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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 폭발 후폭풍…러 대대적 보복공습 개시

Jimie 2023. 5. 5. 05:15

러, 하루만에 보복 나섰다…"올해 가장 센 공격" 키이우 등 공습 [영상]

중앙일보

업데이트 2023.05.04 20:09

러, 하루만에 보복 나섰다…"올해 가장 센 공격" 키이우 등 공습 [영상]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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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4일 새벽 2시께(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전국 주요 지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 스트라나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키이우에선 공습 경보 발령과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다. 키이우시 군정 수장 세르게이 포프코는 소셜미디어에 “올들어 가장 강력한 공격”이라고 전했다.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도 8차례 폭발이 일어났다.

4일(현지시간) 새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공습을 감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공격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머무는 크렘린궁을 겨냥한 무인기(드론) 공격에 보복한 것으로 보인다. 3일 새벽 크렘린궁 상공에 15분 간격으로 드론 2대가 날아들었고, 방공망에 감지돼 짧은 화염과 함께 모두 격추됐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에 없었고,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일정을 소화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크렘링궁 상공에서 드론이 격추돼 폭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크렘린궁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크렘린궁 대통령 관저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으나, 군이 이들을 무력화했다”며 우크라이나의 소행으로 못 박았다. 이어 “러시아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계획적인 테러 행위로 간주한다”면서 “러시아는 적합한 시기와 장소에 보복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크렘린궁은 오는 9일 전승절 행사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내 강경파는 일제히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두마) 의장은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의 테러 정권을 파괴할 능력 있는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젤렌스키와 그의 일당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암살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메드베데프는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는 “드론이 미국 백악관이나 국회의사당, 펜타곤을 공격하면 미국인이 어떻게 반응하겠냐”면서 “러시아는 이 오만하고 주제넘은 테러 공격에 대응할 것이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지도부에 가한 위협에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핀란드 헬싱키에서 3일 열린 북유럽 5개국 정상회담에 ‘깜짝’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 또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공격하지 않았다”며 배후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우리는 그런 공격을 할 만한 무기도 충분치 않다”면서 “우리의 영토에서 우리의 마을과 도시들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되레 이번 드론 공격이 러시아의 자작극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국방외교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 당국이 최근 모스크바 인근에 판시르 방공 시스템을 배치한 사실을 언급하며 “(드론이) 이처럼 성능 좋은 방공망의 탐지·파괴 능력을 수차례 회피하고, 크렘린궁까지 날아와 그 상공에서 격추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드론 공격 직후 크렘린의 즉각적이고 일관된 대응은 이번 사건이 정치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준비된 일련의 과정임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이 3일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특히 ISW는 이번 드론 공격이 전승절 연휴와 가까운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러시아 국민들에 ‘전쟁 위기감’을 끌어올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짚었다. 이를 통해 푸틴 정부가 전쟁 명분을 강조하고 더 광범위한 동원령의 포석을 깔고자 했다는 시각이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가 이번 사건을 무차별 공격 명분으로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도시와 민간인 및 인프라 시설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악용할 것”이라며 “향후 수일 내 러시아의 대규모 도발을 예고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은 3일 봄철 대반격을 준비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강화에 나섰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3일 우크라이나에 155㎜ 곡사포 및 포탄,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로켓탄 등 3억 달러(약 4000억 원) 규모의 무기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번 지원은 우크라이나가 잔인하고 명분 없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계속 방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오늘이라도 전쟁을 끝낼 수 있으며, 그때까지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1Yca9UIKxg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크렘린궁 폭발 후폭풍…러 대대적 보복공습 개시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입력 2023. 5. 4. 17:36수정 2023. 5. 4. 22:51
 
러 "푸틴 노렸다" 명분 삼아
키이우 등 우크라 전역 공격
드론 공격 배후 미국 지목
백악관 "러 거짓말" 반박
젤렌스키는 러 자작극 주장
美, 우크라에 3억弗 무기 지원
의문의 테러 지난 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전 위에서 비행체가 폭발하는 장면. 이 모습은 '붉은 광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 포착됐다. UPI연합뉴스

러시아가 대통령 관저인 크렘린궁을 우크라이나가 드론으로 공격했고, 그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며 대규모 전면전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이에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의 거짓말이라고 반박했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공격 명분을 쌓기 위해 자작극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렘린궁 피격 후 4일 새벽(현지시간)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전국 주요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이 시작됐다.

키이우에선 이날 새벽 2시 20분께, 인근 키이우주에선 새벽 2시 3분, 중부 키로보그라드주에선 새벽 2시 9분께 공습 경보가 울렸다. 키이우시 군정 수장 세르히 폽코는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오늘 키이우에 대한 공격 강도가 올해 들어 가장 강력했다"고 말했다.

 

3일 CNN,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성명에서 "전날 밤 우크라이나가 무인기 2대를 동원해 공격을 시도했지만 전자전 체계를 통해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계획적 테러 행위"라며 "적합한 시기와 장소에 보복할 권리가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무인기로 보이는 비행체가 크렘린궁 지붕 위에서 폭발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장면을 담은 미확인 영상이 유포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건 발생 당시 부재 중이었으며 폭발로 인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로이터통신,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격의 배후에 분명히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런 테러 행위에 대한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미국이 내리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우크라이나 테러 정권을 멈추고 파괴할 수 있는 무기를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직접 거론하진 않았으나 핵무기 사용을 염두에 둔 주장으로 보인다.

핀란드 찾은 젤렌스키 3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북유럽·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왼쪽부터)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의 미국 배후설 주장에 "거짓말"이라며 일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MSNBC에 "우리는 이 일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유럽을 순방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 또는 모스크바를 공격하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 땅에서 싸운다"고 밝혔다. 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민에게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건에 러시아의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이번 무인기 사태는 러시아가 벌인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크렘린궁이 공격받았다고 선전해 러시아 국민으로 하여금 전쟁 위협을 체감시키고 추가 징병 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대대적 반격을 앞두고 에너지 및 교통 시설에서 폭발과 사보타주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이번 크렘린궁에 대한 공격 시도를 공개하고 보복을 공언하면서 사태가 확전 일로로 치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중부와 동부 8개 지역에서는 공습 경보가 울렸다. 러시아의 발표 직후 남부 헤르손에서는 러시아의 포격으로 민간인 21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미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텔레그램 계정에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이미 시작됐다고 믿는다"면서 "(반격이) 조만간 활동적인 단계로 진입할 것이며 며칠 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의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곧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영토를 수복하기 위해 대규모 반격 작전을 개시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러시아 측 사상자 급증은 전투가 얼마나 치열해졌는지를 시사하는 것으로 향후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반격은 대학살 수준의 더 큰 피해 규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개전 이래 지금까지 양측 사상자는 총 36만명으로 추정되는데, 대규모 반격으로 상황이 악화되면 단기간에 36만명보다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같은 날 미국은 대규모 반격 작전을 앞둔 우크라이나에 3억달러(약 4000억원)어치의 무기를 추가 제공한다고 밝힌 가운데, 지원 품목에 '히드라-70' 공대지 로켓도 처음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히드라-70 로켓은 주로 공격 헬기가 지상군을 지원할 때 활용하는 무기체계다. 최대 사정거리가 약 10.5㎞로 헬기뿐만 아니라 전투기에도 장착이 가능하고 필요에 따라 탄두를 바꿀 수 있어 '맞춤형' 로켓으로 불린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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