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가상 화폐의 일종인 ‘위믹스’ 코인을 최고 60억원어치 보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한 언론사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22년 1~2월 한 가상 화폐 거래소를 통해 위믹스 코인 80만여 개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믹스는 ‘미르의 전설’ 등을 개발한 중견 게임 회사 위메이드가 만든 코인이다. (뉴스1 DB) 2023.5.5/뉴스1
“72억 자산가인 김건희 여사가 3만 원짜리 슬리퍼를 사면 ‘완판녀’가 되고, 민주당 김남국이 3만 원짜리 운동화를 신으면 ‘서민 코스프레’가 된다.”
60억 원 코인 보유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8일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60억 원 코인을 보유하고도 ‘구멍 난 저가 운동화’를 신는다고 후원금을 구걸했다”며 ‘약자 코스프레’라고 지적하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 여사를 끌어들여 반박에 나선 것.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평생을 짠돌이로 살았는데, 40년째 코스프레한다는 말이냐”며 “고등학교 2학년 때 산 안경을 20년 동안 썼고, 변호사 시절에도 아버지가 타시던 차를 물려받아 24만 km까지 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김 의원의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불필요하게 여권 관계자들을 끌어들이는 ‘물타기’ 화법으로 이중성 논란과 이해충돌 가능성이라는 이번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선서하며 임기를 시작하는데, 김 의원은 결국 그 의무를 저버리고 자기 돈벌이에만 몰두한 것”이라며 했다. 한 초선 의원은 “코인 투자에 실패한 청년들의 피눈물을 생각하면 김 의원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부터 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이날 오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60억 원 코인을 대량 인출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행위가 국회법에서 규정하는 공직자 이행 충돌 방지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 보유 코인을 전원 공개해야 한다”라며 전수조사를 제안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