시간) 미 CNN은 지금까지 117명이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고, 이 가운데 64명이 기소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CNN는 “일간지가 폐간되고, 시위가 금지됐으며 민주진영 운동가와 정치인들이 체포되거나 망명길에 올랐다”면서 “한때 자유로운 언론과 시위 문화를 보유하고 제한된 민주주의가 보장됐던 국제 허브도시인 홍콩은 중국 정부의 엄격한 통제 하에 점점 다른 도시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작년 6월30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0차 전체회의를 열어 162표 만장일치로 홍콩 보안법 초안을 통과시켰다.
이후 민주진영 운동가들은 대거 투옥되고 홍콩을 대표하던 일간지는 폐간됐다. 본토에서 볼 수 없던 홍콩 특유의 시위 문화도 사라졌고, 홍콩 시민들이 누리던 정치적 자유와 권리는 크게 후퇴됐다.
특히 야권 정치인과 민주화 인사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 보안법 시행 직후 야당 입법회 의원은 전원 사퇴했다.
홍콩 대표적 반중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인 지미 라이(73), 우치와이 민주당 전 주석 등 유명 인사부터 ‘홍콩 독립’ 문구가 적힌 깃발을 흔든 15세 소녀까지 각계 각층 인사들이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홍콩 경찰은 지난 1월 6일 하루에만 야권 정치인 53명을 체포한 바 있고, 최근에는 빈과일보 편집국장, 논설위원 등 관계자 7명을 체포했다.
아울러 2014년 우산혁명 주역 중 한명인 한명인 네이선 로는 작년 영국으로 망명했다. 조슈아 웡은 불법 집회 참가 혐의로 현재 수감 중이다. 또 다른 한명인 아그네스 차우는 반중집회를 조직한 혐의로 7개월 동안 구금됐다가 이달 초 풀려났다.
탄압이 강화되면서 언론자유도 크게 위축됐다. 홍콩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는 24일자를 마지막으로 발행을 중단했다. 창간 26년만이다.
이에 앞서 200여 명의 경찰이 지난 17일 빈과일보 사옥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벌였고 라이언 로 편집국장 등 관계자들을 체포했다.
이후 온라인 매체인 입장신문은 "홍콩에 문자의 옥(文字獄)이 왔다"면서 필진과 후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칼럼을 내리고 신규 후원자 모집 등을 중단했다.
[홍콩=AP/뉴시스] 홍콩보안법 시행이 30일로 만 1년이 됐다. 홍콩이 누리던 일국양제(한 나라, 두 가지 제도)는 유명무실해졌고 민주주의를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27일 홍콩 도심에 중국 국기와 특구 깃발이 걸려있는 모습. 2021.06.30
홍콩 기자협회(HKJA)는 성명을 통해 언론인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경찰 행태를 비난하면서 관련 해명을 촉구했다.
HKJA는 또 "언론의 자유는 홍콩의 핵심 가치"라면서 "만약 문인들이 글쓰는 것도 용납되지 않는다면 홍콩은 국제사회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홍콩의 기존 사법제도도 무너졌다.
보안법으로 기소된 첫 번째 인물에 대한 첫 재판은 지난 23일 비공개로 열린 가운데 법원은 피고인의 배심원 참여 재판 요구를 기각했다.
보안법으로 기소된 첫 번째 인물은 모터사이클리스트 통잉킷(24)이다. 그는 지난해 7월 1일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에서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고 적힌 깃발을 오토바이에 달고 경찰을 향해 돌진한 이후 체포됐다.
그는 '관습법 제도'에 따라 배심원 참여 재판을 요청했지만, 당국은 배심원 안전과 국가기밀보호를 이유로 기각했다.
홍콩 교육 당국은 지난 2월부터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전면적인 국가안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즉 전체 학생들에게 보안법의 조문과 의의, 배경 등을 가르치고 있다.
이밖에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홍콩 선거제 개편도 강행했다.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3월 11일 전인대 제 13기 4차 전체회의 폐막식에서 통과됐는데 친중 성향의 인사만 홍콩 행정장관이나 입법회 의원 후보자로 올라갈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민주진영의 정치적 입지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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