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퇴장 [신동욱 앵커의 시선]
https://www.youtube.com/watch?v=_tqPzYEGEsA
오늘처럼 폭설이 쏟아지고 나면 마을 뒷산에서 이따금 "우지끈" 하는 소리가 들려오곤 했습니다.
솔가지들이,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다 못해 부러지는 소리였지요.
그 소리를 들으며 시인은 고승 혜가의 '입설단비'를 떠올렸습니다. 혜가는 눈밭에 서서 팔을 잘라 달마에게 바치며, 간곡히 가르침을 청했다고 하지요.
"나는 무슨 그리 독한 비원도 없고… 흰눈을 그득그득 견디어주다가, 다만 고요히 서 있어보고 싶은 것이다."
또 어느 시인은, 대자연의 섭리에 공손히 몸을 내맡긴 설해목을 "빛나는 자해. 아름다운 마감" 이라고 찬미했습니다.
눈 오신 날 밤에 기품 있는 떠남, 아름다운 퇴장을 생각하며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을 떠올립니다.
그는 2년 전 이임식도 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편지 한 장만 남기고 떠났습니다.
그라고 회한이 없었겠습니까만, 또박또박 쓴 손편지에 감사함과 미안함, 신뢰와 희망을 전하며 "이제 가족에게 돌아간다"고 했지요.
”소설을 쓰시네" "새삼 지휘랍시고 해가지고" "법 기술을 부리고 있다" "품위가 이 정도면 있는 거죠" "이젠 대답도 안 하십니까"…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취임 3백91일 만에 물러났습니다.
그 사이 국민은, 국회와 국민 앞에 나온 장관이 저런 말과 몸가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이롭게 목격했습니다.
무례함과 적대감, 안하무인의 오만을, 모욕당한 듯한 심정으로 지켜보며, 세상이 이렇게까지 바뀔 수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그 추 전 장관이 엊그제 '국민에 대한 예의'를 말했습니다. "내가 먼저 사의를 밝히면 윤석열 총장도 국민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직을 내려놓는 눈치는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윤 총장에게 내렸던 조치들을 사법부가 어떻게 판결했는지를 다 잊어버리지 않았다면, 과연 누가 눈치가 없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옛 선비들은 관직에 나아가면서 이미, 물러날 때를 생각했습니다. 집착과 미련 내려놓고, 떠날 때가 되면 깨끗이 물러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처신으로 알았습니다.
이제 도시에서는 밟아보기가 힘듭니다만 '숫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쌓인 그대로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이라는 뜻이지요.
그 숫눈을 밟고 떠나듯, 순백의 깨끗한 고별을 간절히 보고 싶은 시절입니다.
1월 28일 앵커의 시선은 '어떤 퇴장' 이었습니다.
블로거의 외마디>
아름다운 추녀(醜女)의 홍루(紅淚)와 추미애의 사라짐
추한 여자, 추먜의 추한 꺼짐은
한마디로,,,
"관음 소설쓰시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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