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신'도 외면한 러軍…'돈바스 진격' 폭우에 발묶였다
입력 2022.04.29 05:00
업데이트 2022.04.29 09:22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도네츠크·루한스크에서만 러시아군의 공격을 아홉차례 격퇴했다고 밝히는 등 러시아군의 성과는 미진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전쟁연구소의 분석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더딘 진전을 보인다"고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 헤르손에서 포착된 러시아군. AP=연합뉴스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서방 정부 관리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진격이 느려진 이유에 대해 '악천후와 러시아군의 높은 피로감, 서방의 무기 지원과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등 크게 다섯 가지 요소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은 동부 전선에서 북·동·남쪽 세 방향으로 공격을 가하고 있어 향후 몇 주간이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①악천후
전직 영국 해군 장교 크리스 패리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돈바스 지역의 땅이 진흙으로 변한데다 비가 내려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때문에 군용 차량 이동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②러시아군의 높은 피로감
지난 2월 24일 개전 이후 사망한 러시아 군인은 약 1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 한 서방 관리는 "러시아군이 이지움 일부와 동부의 작은 마을들을 점령했지만, 충분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전사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다음 달 9일 승리 선언을 위해 진격을 서두를 경우 러시아군 수천 명이 더 사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군 호송대가 우크라이나 지역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③서방 무기 지원으로 인한 힘의 균형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지금까지 미국을 포함한 30여 개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군사 지원 규모는 50억 달러(약 6조3500억원)에 달하며, 이 중 미국의 지원액은 37억 달러(약 4조7000억원)라고 밝혔다.
한편 서방에선 이번 전쟁의 목표가 '우크라이나의 승리'란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이날 "러시아를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밀어내기 위해 우린 계속 더 멀리, 빨리 나아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우리 모두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일이 우크라이나군에 지원 예정인 게파르트 자주대공포. AFP=연합뉴스
④우크라이나군의 반격 능력과 지리적 이점
롭 리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군은 지략과 훌륭한 지도력을 갖췄다"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014년 돈바스에서 친러 분리주의 세력에 맞서 방어 진지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공략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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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의 공격에 의해 파괴된 우크라이나 동부의 한 마을. AFP=연합뉴스
⑤러시아군의 전술 변경
다만, 미 전쟁연구소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중심부 전투 패배로 피로가 쌓이고, 사기가 떨어진 상태라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여전히 병력과 무기 면에서 우위에 있어 속단하긴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