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경북 울진군 산불로 인해 화마가 덮친 북면 신화 2리 마을이 잿더미로 변해있다. /뉴스1
지난 4일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에서 발생했던 산불이 역대 최장 지속 시간인 213시간만에 꺼졌다. 비슷한 시기 발생했던 강원 강릉·동해 산불 등을 감안하면 동해안 지역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13일 최병암 산림청장은 “오전 9시부로 울진·삼척 산불의 주불 진화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울진·삼척 산불은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 경북 울진군 두천리의 한 야산에서 처음 발화했다. 이후 불길은 삽시간에 강원 삼척까지 번진 뒤 10일째인 이날 꺼졌다.
심한 연기와 험한 산세로 진화 작업이 어려웠던 울진군 북면 응봉산 지역의 산불이 줄곧 잡히지 않았으나, 이날 5mm 가량의 비가 오전부터 내리면서 주불이 잡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울진·삼척 등 동해안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 추정치는 2만 4940ha로, 서울 면적의 41%에 해당한다. 산림청이 현재와 같은 체계적인 산불 피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6년 이후 36년만에 최대 규모다.
이번 산불로 울진군의 4개 읍면과 삼척시의 2개 읍면이 불에 탔고, 주택 319채·농축사 시설 139개, 공장과 창고 154개 등 시설 643곳이 피해를 입었다. 울진의 한울원전·금강송 군락지와 삼척의 LNG 생산기지 등 주요 시설과 명소가 한때 불길에 위협을 받았지만, 산림당국이 방어에 성공해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헬기와 드론 등을 투입해 잔불을 감시·제거하며 산불 재발화를 막고, 정확한 피해 면적을 조사할 방침”이라면서 “중대본도 수습대책본부로 전환돼 주택 손실과 복구 등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