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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좀스럽다’ 글, 靑일부서도 말려…

Jimie 2021. 3. 15. 06:00

文 ‘좀스럽다’ 글, 靑일부서도 말려… 與내부 “대통령이 직접 쓴것 맞나”

조선일보  |입력2021.03.15 03:26

 

[文사저 형질변경 논란] 與 “대통령 분노가 폭발한 것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양산 사저 의혹을 제기한 야당을 향해 “좀스럽고 민망하다”며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을 두고 여권(與圈)에선 “대통령 분노가 폭발한 것 같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여권 일부에선 “과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사태로 국민적 공분이 큰 상황에서 대통령이 사저를 둘러싼 야당의 의혹 제기에 직접 뛰어든 것은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축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실제로 문 대통령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글을 올린 지난 12일, 민주당 안에선 “대통령이 직접 쓴 글이 맞느냐” “작성 경위를 확인해보자”는 반응이 적잖았다. 대통령이 대변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야당을 향해 ’좀스럽다' ‘그 정도 하시지요’ 등 감정이 실린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을 쓴 게 그만큼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웬만한 여야 갈등 국면에서도 좀처럼 감정적 대응을 하지 않는 성품이라 당 관계자들이 청와대 인사들에게 발언 진위를 확인했을 정도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 발언의 적절성을 두고도 민주당 안에서 이견이 제기됐다. 한 민주당 의원은 “가뜩이나 LH 사태로 여론이 안 좋은데 청와대 관계자들이 대신 해명하면 될 일에 대통령이 직접 나선 건 정무적 감각이 떨어진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 일부에서도 이런 우려를 감안해 문 대통령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데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일부 참모가 대통령을 말렸지만, 직접 쓰겠다는 의사를 밝히신 걸로 알고 있다”며 “일가친척에 사저 문제까지 야당이 물고 늘어지니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의 대국민 호소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메시지로 지지층이 결집해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우호적인 여론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야당의 악의적 공격에 정면 대응해 여론을 뒤집으려는 문 대통령의 고도의 전략”이라며 “보궐선거 특성상 지지층 결집 여부가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선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 내에선 문 대통령의 작심 발언으로 “간만에 시원한 메시지였다”는 반응도 나왔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정치권이 대통령이 격노한 것에 대해 분분할 것이 아니라, 현 사태를 정쟁으로 몰지 말고 문제 해결을 위한 본질에 충실하자는 대통령의 ‘대국민 호소’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여권의 문재인 대통령 사저 관련 발언

 

[주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