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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보고 짖는 개

Jimie 2022. 11. 25. 17:37

달 보고 짖는 개 [신동욱 앵커의 시선]

https://www.youtube.com/watch?v=VkzZL7BeUaM 

 

Nov 25, 2022

"달도 밝고 달도 밝다…"

이몽룡과 성춘향의 첫날밤, 때아닌 개가 짖어대자 월매가 속이 탑니다.

"저 개야 짖지 마라. 공산에 잠긴 달 보고 짖느냐. 망월폐견이라더니 너를 두고 한 말이로다"

검둥개가 가을밤 오동나무 가지에 걸린 달을 보고 짖어댑니다. 개소리에 놀란 아이가 뛰쳐나와 두리번거립니다. 문제는, 아닌 밤중에 개 덜된 놈들이 한두 마리가 아니라는 겁니다. 풍속화가 김득신이 그림에 곁들인 글을 읽어봅니다. "한 마리 개가 짖자, 두 마리 개가 짖고, 한 마리 개를 따라, 만 마리 개가 짖네" 처음 짖기 시작한 개보다 더 정신 나간 건, 멋도 모르고 덩달아 짖는 개들이지요. 그래서 이런 옛말도 있습니다. 누가 거짓말을 퍼뜨리면 사실처럼 떠들어대는 자들을 가리킵니다.

"저는 법무부 장관직 포함해서… 다 걸겠습니다. 위원님은 뭐 거시겠습니까"
"여기는 국정감사 자리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심야 술자리를 벌였다는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황당한 거짓말로 드러났습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이 한 장관 앞에서 의혹을 터뜨린 지 꼭 한 달 만입니다.

그사이 벌어진 일들은, 온 동네를 들쑤시는 망월폐견의 행태를 꽤나 많이 닮았습니다. 남자친구를 속이려고 거짓말을 지어냈다는 첼리스트를 시작으로, 공익제보자를 자처한 남자친구가 유튜브 매체에 녹음 파일을 건넸습니다. 한 장관을 스토킹한 혐의로 고소당했던 바로 그 매체입니다.

며칠 전에는 유족 동의도 없이 이태원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고는 떡볶이 먹방을 하기도 했었지요. 그리고 제1야당의 대변인이 이 매체와 협업했다고 버젓이 밝혔습니다. 황당한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당사자들이 거듭거듭 부인하고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어떤 새로운 정황도 없는데 민주당 지도부는 "제2의 국정농단 사건" 이라며 진실 규명 전담팀을 만들자고 나섰습니다. 거기에다
#첼리스트 남자친구를 공익제보자로 검토하겠다는 권익위원장까지, 차마 웃지 못할 한 판의 블랙코미디가 질펀하게 펼쳐졌습니다.

미국 철학자 프랭크퍼트는 "개소리가 거짓말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했습니다. 개소리 쟁이는 자기가 하는 말이 진실이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저 세상을 소란스럽게 해서 동요를 일으키고 자기만 주목받으면 그걸로 만족한다는 거지요.

야당의 입,
#김의겸 대변인은 조금만 상식을 갖고 들여다보면 금방 허점투성이라는 걸 알 일을 기정사실처럼 밀어붙였습니다. 그래 놓고는 "당연히 할 일을 했다.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다시 같은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중국 대문호 루쉰이 말했습니다. "사람을 무는 개는 물에 빠져도 구해주지 말고 더 패야 된다"… "그러지 않으면 물에서 나와 다시 사람을 문다"

11월 24일 앵커의 시선은 '달 보고 짖는 개'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