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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조 “이준석의 혁신 지지했지만 이번 회견은 선 넘었다”

Jimie 2022. 8. 21. 12:52

손수조 “이준석의 혁신 지지했지만 이번 회견은 선 넘었다”

[주간조선]

조윤정 기자
입력 2022.08.21 10:54
 
 
 
photo 장은주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손수조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2012년 총선 당시 27살의 나이로 문재인 후보(부산 사상) 대항마로 정치에 입문했다. 요즘에야 ‘청년 정치’라는 말이 흔하게 사용되지만 10년 전만 해도 갓 정치에 입문한 20대 후반의 정치인들에게는 ‘키즈’라는 말을 붙였다. 손 위원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대위원장을 할 당시 활동하며 ‘박근혜 키즈’라고 불렸다.

그는 두 번 낙선 후 정계를 떠났다. 이후 최근 종영된 어느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장례지도사의 길을 택했다. 아니 그가 먼저 장례지도의 길에 들어섰다. 정치의 세계가 ‘욕망의 멜팅팟’이라면, 장례의 세계는 그 반대편 어디 즈음에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제 그는 모든 걸 내려놓고 떠나는 사람들의 몸을 정성껏 닦아준 후 수의를 입혀 보내주는 일을 한다.

 

손 위원과 나란히 박근혜 키즈로 불리며 함께 정치에 입문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여전히 그 멜팅팟 안에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두 사람. 손 위원은 과연 정치의 세계, 그리고 이준석으로 대표되는 지금의 ‘청년 정치’를 어떻게 평가할까. 이미 한 번 뜨거운 물에 들어갔다 나온 그가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때마침 손 위원을 만난 날은 이 전 대표가 잠행을 끝내고 기자회견을 한 사흘 뒤였다. 손 위원에게 이 전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물었다.

 

“천재다.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다 안다. 전략이 굉장히 뛰어나고 전략을 실행하는 행동력도 강하다. 다만 사회성이 없다. 10년 전부터 그랬다. 다만 그때는 괜찮았을지 몰라도, 당대표가 됐는데도 똑같은 태도로 임하니 비판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대표직에 오르고서 특히 본인의 혁신과 ‘이준석 정치’를 지켜내야 한다는 고집이 굉장히 세진 걸로 보인다.”

 

- 지난 8월 13일 이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어떻게 봤나. "이 전 대표는 선을 넘었다. 이 전 대표의 혁신을 지지했었지만, 지금의 방식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당에서 만들어낸 대통령이고, 당원이라면 누구든 성공한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해야 하지 않겠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자성보다는 남 탓이, '나는 다 옳고 나를 제외한 너희는 모두 잘못됐다'는 프레임이 작용한 것 같다."

 

- 일각에서는 대통령과 여당이 이 전 대표를 '쓰고 버렸다'는 지적도 한다. "청년 정치인이 '쓰고 버려진다'는 프레임은 정확하지 않다. 쓰고 버려지는 게 비단 청년만 그럴까? 이외에도 숱하게 빛을 보지 못한 많은 정치 지망생들이 쓰고 버려진다. 여기는 원래 그런 바닥이다. 그런데 청년들은 그나마 젊으니까, 그나마 소수이기 때문에 희귀하니까, 언론의 주목을 받아 도드라져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예비후보자들이 들어왔다가 허무하게 이 판을 빠져나가는지 헤아릴 수도 없다."

 

사실 국민들 사이에는 ‘청년 정치’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정치판을 바꿀 새로운 피라는 인식도 그중 하나다. 기득권에서 자유로운 패기, 번뜩이는 아이디어, 이런 것들이 청년 정치의 긍정적 요소라면 이기심, 기성정치는 모두 잘못됐고 나만 옳다는 독선,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부족은 지금까지 나타난 청년 정치의 또 다른 단면이다. 이준석 전 대표의 경우는 사람을 모으고 포용하는 정치적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손 위원은 이런 비판에 대해서는 “사실 젊은 사람들에게 정치력을 갖추라고 하는 건 가혹한 주문”이라며 “(586과 같은) 정치 주류를 상대로 타협을 하고 정치력을 발휘하라고 하면 소수에 불과한 젊은 정치인들에게는 가혹하다”고 말했다. 손 위원은 “다만 이 전 대표 기자회견 방식처럼 모든 기성 정치인을 다 적이라고 규정하면 안 된다”라며 “청년이든 신인이든 누구든 이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토사구팽'이 정치계의 일반적 원리라고들 한다. 왜 그중 청년 정치인만 주목받게 됐을까. "역설적으로 586세대가 너무 정치를 오래해서 그렇다. 생각해보면 김영삼 대통령이 26살에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3김 시대 그분들이 한창 정치할 때도 '40대 기수론'은 이미 있었다. 예전부터 젊은 정치인은 항상 있었는데, 그 이후에 586세대가 들어오고 이분들이 30년을 넘게 계속 자리를 지키게 됐다. 그러니 젊은 사람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졌다. 이 전 대표나 나나 출마를 직접 하겠다고 나선 10년 전에는 그래서 굉장히 이상한, 신기한 케이스가 되어버린 거다."

- 586 정치인들이 청년 정치인들에게 자리를 내주기는 해야 하지 않나. "맞다. 그래서 현역 3연임 제한을 해야 한다고 계속 말해왔다. 3연임에 성공했다는 건 그만큼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험지로 출마를 하시든가. 이준석, 손수조는 사실 젊은 정치인들 중에서는 제일 특혜를 많이 받은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이 나이 때까지 원내에 못 들어가지 않았나. 나이를 떠나서 정치 신인에게는 가점을 어마무시하게 줘야 한다. 50% 정도는 먹고 들어가게 해줘야 체급이 같아진다. 기성 정치인, 기존 현역을 정치 신인이 이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사실 젊은 나이가 아니더라도 5060에 새롭게 정치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는 청년이라는 이유로 배려를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정치권이 청년보다 범위를 더 넓혀 모든 정치 신인에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 신인에게는 다 도움이 되는 얘기들을 해야 하는데 자꾸 ‘청년’ ‘청년’만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청년이라는 단어가 오염됐다고 말했다.

 

 

- '◦◦◦ 키즈'로서 느꼈던 한계가 있다면. "사실 신인은 '누구 라인 혹은 키즈'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청년뿐 아니라 모든 정치 신입이 그렇다. 나는 박근혜 비대위원장 시절에 출마했기 때문에 '박근혜 키즈'가 된 거고, 배현진 의원은 홍준표 비대위원장 시절에 영입됐기 때문에 '홍준표 키즈'가 되는 것 아니냐. 그전부터 서로 굉장히 친밀했다거나 친척이라거나 이런 경우가 아니다. 다만 그렇게 '키즈'로 영입된 후에는 자신의 정치력을 발휘하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야만 그다음이 있는 것 같다. 이 전 대표는 거기에 성공했지만 나는 아직 '박근혜 키즈'에 머물러 있다. 그 뒤에 정치를 안 했고 내가 나의 캐릭터를 보여줄 기회를 갖지 못한 것도 있다."

 

- 각광받는 청년 정치인이었는데 지금은 장례지도사가 됐다. 지금에 만족하는가. “선거에 두 번이나 낙선했으니 내가 얼마나 자존감이 낮아졌겠나. 막대기만 꽂아도 된다고 하는 부산에서 두 번이나 떨어졌으니 ‘막대기만도 못한가’ 하는 생각도 들고 자존감이 엄청 낮아졌다. 그런데 장례지도사 일을 할 때는 내가 너무나 필요한 사람이 된다. 오히려 힐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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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순반대순관심순최신순
이희근
2022.08.21 11:19:53
이준석의 연일 계속되는 발광은 추가 징계의 정당성만 강화해 줄 뿐임. 조속히 추가 징계하여 제명처리 해야함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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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김재기
2022.08.21 11:17:50
여성 前정치인 손수조...이준석도 이미 여의도2시청년 백수가 되었지만..손수조보다 더 깨닫지 못한 者로 전락했다..이준석은 孫처럼 장례지도사 등 사회생활을 10년정도 하고와서 정치를 재개해라..좀 나을거다~
답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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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박건일
2022.08.21 11:20:41
그나마 자기 성찰이 조금은 되는 인터뷰이다.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한 이준석은 국힘뿐만 아니라 지구상에서 떠나야 하는 인류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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