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집무실 이전 여론수렴도 안 해” 비판에… 검사들 “검수완박은?”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국가 백년대계인데 여론 수렴도 안 한다”고 비판하자, 법조계에서는 “74년 형사사법 체계를 뒤집는 ‘검수완박’은 왜 여론 수렴 없이 진행하느냐”는 반발이 27일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문재인의 5년’이라는 제목으로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개인적으로 저는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며 “집무실을 옮기는 것은 국가의 백년대계인데 어디가 적절한지 등을 두고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게다가 지금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 교체기에 ‘방 빼라’ ‘우리는 거기 쓰겠다’ ‘5월 10일부터 업무 시작하겠다’ 이런 식의 추진이 저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하루라도 청와대 있지 못하겠다는 식의 결정과 일처리 방식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검찰 간부는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뒤집는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서는 여론이 아니라 전문가들 의견조차 수렴하지 않고 여권이 밀어붙이는데 문 대통령이 사실상 동조하고 있다”며 “청와대 이전이나 ‘검수완박’ 졸속 입법이나 둘 다 잘못인데 선택적 비판하는 것이 황당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27일 새벽 검수완박 법안을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단독 처리하기까지 공청회 등 여론 수렴 절차를 전혀 밟지 않았다.
앞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10명 가운데 5명이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기관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 수사권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 50%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9%였다.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을 4월 내 임시국회에 처리하는 것에 대해선 응답자 65%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급하게 처리할 필요 없다”고 답했다.
앞서 25일 문 대통령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해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이뤄진 양당 간 합의가 저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전날 JTBC 인터뷰에서는 ‘검수완박’ 관련 질문을 받자 “말하지 않겠다”고 침묵했다. 한 검사는 “집무실 이전 문제보다 검수완박 법안 통과가 당장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 극명한 사안 아니냐”며 “여론 수렴 필요성이 더 큰 문제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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