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이승만과 트루먼 두 대통령의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은 6·25전쟁 정전 70주년이자 유엔군 참전의 날이며, 이승만 대통령의 유해가 하와이에서 와서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날이다.
이날 제막식에는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와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를 보내 “이승만·트루먼 대통령의 동상은 자유 민주주의와 한미 동맹의 표상”이라며 “지금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당시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6·25전쟁 발발 직후 미군을 파병했고, 이승만 대통령과 함께 한미 동맹의 토대를 만들었다. 동상은 2016년 고(故) 박근 전 유엔대사와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등으로 구성된 동상건립추진모임이 주도해 제작했다. 광화문 세종대왕상을 만든 김영원 전 홍익대 미대 학장의 작품이다. 두 동상 모두 4.2m 높이에 청동으로 만들어졌다. 이 대통령은 한복 차림에 대통령 취임 선서문을 들고, 트루먼 대통령은 유엔 헌장을 든 모습이다. 트루먼 대통령 동상 뒤편엔 ‘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 개자식들을 막아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6·25전쟁이 발발했다는 딘 애치슨 당시 미 국무장관의 보고를 받은 그가 한 말로 알려져 있다.
두 동상은 2017년 완성됐으나 마땅히 세울 곳을 찾지 못하다가, 제작 6년 만에 다부동전적기념관으로 오게 됐다. 조갑제 전 대표는 “두 대통령의 동상은 쇳덩어리가 아니라 세대를 넘어 건국의 이야기를 전해줄 영혼이 깃든 생명체”라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건국·산업화·민주화에 기여한 분들이라면 앞으로도 동상을 세워 기념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만 기념관 건립 위해 써달라” 원로배우 신영균, 땅 4000평 기부
50~60년前 구입한 서울 고덕동 땅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인 원로배우 신영균(95) 한주홀딩스코리아 명예회장이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위해 4000평(1만3223㎡) 규모의 땅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달 28일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발족 회의에서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강변의 사유지 약 4000평을 기념관 부지로 기증하겠다고 제안했다.
신 회장은 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을 텐데, 건국 대통령의 기념관 하나 없다는 게 늘 안타까웠다”면서 “이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짓는다면 기꺼이 땅을 기부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신 회장의 고향은 황해도 평산으로 이 전 대통령과 동향이다. 신 회장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건립추진위에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제 고향도 평산이고, 어릴 때부터 이승만 전 대통령을 존경해왔다”면서 “이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직접 뵌 적도 있는데 아직까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신 회장이 기증을 제안한 땅은 그의 사유지 약 2만4000평 중 일부다. 50~60년 전쯤 사들인 땅으로 현재는 그린벨트에 묶여 있어 다른 용도로 쓰진 않고 있다. 신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그곳에서 낚시를 즐기셨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땅이라 기왕이면 이곳에 기념관이 지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현재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부지로는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인근(서울 중구), 이승만 연구원(서울 종로구), 낙산근린공원(서울 종로구) 등이 검토되고 있다.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한 신 회장은 치과의사로 일하면서 국립극단에 입단해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1960년 조긍하 감독의 영화 ‘과부’로 시작해 ‘연산군’(1962) ’열녀문’(1962) ‘빨간 마후라’(1964) ’미워도 다시 한번’ 시리즈 등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 회장은 2010년엔 명보극장과 제주 신영영화박물관 등 500억원 규모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며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은 영화인 자녀 장학금, 단편영화제 지원 등을 통해 한국 영화 인재 발굴 및 양성 사업을 하고 있다. 신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으로 뒤늦게나마 기념관 건립이 추진된다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기념관 건립이 순조롭게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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