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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검수완박법, 참을수없는 모욕…가진자들만 쾌재”

Jimie 2022. 5. 3. 19:57

법조계 “검수완박법, 참을수없는 모욕…가진자들만 쾌재”(상보)

文대통령 법안 공포안 의결에 법조계 비판 봇물

“절차적으로 위법하고 내용도 헌법에 위반”

“최후의 보루 헌법 남아있어…위헌 판정 받아야”

 

 

[이데일리 이배운 이연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안 공포안을 의결하면서 검수완박 법안의 모든 입법·행정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법조계는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낸 신평 변호사는 이날 오후 법안 의결 소식이 전해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검수완박법은 보수건 진보건 가진 자들에게는 아주 좋은 제도로서 기능한다”며 “특히 정치권력의 한 귀퉁이라도 차지한 자들은 쾌재를 부를만한 제도”라고 비판했다.신 변호사는 이어 “그러나 힘 없는 서민들에게는 여름날 불어치는 폭풍과 같다. 그들이 이리저리 거친 바람에 날리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법 제정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자들은 당장 살판났다고 만세를 부르겠으나, 그 후과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도 페이스북에서 “유신정권 3선 개헌 수준의 갖은 편법과 무리수를 두며 공포한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검수완박법에 의하더라도 검사의 검찰수사관에 대한 수사지휘권과 특사경에 대한 지휘권은 변함이 없다”며 “민주당이 사법경찰제도에 대한 기초적 이해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엉망으로 만든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역사적인 정당성이 중요한 개혁 과제를 정권 교체기에 정치적인 목적으로 졸속 처리한 것은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며 “검수완박 입법을 원상회복하는 것이 차기 정부의 과제가 될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싸움이 반복되는 악순환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형사사법시스템을 변경하는 일을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급하게 입법한데 대해 국회더 나아가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이날 긴급 성명서를 내고 개정안이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정교모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참을 수 없는 모욕과 분노를 느낀다. 입법자가 변덕을 넘어 횡포를 부리기에 국민이 직접 잡아줘야 한다”며 “아직 대한민국 헌법에 최후의 보루가 있다. 부끄러운 입법 절차와 그 결과인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규정들은 위헌 판정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 단체인 사단법인 착한법만드는사람들(착한법)도 입장문을 내 “개정안 통과는 절차적으로도 위법하고 내용도 헌법에 위반된다”며 폐지를 촉구했다. 착한법은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에서는 실익 없이 업무량만 증가했다는 호소마저 들려오는 상황”이라며 “검사가 수사단계부터 기소절차까지 참여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국민의 인권보호에 미흡해질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검수완박 법안 통과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한 민형배 의원을 고발한 보수 성향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도 이날 고발인 조사 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군사 작전하듯 위헌이라 평가 받는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지금이라도 반민주적인 법안 통과를 중지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검찰 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무회의 의결 후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브리핑을 통해 “국회는 물론 정부에서조차 깊은 토론과 숙의 과정을 외면하는 등 법률 개정의 전 과정에서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이 준수되지 않아 참담하다”며 “대검은 앞으로 헌법 소송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검토하는 등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 구성원 3376명은 국무회의를 앞둔 문 대통령에게 검수완박 법안 공포에 심사숙고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호소문을 대통령비서실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