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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의 '입' 열리자…대장동, 李 대선자금 의혹으로 번졌다

Jimie 2022. 10. 20. 04:49

유동규의 '입' 열리자…대장동, 李 대선자금 의혹으로 번졌다

중앙일보

업데이트 2022.10.19 20:00

검찰이 대장동 수익금 일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해 최측근인 김용(56)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19일 체포했다. 검찰의 대장동 수사 1년 만에 불법 대선자금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특히 20일 자정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는 ‘키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최근 태도를 바꿔 입을 열면서 수사가 급진전됐다고 한다.

2019년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용 경기도청 대변인. 사진=김용 블로그

"남욱→정민용→유동규→김용 순으로 8억 전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김 부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김 부원장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내부 사무실을 변호인 입회 하에 압수수색하려 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이 1층 점거하는 등 저지해 차질을 빚었다. 민주당은 “김용 부원장의 자택, 차량으로 모자라 제1야당 당사에 압수수색을 나왔다.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무도한 행태”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이 대표의 대선 준비를 명목으로 대장동 민간사업자 일당으로부터 총 8억원을 현금으로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남욱 변호사가 돈을 마련했고, 정민용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을 거쳐 유 전 본부장이 김 부원장에게 최종 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로 택지개발 이익금으로 1007억원을 배당받았다.

 

이들은 남 변호사의 자택이나 유 전 본부장과 정 전 실장이 천연비료 사업 명목으로 동업해 설립한 '유원홀딩스' 사무실 등에서 돈을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부원장의 자금 사용처, 이 대표와의 연관성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체포시한인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도 청구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재명 캠프 불법 선거자금 의혹… 김용 "사실 아냐"

2019년 12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 분당구에서 열린 김용 경기도 대변인 북콘서트에 참석했다. 사진=김용 블로그

검찰은 이 돈이 이재명 대표의 대선 및 경선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부원장이 8억원을 받은 시기가 이 대표의 대선 출마 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6월 말부터 대선 후보를 정하는 당내 경선을 시작했고, 이 대표는 지난해 7월 1일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김 부원장은 2019년 11월 경기도 대변인에서 사임한 뒤 물밑에서 이 대표 선거 준비를 돕다가 경선 캠프가 꾸려진 뒤 총괄부본부장을 맡아 조직관리와 예산을 담당했다. 이 대표가 지난해 10월 후보로 선출되자 본선 캠프에선 조직부본부장을 맡았다.

김 부원장은 하지만 입장문을 내고 “불법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없는 죄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정치공작을 일삼는 검찰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방법을 다해 이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김 부원장 체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 부원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한 최측근이다.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이 대표의 ‘복심’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10월 유동규 전 본부장의 구속으로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이 대표가 직접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당하기 직전 통화한 상대도 김 부원장, 정 실장 두 사람이었다. 대장동 일당의 재판에서 “정진상, 김용, 유동규,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넷이 모여서 의형제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정 실장이 얘기했다”는 통화 녹음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입 열기 시작한 유동규…민주당 "석방으로 회유" 견제

검찰이 지난해 9월 말부터 벌인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수사가 ‘불법 대선자금 의혹 사건’으로 확대하게 된 건 1년 넘게 수감 중인 유 전 본부장이 최근 입을 열기 시작한 덕분이라고 한다. 검찰 안팎에선 “유 전 본부장이 20일 구속만료를 앞두고 약 한 달 전부터 핵심 진술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연관된 사건 중에 이 대표 본인이 직접 연루된 사안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검찰의 유 전 본부장 회유 의혹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의겸 의원은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동규가 조만간 석방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등 검찰이 회유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법 절차 내에서 유씨 조사를 진행했다.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이 19일 자정, 두 번째 6개월의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됨에 따라 진술 신빙성을 낮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3일 뇌물 혐의로 구속돼 1심 재판 중이던 지난 4월 구속기간이 만료됐지만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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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