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사전투표 혼란으로 마감 늦어져
‘쇼핑백 나르기’에 이어 일각선 “이미 기표된 투표용지 받아” 주장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 3·9 사전투표 과정에서 각종 혼란이 속출하면서 논란이 거센 가운데 여야가 한 목소리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질타했다. 확진자 투표용지를 쇼핑백이나 박스를 통해 대리수거하는 과정에서 비밀 투표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이미 기표된 투표용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유권자까지 등장하면서 자칫 부정선거 논란으로까지 번지진 않을 지 여야 모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중앙선관위는 6일 “전날 실시된 코로나19 확진 선거인의 사전투표에 불편을 드려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5일) 코로나19에 확진되신 분들이 투표하는 과정에 많은 불편을 겪으셨다고 한다”며 “선관위와 당국은 9일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의 불편과 혼선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6일 페이스북에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한 달 전부터 이분들의 ‘투표할 권리’를 확실하게 보장해야 한다고 누차 말씀드렸음에도 중앙선관위는 혼란과 불신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유세에서 “사기꾼들을 오래 상대해봐서 아는데 우리 보수층을 분열시키기 위한 작전”이라며 “우리 당에서 철저히 감시하고 정권이 바뀌면 경위를 철저히 조사할 테니 걱정말고 3월 9일 한분도 빠짐없이 투표해달라”라고 강조했다.
각 당 지도부 및 선거대책위원회도 날을 세우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확진자 투표 과정에서) 종이상자나 사무용 봉투, 심지어 쓰레기봉투에 투표 용지를 담아 옮기기도 했다. 이미 기표된 투표용지를 주기도 했다 한다”며 “매우 실망스럽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선관위는 정리된 해명도 사과도 없었다. 선관위원장은 보이지도 않는다”며 “2022년 대한민국 선관위가 맞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같은 날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선관위는 이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전체적인 책임을 질 인사의 즉각적인 거취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사전투표와 관련해 선관위의 기획은 안일했고 시행 과정은 조잡했으며 사후 해명은 고압적이기까지 했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국민의힘은 일부 유권자들이 이 후보가 기표된 투표용지를 배부받았다는 주장과 곤련해 중앙선관위를 심야 항의 방문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5일 오후 9시 45분경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하고 자정 넘게까지 관계자들에게 부실 관리를 질타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김세환 중앙선관위 사무총장과 면담을 마친 뒤 6일 오전 12시 40분 경 페이스북에 “‘사전선거의 경우 현장에서 투표용지를 출력하는데 왜 (다른 유권자의) 투표용지들이 발견됐는가’라는 질문에 (김 사무총장이) ‘확진자들이 직접 투표함에 넣겠다고 난동을 부리다 인쇄된 투표용지를 두고 간 것 같다’고 답했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공직선거법을 지키려는 국민을 보고 난동이라고 표현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김 사무총장이 “그렇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역시 6일 오전 11시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을 비롯해 백혜련 김영배 의원 등이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했다.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인 백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중차대한 시기에 선관위의 부실한 투표관리 문제가 곳곳에서 불거져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 “민주당은 선관위의 투표관리 행태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선관위의 부실 투표 진행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사게 됐다”며 “확실한 상황 파악과 대책 마련이 누구보다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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