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높은 점수 받자, 한상혁 "미치겠네"…檢 공소장 보니
업데이트 2023.05.15 20:45
검찰은 수사를 통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020년 TV조선 종편 재승인 당시 점수 조작을 사실상 지시하고 이 사실을 은폐했다고 결론낸 것으로 파악됐다. 한 위원장은 지난 2일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TV조선 예상보다 점수 높자 “미치겠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1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이 서울북부지검으로부터 제출받은 한 위원장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2020년 3월 20일 TV조선이 점수 집계 결과 654.63점을 받으며 과락 없이 ‘조건부’가 아닌 ‘재승인’을 받게 됐다는 사실을 보고받자 “미치겠네, 그래서요?”라고 말하며 “시끄러워지겠네”, “욕을 좀 먹겠네”라며 곤혹감을 드러냈다. 이후 TV조선은 2020년 상반기 심사에서 총점 653.39점으로 기준을 넘었지만 ‘공정성’ 항목(210점 만점)에서 기준점인 50%에 미달하는 104.15점을 받아 과락했다.
양모 방송정책국장은 이에 차모 방송정책과장에게 심사위원장인 윤모 교수를 불러오게 해 “예상보다 결과가 안 좋게 나왔다. TV조선이 총점 650점을 넘어 버렸고, 중점심사사항 과락도 없다”고 말해 집계 결과를 누설했다. 평가점수 집계 결과는 독립성 유지를 위해 재승인 결과 발표 전까지 심사위원들에게도 알려주지 않게 되어 있다.
윤 교수는 이에 곧바로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호응한 뒤 다른 심사위원들을 불러 공정성 항목의 점수를 낮추게 했다는 게 검찰의 수사 결과다. 윤 교수의 지시에 따라 두 심사위원은 공정성 항목 점수를 각각 95점에서 79점으로, 72점에서 58점으로 변경해 TV조선은 공정성 항목에서 0.85점 차이로 과락하게 했다. 이후 한 위원장은 점수 변경 사실을 보고받고도 “심사위원장이 점수를 주는 것은 아니잖아”라고 말하며 조작 결과를 승인했다. 양 국장과 차 과장, 윤 교수는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지난 1~3월 차례로 구속기소됐다.
양 국장과 차 과장이 이같이 점수 조작에 가담한 데는 한 위원장의 의중을 알고 있었기에 갖게된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2020년 3월 13일 저녁 과천 소재 식당에서 양 국장과 차 과장이 있는 자리에서 종편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말하는 등 TV조선 재승인 심사 결과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조사됐다. 양 국장과 차 과장은 한 위원장에게 점수 집계 결과를 보고하기 전 “평소 친분이 있던 심사위원을 깨워서 몰래 점수를 수정하게 하자”는 등 전전긍긍했다는 것이다.
민언련 출신 심사위원에 “좋은 카드 되겠네”
검찰이 경기 방송 재허가 점수 조작 의혹으로 방송통신위원회를 다섯번째 압수수색한 10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 뉴스1
검찰은 또 한 위원장이 TV조선의 점수를 낮추기 위해 심사위원 선정 단계에서부터 관여했다고 봤다. 한 위원장이 이미 심사위원 후보군에서 탈락했던 A씨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출신임을 강조하고 “좋은 카드가 되겠네”라고 말하며 정해진 심사위원 선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심사위원 명단에 올리게 했다는 것이다.
또 한 위원장은 야당 측 상임위원이 심사위원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 상임위원을 심사위원장으로 선정하자는 일부 의견에도 불구하고 위원들을 설득해 외부 인사인 윤 교수를 심사위원장으로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위원장은 ‘국민이 묻는다’ 제도를 신설해 재승인 심사에 반영토록 했는데, 접수된 질문 3만 2336건 중 TV조선에 대한 질문이 과반에 이른다는 내용을 보도자료로 작성해 배포하기도 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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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kk****2분 전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불법부당이자 악의 씨앗 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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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5분 전
양산털보 밑에서 놀던딸랑이 들이 어련하시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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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y****10분 전
위원장이란 직책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자리다. 어느 한쪽으로 편향됨이 없이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자신의 주관적이고 일그러진 견해를 업무에 반영하려하면 안된다. 참으로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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