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野 정조준…'논란'에 직접 메시지 "국회 협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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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미국)=박종진기자
- 입력2022.09.23 03:27최종수정2022.09.23 03:36
[머니투데이 뉴욕(미국)=박종진 기자] [the300]]
[뉴욕=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2.09.22.
뉴욕 방문 중 발언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대통령이 문제의 발언이 나왔던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의 취지 등을 설명하며 "대한민국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XX'라는 표현이 사실상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발언임을 대통령실이 인정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야당의 비협조직인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일정을 마치고 캐나다 토론토로 떠나기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했다"며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퇴치를 목표로 하는 글로벌펀드의 2023-2025년간 사업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개최되는 회의"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를 비롯해 각국 정부 인사뿐 아니라 많은 시민사회와 민간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사회의 연대는 구체적 행동이 수반되지 않으면 실현되지 않는다"며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에게 보여준 첫 번째 연대는 70여 년 전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대한민국 정부는 글로벌 펀드에 1억 불 공여를 약속했다. 미국의 60억 불이나 10억불 이상을 약속한 프랑스, 독일, 일본보다는 적지만 이전에 비해 늘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 협력'을 촉구한 윤 대통령의 페이스북 메시지는 대통령실이 이날 오전 밝힌 입장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뉴욕=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2022.09.22.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오전 미국 뉴욕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날 오후 현지에서 발언 논란이 터진 후 처음으로 대통령실의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글로벌 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했고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을 향해 발언을 하는 장면이 영상에 담겨 논란이 됐다. 목소리가 다소 불분명하게 들리는 해당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고 말한 것으로 해석됐지만 대통령실은 맥락을 이해해볼 때 이런 발언이 아니었다고 반박한 것이다.
김 수석은 "예산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야당이 국제사회를 향한 최소한의 책임 이행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이에 박 장관은 야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지금 다시 한번 들어봐 주시라.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 여기에서 미국 얘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며 "또 윤 대통령 발언에 이어 '우리 국회에서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박 장관의 말은 영상에 담겨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어제 대한민국은 하루아침에 70년 가까이 함께한 동맹국가를 조롱하는 나라로 전락했다"며 "순방 외교는 국익을 위해서 상대국과 총칼 없는 전쟁을 치르는 곳이다. 그러나 한 발 더 내딛기도 전에 짜깁기와 왜곡으로 발목을 꺾는다"고 비판했다.
김 수석은 "대통령과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은 언제든지 수용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외교활동을 왜곡하고 거짓으로 동맹을 이간하는 것이야말로 국익 자해 행위"라며 "정파의 이익을 위해서 국익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해명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의 발언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가 아니라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것이다.
즉 다른 주요 국가의 기여금 액수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1억 달러 공여 약속을 했는데 예산심의권을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마저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창피해서 어떻게 하느냐는 의미라는 것이다.
다만 김 수석은 '이 XX'라는 거친 표현이 우리 국회를 향한 것이라는 지적에는 "개인적으로 오가는 듯한 거친 표현에 대해 느끼시는 국민의 우려를 잘 듣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미국)=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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