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젤렌스키 정권 교체 포기했나… 침공 시 내세운 ‘脫나치화’ 언급 중단
美 “신속 점령 계획 완전히 실패”
‘정권 중립화’로 타협 가능성도
러시아가 단기간에 우크라이나를 함락시키려던 계획이 틀어지고 서방의 고강도 제재로 자국 피해가 커지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 교체를 포기하고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를 신속 점령하려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사 계획은 분명히 실패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러시아 정부의 메시지가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1순위 목표를 ‘우크라이나의 탈(脫)나치화(denazification)’로 선전했다. 2차 세계대전의 원흉이었던 나치에 대한 러시아와 다른 유럽인의 공분을 이용한 것으로, ‘나치’는 우크라이나의 친(親)서방 정권을 비난할 때 관용적으로 쓰는 표현이다.
그런데 최근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에서 이 표현이 사라졌다. 지난 7일 터키에서 우크라이나와 3차 협상을 벌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젤렌스키 정권 교체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반 티모페예프 러시아 국제문제위원회(RIAC) 국장은 “확연하게 달라진 분위기다. 러시아가 좀 더 현실적인 자세를 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전황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미국의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 등 전방위적 경제제재가 이뤄지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국내외 지지가 강화되면서 정권 교체는 무리한 목표가 됐다는 것이다.
대신 러시아가 2순위로 내세웠던 ‘우크라이나 중립화(neutrality)’가 유력한 외교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립화는 러시아계 주민이 많이 사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인정하고, 우크라이나가 서방과 군사 동맹을 맺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9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아, 이 문제에 대해선 나도 구걸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발언하는 등 나토 가입 문제에서 한 발 빼는 태도를 보여 양측이 타협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푸틴 입장에선 러시아 내에서 ‘젤렌스키 정권도 전복시키지 못하면서 이런 전쟁을 치러야 했느냐’는 여론이 확산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다. 티모페예프 국장은 “러시아는 친서방 정권을 그대로 둘지, 자국 출혈을 감수하고 전쟁을 계속 벌여야 할지 두 개의 선택지 중 차악(次惡)을 골라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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