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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Jimie 2021. 2. 20. 16:27

우리 곁의 악마들 [신동욱 앵커의 시선]

Feb 19, 2021

 

www.youtube.com/watch?v=a9bIBUBw8-0

19세기 말 착공해 지금도 짓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입니다.

위대한 건축가 가우디가 세운 동쪽 정문 위 '생명의 나무'에 날개를 펴고 앉은 이 새, 어미 펠리컨입니다.

그런데 펠리컨이 새끼들에게 먹이는 것은 제 가슴살입니다.

먹이가 없어서 가슴을 뜯어 먹이는 겁니다. 새끼가 병에 걸리면 제 핏줄을 터뜨려, 그 피를 새끼 입에 넣어준다는 얘기도 전해옵니다.

그래서 중세 이래 유럽에서는 펠리컨을 모성애의 상징으로 여깁니다.

그 사랑과 희생이 예수를 닮아 성당과 그림,

그리고 영국 엘리자베스 1세의 초상화에도 등장하지요. 그렇다면 우리 토종 가시고기는 단연코 부성애가 지극한 물고기입니다.

암컷이 알을 낳고 탈진해 죽으면 며칠씩 아무것도 안 먹고 둥지를 지킵니다.

주둥이로 알을 깨끗이 닦고, 지느러미를 흔들어 산소를 공급합니다. 새끼가 태어나면 정성껏 보살피다 앙상한 몰골로 숨을 거둡니다. 그리고 죽은 몸까지 새끼들에게 내주지요.

요즘 우리 주변에 펠리컨과 가시고기만도 못한 부모, 차마 부모라고 부르지 못할 사람들이 잇달고 있습니다.

지난주 빈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두 살 아이는, 반년 전 친엄마가 버리고 떠났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 낳은 딸이어서 보기 싫다며, 혼자 이사를 가버렸다고 합니다. 그러고도 아동수당은 꼬박꼬박 챙겼습니다.

생후 2주 된 아기가 자꾸 운다며 숨지게 한 부모는 119에 신고하기 앞서, 아기 몸에 난 멍을 빨리 없애는 방법을 찾아봤다고 합니다.

검색한 사건은 열 살 조카를 숨지게 한 이모 부부의 '욕조 학대' 사건이었습니다. 그 이모에게서 아이를 체벌했다는 얘기를 듣고도 그냥 있었던 엄마는 방임혐의로 조사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 열린 정인이 재판에서,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왔던 마지막 날, 모든 것을 포기한 듯 걸으려 하지도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끔찍하고 참담한 이 일들을 전해 들으면서 이제는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세상이 어느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기에, 이런 악마 같은 조짐들이 줄을 잇는 것일까요.

이제 막 세상의 빛을 보기 시작한 아이들이 빈집에 버려져 어둠과 배고픔, 공포 속에서 스러져가는 이 기막힌 현실 앞에서 우리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2월 18일 앵커의 시선은 '우리 곁의 악마들' 이었습니다.

권력의 숙명 [신동욱 앵커의 시선]

Feb 18, 2021

www.youtube.com/watch?v=bqmv0Brr244

오락가락 뒤죽박죽 [신동욱 앵커의 시선]

Feb 17, 2021

www.youtube.com/watch?v=3eblmdE0Jb4

 

어떤 퇴장 [신동욱 앵커의 시선]

Jan 29, 2021

 

www.youtube.com/watch?v=_tqPzYEGE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