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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모더나 백신 2000만 명분 공급' vs 모더나, “한국에 백신공급 약속한 건 아냐”…

Jimie 2020. 12. 30. 15:26

모더나 “한국에 백신공급 약속한 건 아냐”… 靑, 거짓말했나

美 모더나 29일 '한국정부 백신 공급' 공식입장…“文대통령, 28일 모더나와 백신 공급에 합의” 청와대 설명과 온도 차

전경웅 기자

입력 2020-12-30 13:05 | 수정 2020-12-30 13:54

 

“한국 정부, 백신 공급 논의와 관련 예측 표현 포함”

 

▲ 모더나가 29일(현지시간) 내놓은 보도자료 가운데 주의사항에 대한 설명. ⓒ모더나 홈페이지 캡쳐.

 

미국 모더나가 “한국 정부와 우한코로나 백신 공급에 대해 논의는 했지만 약속이나 보장은 아니다”라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문재인 정부가 우한코로나 백신 확보와 관련해 또 사실과 거리가 있는 표현으로 국민을 속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모더나, 백신 2000만 명분 공급에 합의”

청와대는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CEO)와 28일 통화를 했다”며 “이를 통해 모더나는 한국에 2000만 명분의 백신을 공급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청와대는 “모더나 백신은 내년 2분기부터 공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9일(현지시간) 모더나가 내놓은 공식 입장은 온도 차가 있다.

모더나는 이날 투자자들을 위해 “한국 정부와 우한코로나 백신 공급을 논의했다”고 확인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모더나는 “한국 정부와 4000만 회분(2000만 명분) 이상의 우한코로나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논의했다”며 “백신을 가능한 빨리 국민들에게 제공하려는 한국의 목표를 지원할 것이며, (한국으로부터) 제안 받은 조건에 따라 2021년 2분기부터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요한 대목은 아래에 붙은 설명이었다.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서는 안 되는 미국 법률에 따라 사실 관계를 설명한 내용이다.

모더나 “한국에 백신 공급한다는 내용, 약속도 보장도 아니다”

“1995년 개인증권소송개혁법을 기준으로 할 때 보도자료에는 한국 정부에 우한코로나 백신을 공급하는 논의와 관련해 가정(假定)이나 미래를 예측하는 표현이 포함돼 있다”고 모더나 측은 설명했다.

이어 “보도자료에서 밝힌 내용(내년 2분기 한국에 2000만 명분의 백신 공급)은 약속도, 보장도 아니다”라며 “이미 불확실성을 포함하고 있고, 다른 여러 요소에 따라 (논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과도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모더나 측은 밝혔다. 모더나 측은 이어 “실제 (한국과의 백신공급 협상) 결과는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내용과 달라질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모더나 측의 설명은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과의 논의는 약속도, 보장도 아니다(neither promises nor guarantees)”라며 “보도 내용을 과신하지 말라”고 밝힌 대목은 “백신 공급에 합의했다”는 청와대 설명과는 다르다. 일각에서는 “지난 11월 ‘백신업체들이 오히려 우리나라에 매달리고 있다’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거짓말이 떠오른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press@newdaily.co.kr

 

文대통령, 모더나 CEO와 통화… “백신 2000만명분 확보, 2분기 공급”

[코로나 3차 대유행]

김아진 기자 입력 2020.12.30 03:00

 

청와대가 미국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해 내년 2분기부터 국내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등 기존 백신 공급계약에 더해 총 5600만명이 맞을 수 있는 백신을 연내에 확보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8일 밤 9시 53분부터 27분간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통화를 하고 이 같은 내용을 합의했다고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29일 밝혔다. 반셀 CEO는 통화에서 문 대통령에게 “백신이 조기에 공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 정부가 빠른 계약 체결을 원하면 연내에도 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가급적 연내 계약 체결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정부와 모더나는 백신 공급 시기를 더 앞당기기 위한 추가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모더나와 코로나 백신 1000만명분 구매를 놓고 협상을 해 왔다. 이번에 공급 물량을 두 배로 늘리면서 단가는 인하했다. 시기도 내년 3분기에서 2분기로 앞당겼다.

 

정부와 모더나는 백신 공급 계약을 연내 체결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극적 타결”이라며 “대통령이 비밀리에 직접 나서서 모더나 백신 확보에 공을 들인 결과”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해외 정상이 아닌 인사와 통화를 한 것은 빌 게이츠 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역할론을 강조했지만, 백신 문제로 여론이 악화하자 대통령이 뒤늦게 나선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정부는 그동안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미국 화이자 1000만명분, 미국 얀센 600만명분, 코로나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000만명분 등 총 3600만명분 백신 계약을 완료했다. 이 같은 기존 백신 공급 계약에 더해 모더나와의 계약이 이뤄지면 총 5600만명이 맞을 수 있는 백신을 연내에 확보하게 된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정부는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노바백스와 공급 계약을, 화이자와는 공급 물량 확대를 추진 중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의 노력을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전화는 어제가 아니라 지난여름에 이뤄졌어야 했다. 세계가 백신 확보전에 뛰어들고 우리 전문가들이 절규했던 때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