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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봉창 두드리기

Jimie 2020. 12. 19. 06:54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니 [신동욱 앵커의 시선]

 

 

개도 풀과 날채소를 먹습니다. 소화는 안 되지만 내장을 빗자루처럼 청소해준다고 하지요.

그래서 동물의 왕 호랑이와 사자까지도 풀을 뜯어 먹습니다. "맹호는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는다"는 말 대신 "굶주리지 않아도 풀을 먹는다"가 사실은 맞는 말입니다.

농사꾼은 알이 실하고 많이 달린 벼를 골라 이듬해 농사지을 씻나락, 즉 볍씨로 보관합니다.

가족의 생계가 달린 씻나락이어서 신주단지처럼 모시지요. 그런데 봄에 움을 틔우려고 소금물에 담가보면 절반은 속이 텅 비어 둥둥 뜨곤 합니다. 농부가 기가 막혀 "배고파 죽은 귀신이 파먹었느냐"고 한 탄식에서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라는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라는 말도 있습니다. 봉창은, 봉해 놓아 열리지 않는 채광창인데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니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우리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은 아주 무서운 분입니다. 윤석열 총장은 결국 자멸할 거라고 봅니다."

여권의 기대와 달리 윤석열 총장이 사퇴하지 않고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윤 총장이 징계 절차와 결과가 불법 부당하다고 보는 한, 그의 선택은 법의 판단을 구하는 것밖에 없을 겁니다.

그 대상이 대통령이든 아니든, 법 앞에 예외적인 존재는 없습니다.

지난 한 주도 듣는 사람 가슴을 후벼 파는 말의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여당의 일방적 입법 질주를 두고 이해찬 전 대표는 "180석의 힘이 뭐라는 걸 똑똑히 보여줬다"고 했습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송영길 의원은 "5천 개 넘는 핵무기를 가진 미국이 북한에게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느냐"고 했습니다.

윤미향 의원은 주인공도 없는 길원옥 할머니 생일 축하 모임이라며 마스크 안 쓴 와인파티 사진을 올렸습니다. 길 할머니 가족은 "또 어머니를 판다"고 했습니다.

하이라이트는 오늘 공개된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발언입니다. 구의역에서 숨진 김군에 대해 "걔만 신경썼으면 아무일 없었는데 시장이 사람 죽인 것처럼 됐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총리실이 국민을 위로하겠다며 올린 만화 한 컷 보시겠습니다.

여성들이 코로나로 겪는 어려움이 고작 피부 트러블이라는 걸까요. 인자한 표정으로 "화를 모두 저에게 풀어라"는 총리 만화를 보며 부끄러움은 왜 우리 몫이 되어야 하는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12월 18일 앵커의 시선은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니'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