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힌남노, 만조때 덮친다... 폭풍해일 공포에 떠는 남해
오늘 오후부터 내일까지 고비, 남해안 치고가며 피해 키울 듯
尹대통령 “선조치 후보고 하라”
초속 60m 강풍, 300㎜ 물폭탄 예고… 기상청 “부디 안전하길”
관측 사상 가장 강한 위력을 지닌 채 한반도에 다가서고 있는 11호 태풍 ‘힌남노’는 6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부근 30㎞ 해상에 상륙하는 것을 시작으로 통영·거제를 거쳐 이날 오전 중 부산·울산을 차례로 훑고 지나갈 것으로 4일 전망됐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중앙안전대책본부 위기 대응 수위를 1단계에서 3단계로 곧바로 격상시켰다. 최근 5년간 태풍 16건 중 중대본 대응이 3단계까지 올라간 건 4번 있었고, 1단계에서 바로 3단계로 격상한 건 힌남노가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 지하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태풍 대비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공직자들은 선조치, 후보고 해달라”며 “즉각적인 피해 복구책과 더불어 인명 피해를 최소로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5일부터는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 6일까지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이틀 동안 전국 예상 강수량은 100~300㎜. 시간당 50~100㎜ 집중호우도 쏟아질 수 있다. 가장 먼저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는 제주는 최대 600㎜ 이상, 중·남부 지방에도 많은 비를 뿌리겠다.
5일 오후부터 6일 오전까지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4일 기상청의 지역별 태풍 ‘최근접 예상’(오후 10시 기준)에 따르면, 6일 오전 1시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남 완도(오전 4시·80㎞ 거리), 여수(오전 6시·40㎞), 통영(오전 7시·10㎞), 부산·양산(오전 8시·30㎞), 울산(오전 9시·30㎞), 포항(오전 10시·10㎞) 순으로 태풍이 가장 가까이 위치하게 된다. 서울도 오전 10시 280㎞ 거리로 가장 근접한다. 태풍 진행 방향 오른쪽인 ‘위험 반원’에 드는 부산·울산 지역에서 피해가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후 태풍은 오후 1시 울릉도 30㎞ 부근을 거쳐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힌남노는 ‘매우 강’ 상태로 제주에서 올라오다가 오전 9시 부산을 지나면서 ‘강’으로 다소 세력이 주춤해질 전망이다.
힌남노가 국내에 상륙하면 5일 밤부터 6일까지 수도권 북서부 지역 일부를 제외한 전국이 강풍 반경(바람이 초속 15m 이상 부는 구역)에 들어간다. 영남·전남은 폭풍 반경(초속 25m 이상 구역)에 포함된다. 초속 25m면 지붕이 날아가는 수준이다. 제주와 전남·경남 남해안, 울릉도·독도에는 순간 최대 풍속 초속 40~60m의 ‘초강풍’이 예고됐다. 지금까지 역대 국내 순간 최대 풍속은 초속 63.7m(2006년 10월 속초)였고 다음은 60m(2003년 9월 태풍 ‘매미’ 당시 제주)였지만 이번에 이 기록을 넘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강풍으로 인해 제주·남해안엔 폭풍해일경보가 예상된다. 힌남노가 바닷물이 높은 만조(滿潮) 시간대에 접근할 것으로 보여 물결이 최대 10m까지 높아질 수 있다. 부산의 경우 만조 시간이 6일 새벽 4시 31분으로 예정돼 이 무렵 태풍이 올라오면 6년 전 태풍 ‘차바’ 때처럼 폭풍해일 피해가 커질 수 있다.
힌남노 경로가 명확해지는 시점은 태풍이 북동쪽으로 방향을 트는 ‘북위 30도 선 통과 시점’으로, 기상청은 5일 오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예상보다 더 서쪽에 상륙해 국내 내륙을 휩쓸고 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 관측한 바로는 힌남노는 5일 오후 3시 제주 서귀포시 남남서쪽 290㎞ 부근 해상에 ‘매우 강’(최대 풍속 초속 44m 이상 54m 미만) 상태로 진입, 6시간 만인 오후 9시 서귀포시 남남서쪽 160㎞ 부근까지 가까워진다.
이후 서귀포시를 스치듯 지나 6일 오전 9시 강도가 ‘강’인 상태에서 부산 내륙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중심기압은 950hPa(헥토파스칼), 최대 풍속은 초속 43m로 예상됐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소용돌이가 크고 주변 공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해 위력적인데, 이대로라면 1959년 ‘사라(951.5hPa)’, 2003년 ‘매미(954hPa)’를 넘어 역대 국내에 상륙한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되게 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각국 기상 당국에서도 공통적으로 힌남노가 국내에 상륙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중국 쪽 티베트 고기압이 세력을 유지한 상황에서 일본 쪽 북태평양 고기압은 세력이 축소돼 그 사이로 힌남노가 지나갈 길이 열렸다. 그 길목에 우리나라가 위치하고 있다. 다만 힌남노 경로는 200㎞ 정도 변동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돼 ‘최선 시나리오’인 대한해협을 통과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통상 태풍은 이동 과정에서 세력이 점차 약해지지만, 현재 힌남노의 경우 주변 여건이 오히려 세력을 키우는 상황이어서 우리나라로 올 때 예상보다 덩치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인도양과 남중국해에서 수증기가 계속 공급되는 데다 힌남노가 해수면 온도 29도 내외로 따뜻한 바다를 지나기 때문이다.
중부 지방 상공에서 서쪽으로부터 온 기압골과 힌남노 및 북태평양 고기압이 끌어올린 고온다습한 공기가 충돌하며 비구름대가 강하게 발달하겠다. 대기 전(全)층에 다량의 구름이 만들어질 전망으로, 대기 하층부터 상층까지 전부 구름으로 채워지면 대기 중 수증기가 모두 비로 바뀌어 내릴 수 있다. 이 구름대에 힌남노가 몰고온 비구름대까지 더해져 기록적인 폭우가 내릴 수 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힌남노는 비구름대가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는 역할도 한다. 기상청은 “현재로서는 힌남노 세력 확장을 방해할 요소가 발견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태풍의 진행 속도와 방향에 따라 수시로 정보가 달라질 수 있어 태풍이 이동하는 동안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태풍’을 선택한 뒤 ‘최근접 예상’을 실시간 참고하면 좋다. 기상청은 태풍 정보를 6시간마다, 태풍이 위험 지역에 들어선 뒤에는 3시간마다 업데이트한다. 기상청은 “과거 여러 태풍이 남긴 슬픔과 회한의 인명 피해가 이번에는 발생하지 않도록 부디 안전한 장소에 머무르시길 거듭 당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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