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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뭘로 보는가

Jimie 2023. 4. 22. 00:58

대한민국을 뭘로 보는가 [신동욱 앵커의 시선]

https://www.youtube.com/watch?v=O02aTUzuOzs 

2023. 4. 22. #중국 #외교부 #미국

 

 

1996년 공로명 외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장쩌민 주석을 만나러 갔습니다. 그런데 장 주석이 청사 현관까지 나와 3분 가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듯하게 서서, 주머니에서 꺼낸 빗으로 머리를 연신 단정하게 쓸어넘겼습니다. 면담은 예정 시간 두 배를 넘겨 한 시간 15분 동안 이어졌습니다.

 

공 장관은 "대만해협 위기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김영삼 대통령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이 성사되자 중국이 미사일을 쏘며 해협 봉쇄에 나섰고, 미국이 항모 전단을 출동시켜 위기가 한껏 고조되던 때였지요.

 

장 주석은 "우리가 심혈을 기울이는 경제 발전은, 한반도 안정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무슨 일이든 협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여 년이 흘러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방중 열 끼 중에 여덟 끼를 혼밥으로 때웠습니다. 수행 기자들은 중국 경호원들에게 무자비한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했습니다. 대통령은 중국을 '큰 나라, 높은 산봉우리' 라고 칭송하고, 한국을 '작은 나라'라고 낮췄습니다.

 

주중 한국 대사는 신임장을 내며 방명록에 '만절필동'이라고 썼습니다. '충신의 절개는 꺾을 수 없다'는 뜻이지요. 제후가 천자에게 충성을 맹세하던 말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이 "대만해협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 것은 표현만 달라졌을 뿐, 똑같은 입장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반응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중국 외교부가 곧바로 "타인의 말참견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거칠게 비난했습니다. 일국의 정상에게 감히 쓸 수 없는 표현이어서 우리 #외교부 가 "국격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외교 결례"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장이 나서 "대만 문제에서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고 했습니다. #미국 을 겨냥해 몇 차례 썼던 표현이긴 합니다만 우리에겐 충격적 막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막바지로 치닫던 2017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중국의 대한 전략을 이 3단계 '개집 방식'에 비유했습니다.

 

그렇듯 문재인 정부는 중국에게 '3불 정책'을 제시하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공로명 전 외교장관은 '3불'을 가리켜 "주권을 포기한 정책" 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은 한국을 쉬운 통제 대상으로 생각한다. 저자세로 한다고 해서 우리를 존경하지 않는다"고 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하나로 사태를 이렇게까지 만든 건 소탐대실의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을 앞두고, 대통령의 보다 더 신중하고 절제된 언급이 절실합니다. 외교안보팀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의문스럽습니다.

 

공로명 전 장관이 당부했듯 '국익을 깊이 생각한 의연한 외교'를 펼쳐주길 기대합니다.

국가의 자존심과 국익 앞에서 여야가 있어서도 물론 안될 겁니다.

 

4월 21일 앵커의 시선은 '대한민국을 뭘로 보는가' 였습니다.

 

[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