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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헤르손서 병력 철수하겠다"…우크라 "러의 기만전술"

Jimie 2022. 11. 4. 17:50

러시아 "헤르손서 병력 철수하겠다"…우크라 "러의 기만전술"

중앙일보

입력 2022.11.04 15:15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인 헤르손의 일부 지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실일 경우 9개월째에 접어든 전쟁에 최대 전환점이 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기만 전술인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포병이 러시아군이 점령한 헤르손 지역을 향해 발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헤르손 지역의 친러 정부 부시장인 키릴 스트레무소프는 친러 성향의 인터넷 매체 솔로비요프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드니프로강 서안에 있는 러시아 군과 병력이 철수해 동안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스크바의 고위 관리들은 이에 대해 언급한 바 없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현재 헤르손시 주변의 일부 러시아 검문소는 버려진 상태다. 이 지역 관공서 지붕 위에 내걸렸던 러시아 국기도 모두 치워졌다. 헤르손시의 달라진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 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일부 서방 관리들 사이에서도 러시아군이 헤르손 일부 지역에서 실제 퇴각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들은 이 같은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함정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군사령부 대변인인 나탈리아 후메니우크는 “러시아군은 이미 마을이 버려졌다는 거짓 정보를 흘려 우크라이나군을 마을 안까지 유인한 뒤, 민간인으로 위장한 러시아군이 급습하려는 계략을 꾸민 것”이라 설명했다. 헤르손 최전선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러시아군이 철수하는 증거를 보지 못했고, 오히려 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헤르손에서의 병력 철수 계획을 부인한 바 있다. 스트레무소프 헤르손 부시장은 3일 러시아 방송 RT에 등장해 “최전선에서 격렬한 전투가 있었지만, 상황은 우리의 통제 하에 있다”면서 “우리는 헤르손을 떠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지난 9월 러시아 영토로 병합을 선포한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자국 병력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WP는 러시아가 막대한 전략적·정치적 중요성을 지닌 헤르손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불법 병합한 뒤, 지속적으로 탐내온 영토다. 푸틴 대통령은 2018년 완공한 크림대교(케르치해협대교, 러시아 본토~크림반도)와 함께, 육로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다리를 구상 중이다. 이 육상대교의 핵심 거점이 헤르손이다.

헤르손을 점령한 러시아군이 카호우카 수력 발전소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 헤르손에는 크림반도에 물 공급을 제어하는 카호우카 댐이 위치해 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가장 먼저 점령한 땅도 헤르손이다. WP는 “러시아는 헤르손을 포기하기보다, 이 영토를 온전히 차지하기 위해 병력을 강화한 뒤 우크라이나와 일전을 치를 준비 중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러시아군 전문가 마이클 코프만도 “러시아는 헤르손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했지만 동원령을 통해 보강했고, 아직 탄약이 바닥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조만간 헤르손을 탈환하고 러시아군을 크림반도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각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조만간 헤르손 지역에서 좋은 소식을 기대하라”며 대대적인 공격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이미 요지에 요새를 구축한 데다, 가을비로 진흙탕이 만들어지면서 행군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진군 속도는 떨어졌지만) 올 겨울 안에 우크라이나가 헤르손을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보레이급 전략핵잠수함. 러시아 국방부

한편, 이날 러시아는 최신형 핵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보레이-A급 신형 핵잠수함 ‘제네럴리시무스 수보로프’함에서 신형 SLBM ‘불라바’를 시험 발사했다. 러시아 북부 바렌츠해 유역인 백해(白海)에서 발사된 미사일은 극동 캄차카 반도의 쿠라 사격 훈련장의 목표물에 명중했다.

‘불라바’는 개별 조정이 가능한 핵탄두를 10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 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는 1만㎞에 이르고, 현재 미사일방어체계(MD)를 효율적으로 회피하는 기능도 갖췄다. 러시아는 지난 9월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4곳을 자국 영토로 병합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지역을 포함한 러시아 영토 방어를 위해서는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연일 위협하고 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 mook****33분 전

    만약 여기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종전협상하고 라인을 설정한다면... 다음은 우크라이나 전체가 될것이다. 현재의 희생과 고통이 나중에는 더더욱 많은 희생과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것이다. 무조건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가 승리해야한다.

    좋아요8화나요0
     
  • lsl9****35분 전

    블라디미르! 2차대전의 유럽전선 종식시키기 위해 히틀러를 권총으로 암살한 아돌프처럼 푸틴을 암살해줘!

    좋아요10화나요0
     
  • gode****43분 전

    머저린 스키 국민 다 죽은 다음에도 대통령해라...점령군이 유럽과 맞닿아 있는 1000KM에 걸친 국경을 다 통제하는 것은 무리,러시아가 전략적 목적을 이루었으니 철수를 계획 할 수도..미국이나 러시아나 군수업체한테는 효자...

    좋아요0화나요11
     
5개 댓글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