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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하라" 푸틴 연설…러 발칵 뒤집은 '계엄령 선포'의 진실

Jimie 2023. 6. 7. 16:30

중앙일보

업데이트 2023.06.07 17:25

계엄령 선포 연설 영상. 사진 Hanna Liubakova 트위터 캡처

‘딥페이크’를 활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연설이 나왔다. 크렘린궁은 해킹범의 소행으로 푸틴 대통령이 나온 방송은 모두 삭제됐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국경 지역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긴급 연설이 TV와 라디오로 송출됐다.

이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이 오전 4시 나토의 지원을 받아 벨고로드·브랸스크·쿠르스크 지역을 침공했다”며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내렸으며, 주민들에게는 “러시아 중심부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딥페이크로 만든 영상도 함께 퍼졌다.

계엄령 선포 지역 중 하나인 벨고로드는 이날 친(親)우크라이나 성향 민병대 ‘러시아 의용군단’(RVC)이 점령했다고 밝힌 지역이다.

이에 대해 크렘린궁은 해당 방송이 “해킹 공격의 결과”라며 진화에 나섰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이런 내용의 대국민 연설을 한 적이 전혀 없다”며 “여러 매체에서 나온 해킹 방송은 모두 삭제됐다”고 밝혔다.

다만 크렘린궁은 해킹범의 신상이나, 어떻게 푸틴 대통령처럼 보이도록 영상을 조작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푸틴 '가짜 연설' 라디오 방송을 촬영한 장면. SNS 캡처

블룸버그 통신은 이 방송이 1941년 6월 22일 나치 독일의 구소련 침공작전 당일 상황을 의도적으로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소련 외무장관은 당시 오전 4시 라디오 연설을 통해 “적은 패배할 것이고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라고 했는데 이번 가짜 연설 또한 같은 말로 끝을 맺었다.

이오시프 스탈린이 같은 해 7월 3일 연설에서 국민들을 “형제자매들”로 칭한 것도 이번 방송에서 그대로 가져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악의 민간 기반시설 피해로 꼽히는 카호우카 댐 폭발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책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볼로디미르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량 살상을 위한 환경적인 폭탄”이라고 비난했고, 러시아 외무부는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고의적인 파괴 공작)”라고 주장했다.

6일 노바 카호우카 댐이 폭파, 붕괴되면서 인근 지역에 홍수가 발생하고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6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카호우카 댐 파괴로 수위가 높아진 마을에서 구조대원들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홍수로 35~80개 마을이 침수되고, 물이 전부 빠지는 데까지 8~10일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점령 중이던 하류 저지대 지역 피해가 클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 댐 저수지는 상류에 위치한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에 냉각수도 공급하는데 다행히 원전 안전에 즉각적인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람이 사는 곳엔 사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