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ayings for~
혁명을 꿈꾸는 자여, '인터내셔널가'를 부르자!
노동절은 미국의 노동단체가 8시간 노동을 쟁취하기 위해 1886년 5월 1일 대규모 시위를 벌인 데서 유래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21만명의 노동자가 경찰과 대치했고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1889년 파리에서 열린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에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매해 5월1일을 ”기계를 멈추자,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투쟁을 조직하자, 만국의 노동자가 단결하여 노동자의 권리 쟁취를 위해 동맹파업을 행동하자”는 세 가지 연대결의를 실천하는 날로 선언하였다.
16세의 봉제공 엠마 리스가 체르노비치에서 예심판사 앞에 섰을 때 그녀는 요구받았다 왜 혁명을 호소하는 삐라를 뿌렸는가 그 이유를 대라고
이에 답하고 나서 그녀는 일어서더니 노래하기 시작했다 인터내셔널을
예심판사가 손을 내저으며 제지하자 그녀의 목소리는 매섭게 외쳤다
기립하시오! 당신도
이것은 인.터.내.셔.널 이오
앞서와 같은 아지(Agitation: 선동)가 유명한 노래다. 1888년 프랑스에서 처음 등장한 노래이며 전 세계로 번역되어 불린 노래다.
인터내셔널가(L'Internationale) 프랑스어 풀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brfOgrZm6w8
혁명을 꿈꾸는 자여, 이 노래를 부르라!
16세의 봉제공 엠마 리이스가
체르노비치에서 예심판사 앞에 섰을 때
그녀는 요구받았다.
왜 혁명을 호소하는 삐라를 뿌렸는가.
그 이유를 대라고
이에 답하고 나서
그녀는 일어서더니 노래하기 시작했다.
인터내셔널을
예심판사가 손을 내저으며 제지하자.
그녀의 소리가 매섭게 외쳤다.
기립하시오! 당신도 이것은
인터내셔널이오!
머리칼이 솟구치고 온 몸에 강한 전류가 흐를 듯한 이 시는 독일의 유명한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예심판사 앞에 선 16세의 봉제공 엠마 리이스>이다. 어리다 못해 젖비린내가 날 것 같은 16살 소녀가 자신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판사봉을 들고 고압적으로 앉아있는 판사 앞에서 당당하게 부르는 곡은 다름 아닌 '인터내셔널가'였다.
엠마 리이스가 실존 인물인지 가상의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지만, 어쨌든 비장함을 넘어 섬뜩함까지 느끼게 하는 이 시는 우리나라에서 인터내셔널가를 부르기 전에 선동하는 구호로 많이 사용된다. 16살의 엠마 리이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꿈꾸는 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부르는 '인터내셔널'이 혁명의 폐허 속에서 탄생한 것은 어찌보면 필연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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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5월 28일에 무너진 파리코뮌의 마지막 바리케이드
인터내셔널가가 탄생한 곳은 1871년의 프랑스 파리. 당시 55세의 직물제도사 유진 포티에는 파리에 노동자 민중의 자치정부가 들어서는 모습을 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칼 마르크스가 세계 최초의 노동자 민중 자치정부로 평가한 '파리코뮌(Paris Commune)'은 프랑스와 프로이센간의 전투 속에서 탄생했다.
계속되는 실정으로 민심을 잃은 나폴레옹 3세의 제2제정은 한술 더 떠 프로이센과의 전투에서 속수무책으로 패배하고 대책 없이 항복하려는 무능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게 되고, 자코뱅, 블랑키스트 등이 주축이 된 혁명세력들은 파리를 중심으로 자치정부인 코뮌을 형성하게 된다. 파리 시민들의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 80여명의 코뮌 평의회 의원들의 상당수가 노동자였다. 이 평의회의 일원이었으며 급진적 자코뱅이었고, 무정부주의자 프루동으로부터 사상적 세례를 받은 유진 포티에는 훗날 전 세계 혁명가들의 노래가 될 인터내셔널의 가사를 쓰게 된다.
당시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이며 코뮌 평의회의 일원이었던 쥘 발레스는 그날의 광경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그 어떤 날인가. 대포의 포문을 금빛으로 비추는 따뜻하고 밝은 태양. 이 꽃다발의 향기. 깃발의 물결. 푸른 시냇물처럼 고요하고 아름답게 흘러가는 혁명의 이 졸졸거리는 소리. 두근거리는 이 설레임. 이 서광. 금관악기의 이 팡파레. 동상(銅像)의 이 반사. 이 희망의 불꽃. 명예의 이 기분 좋은 향기. 거기에는 승리한 공화주의자의 군대를 환희로 취하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오, 위대한 파리여."
모든 국민의 완전한 무상의무교육, 집세와 만기수표의 지불유예, 노동자 자주관리와 집단소유, 노동자의 최저생활보장, 징병제와 상비군 폐지 및 인민군 창설 등,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혁명적이고 급진적인 조치들을 취한 파리코뮌은 72일 만에 기존의 보수반동 지배세력들에 의해 수만 명이 무참하게 살해당하면서 무너졌다.
세계 최초의 노동자 민중 자치정부 실험은 이렇게 실패로 끝났지만 이 위대한 실험에 대한 숭고한 기억은 유진 포티에의 시에 담겨 혁명가 '인터내셔널가'로 남았다. 당시의 혁명가들은 인터내셔널가를 프랑스의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에 맞춰서 불렀다. 지금 불리는 인터내셔널가의 노래 가락은 1888년에 역시 프랑스인인 피에르 드제이테가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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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가 프랑스판 악보 원본
이렇게 혁명 속에서, 수만 명의 피울음 속에서 탄생한 인터내셔널가는 인류 최초의 성공한 사회주의 혁명인 러시아 혁명에서도 모습을 드러낸다. 1917년에 드디어 혁명에 성공한 러시아의 사회주의자들은 자신들이 건설한 소비에트연방의 국가로 인터내셔널가를 채택한다. 혁명가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은 자신이 친히 인터내셔널가의 가사를 러시아어로 번역했다. 그리고, 1944년에 '소련찬가'를 국가로 정하기 전까지 인터내셔널가는 소련의 공식 국가로서 불리게 된다.
프랑스 혁명을 통해 탄생하고 러시아 혁명의 세례를 받은 인터내셔널은 자연스럽게 전 세계의 사회주의자들에게 공식 혁명가로서 암묵적인 '권위'를 부여받게 된다. 혁명을 꿈꾸는 모든 곳에서 인터내셔널가는 그 곳의 언어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러나, 언어라는 '형식'은 다르지만 그 형식 안에 담은 '내용'은 자신이 처음 태어난 파리코뮌 시절부터 변하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혁명'이라는 내용이다.
사실 인터내셔널가가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울려 퍼지는 날이 있다. 그것은 바로 5월 1일 노동절이다. 이 날이면 전 세계의 노동자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대규모의 집회를 열고 각자의 언어로 된 인터내셔널가를 부른다. 이 전통은 꽤나 오래된 것이어서 1890년을 그 기원으로 잡을 수 있다. 들여다보면 5월 1일 노동절의 유래는 인터내셔널가의 유래만큼이나 처절하다.
1886년 당시 미국 시카고의 노동자들은 하루에 16시간이나 일하면서도 죽지 않을 만큼의 임금만을 받는,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불만이 극도에 달한 노동자들은 5월 1일에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대해 정부는 경찰을 투입하고, 5월 3일 농기계 공장에서 농성 중이던 노동자들에게 발포를 하면서 어린 소녀를 포함한 6명의 노동자가 살해당한다.
이러한 경찰의 만행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노동자들은 5월 4일에 헤이마켓 광장에서 30만 명이라는 엄청난 규모로 운집한다. 그런데 집회 말미에 누군가에 의해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경찰은 노동운동가들을 테러의 주모자로 몰아서 8명을 체포한다. 법정에 선 그들은 모두가 사형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7년이 지나서야 폭탄 테러가 자본가들에 의해 조작된 것임이 밝혀졌다. 당시 사형 선고를 받은 미국의 노동운동가 스파이즈는 다음과 같은 법정 최후진술을 했다.
"만약 그대가 우리를 처형함으로써 노동운동을 쓸어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다면 우리의 목을 가져가라! 가난과 불행과 힘겨운 노동으로 짓밟히고 있는 수백만 노동자의 운동을 없애겠다면 말이다! 그렇다. 당신은 하나의 불꽃을 짓밟아 버릴 수는 있다. 그러나 당신의 앞에서, 뒤에서, 사방팔방에서 불꽃은 꺼질 줄 모르고 들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그렇다, 그것은 들불이다. 당신이라도 이 들불을 끌 수는 없으리라."
1889년 7월,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서 세계 여러 나라의 혁명가들이 모인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에서는 시카고 노동자들의 8시간 노동쟁취 투쟁을 기념해서 1890년 5월 1일을 '노동자 단결의 날'로 정하고 세계 각지에서 동시 다발적인 시위를 벌이기로 결정한다. 이것이 노동절의 유래이다. 노동절은 이렇듯 인터내셔널가 만큼이나 처절하게 세상에 태어났다.
깨어라, 노동자의 군대! 굴레를 벗어 던져라! 정의는 분화구의 불길처럼 힘차게 타온다! 대지의 저주받은 땅에 새 세계를 펼칠 때! 어떠한 낡은 쇠사슬도 우리를 막지 못 해! 들어라 최후 결전 투쟁의 외침을! 민중이여 해방의 깃발 아래 서자! 역사의 참된 주인 승리를 위하여! 참 자유 평등 그 길로 힘차게 나가자! 인터내셔널 깃발 아래 전진 또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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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가를 인상적으로 사용한 켄 로치 감독의 <랜드 앤 프리덤>
우리나라에서 위와 같이 번역된 인터내셔널가의 가사는, 사실 각 나라마다 사정에 따라 약간씩 번역에 차이가 있다. 가사 뿐만 아니라 곡 자체도 재즈연주곡이나 피아노 독주용으로 편곡되는 등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으며, 특히 영화의 배경음악으로도 자주 등장해서 영화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음악이다. 특히 스페인 내전을 다룬 켄 로치 감독의 <랜드 앤 프리덤>에서는 파시스트에 맞서 싸우는 국제저항군들이 전사한 동지를 묻으며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인터내셔널가의 의미를 잘 살린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사연 많은 노래인 인터내셔널가는 이외에도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혁명적' 영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1871년 '파리코뮌'의 혁명적 열정과 좌절 속에서 탄생한 인터내셔널가는 130여 년의 긴 세월동안 전 세계 곳곳에서 혁명가들의 입을 통해 온갖 모습의 혁명을 목도했다. 인터내셔널가가 바라본 곳에는 착취당하고 억압받는 민중들이 있었고, 그들은 노동해방 인간해방의 염원을 담아 인터내셔널가를 불렀다. 아니 지금도 부르고 있다. 온 인류가 더 이상 인터내셔널가를 부를 필요가 없어질 그 때가 과연 언제쯤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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