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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에 '천공' 없나?

Jimie 2023. 4. 23. 12:09

[뉴스야?! 단독] 일기장에 '천공' 없나?

 

등록 2023.04.22 19:38 / 수정 2023.04.22 20:02

 

 

https://www.youtube.com/watch?v=63-wJ2wdMpo 

 

 

[앵커]
뉴스야 시작합니다. 정치부 한송원 기자 나왔습니다. 첫 번째 물음표 볼까요.

[기자]
첫 번째 물음표는 ‘일기장에 '천공' 없나?’입니다.

[앵커]
대통령실 관저 이전에 천공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제기했는데 이 내용이 자신의 일기에 근거한다고 했었죠?

[기자]
저희가 단독으로 취재한 내용인데요. 부승찬 전 대변인이 지난 19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을 때, 경찰은 부 전 대변인에게 주요 증거 자료인 부 전 대변인의 일기를 제출하라고 했지만 제출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앵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증거인데 이상한데요?

[기자]
네. 그동안 부 전 대변인이 천공 개입 의혹이 가짜뉴스라고 반박을 당하자, 자신의 일기에 근거했기 때문에 책으로도 쓸 수 밖에 없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었는데요.

부승찬 / 前 국방부 대변인 (2월 3일)
(적어도 작년 4월에 작성한 일기가 맞다?)
"예 예."

부승찬 / 前 국방부 대변인 (2월 3일)
(그 일기를 혹시 방송 끝나고 나서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예. 그거는 가능합니다."

부승찬 / 前 국방부 대변인 (2월 6일)
"저는 일기에 정확히 들은 거를 기록했거든요"

특히 자신이 낸 책 자체가 국방부 재직 당시 기록한 일기를 주제별로 모은 저서인데, 천공 의혹만 뺄 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하기도 했었습니다.

[앵커]
경찰은 부 전 대변인의 이 일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죠?

[기자]
네. 수사기관은 현재 부 전 대변인의 명예훼손 혐의를 수사중이다보니 천공 의혹이 실제 사실인지, 실제 부 전 대변인의 발언 의도는 무엇이었는지 사실관계를 파악할 필요가 있는 건데요. 경찰은 의미있는 증거로는 부 전 대변인의 일기장이 유일한데도, 이걸 제출하지 않는다는 건 해당 일기가 수정됐거나 해당 내용이 아예 없을 가능성까지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부 전 대변인 입장은 뭔가요?

[기자]
네. 제가 오늘 아침 통화를 해보니 "이미 언론에 다 공개가 되어있는데 왜 수사기관에 제출해야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사기관에) 언론에 공개된 것을 참고하라"고 했다며 "잘못한 일이 없는데 개인 일기를 내야하는지 의문" 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부 전 대변인 일기 중에 언론에 공개된 건 뭐죠?

[기자]
네. 한 언론 인터뷰에 부 전 대변인이 한 장 짜리 캡쳐본을 들고 나온 건데요. 천공 의혹이 담긴 일기장과 마지막 수정시각이 그가 국방부에 재직하던 시점인 2022년 4월 13일로 돼 있습니다. 부 전 대변인은 이 날짜를 근거로 일기를 쓴 뒤에 수정한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미 언론에 공개했으면 왜 수사기관엔 제출 못하냐"는 입장입니다.

[앵커]
부 전 대변인은 그동안 CCTV만 공개하면 다 밝혀진다고 했었는데, CCTV에선 나온게 없죠?

[기자]
네. 민주당까지 가세해 천공 의혹을 밝힐 CCTV를 공개하라고 했죠.

부승찬 / 前 국방부 대변인 (2월 2일)
"그때 당시 CCTV, 본인들이 명명백백히 밝혀서 '우리는 깨끗한 정부고 그런 민간의 개입이 전혀 없다' 이렇게 밝혀 버리면…"

안호영 / 당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2월 3일)
"떠도는 풍문인지 가짜뉴스인지는 확인해 보면 알 일입니다. 차라리 CCTV 영상과 출입자 명단, 거명된 인사의 당일 행적을 신속히 공개하면 될 일입니다."

[기자]
하지만 경찰은 전문 수사관들을 투입해 국방부 등을 압수수색했고 한 달 치 cctv를 분석했는데, 천공이 등장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결국 천공의 공관 방문은 없었다는 겁니다.

[앵커]
첫 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첫 번째 물음표 ‘일기장에 '천공 의혹' 없나?’의 느낌표는 ‘진짜 없다면 천인공노 할 일!’로 뽑아 봤습니다. 난중일기나 안네의 일기처럼 한 시대를 기록한 개인의 일기는 후세에 훌륭한  인생 자습서가 되고, 국정 전반이 기록된 승정원 일기는 세계기록유산에 올랐죠. 이번 저서도 공직자가 후대에 중요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쓴 일기를 바탕으로 냈다는데요. 가짜가 진짜를 이기고 가짜가 진짜를 나무라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그 일기를 수사기관에 제출조차 못하고 있다면 진실을 마주한 국민들이 격분하고 천인공노할 일입니다.

[앵커]
두 번째 물음표로 넘어가보죠.

[기자]
두 번째 물음표는 "여의도 바람의 흔들리는 선관위?"입니다.

[앵커]
선관위 잣대가 오락가락 한다는 비판은 종종 나왔는데 이번에는 어떤 거죠?

[기자]
네.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론조사 규제 강화법'이 화두입니다. 최근에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인데요. 이 개정안은 정치 현안 관련 여론조사도 선관위 등록 업체만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있도록 하고 응답률이 5% 미만인 조사는 공표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선관위에서 "모든 분야의 여론조사가 심의 대상이 되면 과잉 규제 우려가 있다"며 최근 반대 의견을 낸 겁니다.

[앵커]
선관위 입장이 바뀐 건가요?

[기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선관위는 이 법안에 찬성하고 적극 개정에 돕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장제원 / 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10월)
"여론조사를 행하는 업체, 여론조사 업체에 대한 기준 이런 것들을 강화해서 자정기능을 강화시켜야 되지 않겠습니까?"

박찬진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지난해 10월)
"예, 위원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규제) 법안이 지금 발의되어 있기 때문에 입법 과정에서 저희들도 적극…"

[앵커]
입장을 왜 바꾼 건가요?

[기자]
정치권에선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여론조사인데 이런 선관위 결정은 이례적이란 반응인데요. 선관위에 물어보니 "입장이 바뀐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여전히 "여론조사 규제 방향성엔 동의하지만, 해당 법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다보니 신중하게 볼 필요도 있었다"는 건데요. 특히 최근 장 의원이 회의 중 자리를 옮긴 선관위 사무총장에게 공개 질책한 이후라 “억하심정 아니냐"는 비판엔 해당 사건 이전부터 선관위의 입장은 같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선관위 잣대가 사안마다 달라진다는 비판은 종종 있어왔죠?

[기자]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데요. 지난해 2월 대선 때 '신천지 비호세력', '술과 주술에 빠진 대통령' 같은 윤석열 당시 후보를 비판하는 듯한 현수막 내용은 허용하고, 2년 전 재보궐 선거에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시키는 '내로남불' '위선' 등은 표현을 금지해서 편향성 논란이 있었습니다.

[앵커]
두 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여의도 바람의 흔들리는 선관위?"의 느낌표는 "앵커는 중심을 잡아야!"로 뽑아봤습니다. 여의도 바람에 선관위라는 배가 흔들리는 형국으로 비춰지죠. 22대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국민들이,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 선관위 역할에 더 큰 기대를 가질 것 같습니다. 독립 헌법기관인 선관위가 배가 아닌 닻, 앵커로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