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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도 살아” “엄마 키워줘서 고마워”... 포항 껌딱지 母子의 마지막 인사

Jimie 2022. 9. 8. 05:46

“너라도 살아” “엄마 키워줘서 고마워”... 포항 껌딱지 母子의 마지막 인사

입력 2022.09.07 22:45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인덕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숨진 희생자 7명 중 가장 어린 김모(14)군이 함께 고립됐던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은 “그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6일 오후 군과 소방당국이 경북 포항시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남은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1
 

유족 등에 따르면 6일 새벽, 김군은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가는 어머니가 걱정돼 따라 나섰다. 하지만 10여분만에 지하 주차장에 물이 가득 찼고, 김군과 함께 고립된 7명이 사망했다. 2명만 생존 상태로 구조됐다. 김군의 어머니 김모(52)씨도 이날 오후 9시 41분쯤 극적으로 구조된 사람 중 한명이다. 어머니는 살고 아들은 숨진 것이다.

 

아들 김군은 사고 당시 빠르게 물이 불어나자, 차 문을 열고 어머니 김씨를 차에서 꺼냈다. 주차장 입구까지 헤엄쳐서 빠져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팔이 불편했던 김씨는 아들에게 “너라도 살라”며 먼저 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하던 김군은 어머니에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입구 쪽으로 헤엄쳐 갔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결국 7일 밤 12시 35분 숨진 채로 구조대원에게 발견됐다. 반면 김군 어머니는 6일 흙탕물로 가득 찬 주차장 천장 30㎝ 아래 설치된 배관 위에서 14시간 버티다 극적으로 구출됐다.

 

병원에 입원 중인 어머니 김씨는 자식을 잃고 혼자 살았다는 자책감에 공황장애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 가족의 말에 따르면 그는 다행히 7일 오후에는 병세가 호전돼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은 여느 사춘기 중학생과는 다르게 친척들이 그를 ‘엄마 껌딱지’라고 부를 정도로 어머니와 사이가 각별했다. 김군의 친구 정모(14)군은 “(김군이) 학교에 있을 때도 ‘엄마랑 오늘 뭐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주말엔 어머니와 교외에 드라이브를 가거나 교회 예배를 드리러 자주 갔다”고 했다. 다른 친구 최모(14)군도 “(김군은) 엄마랑 같이 다니는 걸 좋아하는 착한 성격이었다”고 말했다. 김군이 어머니를 각별히 챙긴 건 어머니가 혈관 질환으로 평소 몸이 안 좋았기 때문이라는 지인도 있었다.

 

3남매 중 막내인 김군은 격투기와 축구, 떡볶이를 좋아하는 중학교 2학년생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친구 정군은 “장난기도 많고 다투기도 했던 친구이지만 마음은 따뜻한 친구”라며 “지난 주 내가 아팠는데 ‘힘내라’는 메시지를 보내 위로했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김군이 한번 마음먹으면 성과를 내고야 마는 성격이라고 전했다. 김군은 성적이 중하위권이었지만 지난 학기 때 갑자기 ‘이제 공부를 해 보겠다’고 한 후 기말고사에서 100점에 가까운 수학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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