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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척 해서 살았는데 최전선 가래"…'인간방패' 된 러 징집병

Jimie 2022. 11. 4. 17:53

"죽은 척 해서 살았는데 최전선 가래"…'인간방패' 된 러 징집병

중앙일보

업데이트 2022.11.04 16:52

"몇 시간 동안 누워서 ‘죽은 척’을 해서 살았다."

러시아 징집병들이 지난달 4일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징집병의 아내가 남편이 겪은 최전선의 참혹한 상황을 털어놨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익스프레스·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러시아 징집병들은 지난달 말 아내에게 전화해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열악한 장비를 가지고 참전했고, 죽은 척해서 목숨을 부지했다고 전했다. 징집병 아내 3명이 러시아 독립 매체인 노바야 가제타 유럽에 제보하면서 이 같은 내용이 알려졌다.

이 징집병들은 지난 9월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발령한 부분 동원령에 의해 차출됐다. 9월 말 서부군구 제4근위 전차사단(칸테미로프스카야) 소속인 제423근위기계화소총연대 제6중대와 제7중대에 배치됐고 징집 3일 만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인 벨고로드에 보내졌다. 여기서 그들은 참호 파는 훈련만 받았고 지난달 중순 소총만 소지한 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진입 길목인 스바토베 전선에 보내졌다. 이후 아내와 소식이 끊겼다.

 

지난달 말 마침내 아내와 전화 연결이 됐을 때 징집병들은 "이곳은 완전히 혼돈"이라고 했다. 한 병사는 "우크라이나군은 박격포와 드론으로 맹공을 퍼부었는데 나는 소총만 들고 있었다"며 "손가락만 움직여도 드론이 날아와 공격해서 몇 시간 동안 땅에 누워서 죽은 척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병사도 "지휘관도 군 경험이 별로 없는 징집병이었는데 한 명은 사망하고, 한 명은 중상을 입었다"면서 "대부분 고막이 터지고 뇌진탕 증상을 겪었다"고 했다. 이어 "우린 그저 인간방패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징집병들이 지난달 4일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살아남은 징집병들은 부상자들을 추슬러 기지로 돌아갔는데, 다시 전선으로 돌아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한 병사는 "다친 사람만 기지로 들여보내고 몸이 성한 27명에겐 헬멧 등을 주면서 최전선에 가라고 했다"면서 "이런 상태로 싸울 수는 없다고 저항하자 블라디미르 루고보이 장군이 '탈영병으로 간주해 군법회의에 회부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들은 인근의 폐가에 숨어 간신히 아내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징집병 아내들은 이런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에 대해 러시아 정부에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아내는 "남편은 징병을 피하지 않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입대했는데 배신당했다"면서 "사람의 생명을 돌보지 않는 나라를 지키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10월 28일까지 예비군 약 30만명을 징집하고 부분 동원령을 종료했다. 당시 발표에서 이 중 8만2000여명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됐고 21만8000여명이 훈련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식 발표와 달리 징집병들이 제대로 훈련받지 못하고 녹슨 무기 등을 받아 사실상 총알받이 신세가 됐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전선에 투입된 지 불과 72시간 안에 포로로 잡히거나 죽는 숫자가 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rija****19분 전

러시아 북이 미사일을 상납했대메 미사일로 뭐할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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