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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만에 국방-안보 대표단 파견… 中에 ‘오판 말라’ 경고

Jimie 2022. 3. 2. 08:17

바이든, 대만에 국방-안보 대표단 파견… 中에 ‘오판 말라’ 경고

입력 2022-03-02 03:00업데이트 2022-03-02 03:57
 
플러노이 前차관 등 거물급 구성… 서방, ‘우크라 침공’ 눈 돌린 사이
中의 대만 군사행동 가능성 견제… 바이든, 오늘 취임 첫 국정연설
국내보다 ‘외교안보’ 초점 전망 “美, 우크라-대만 2개 무대 관여”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직 고위 관료로 구성된 국방·안보대표단을 대만에 보내기로 했다. 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에 집중하는 틈을 노린 중국이 대만에 군사 위협을 가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에 일종의 경고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미 동부 시간 1일 오후 9시(한국 시간 2일 오전 11시) 취임 후 첫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을 갖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민주주의 수호’와 ‘동맹 중시’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은 경제, 방역 등 국내 의제에 초점을 맞추려던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외교안보 사안을 중시하는 쪽으로 원고를 일부 수정했다고 전했다.

○ 美 민주·공화 거물 인사 대만 총출동

미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의 주요 인사들은 속속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만난다.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 마이클 멀린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 메건 오설리번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으로 구성된 미 대표단은 1, 2일 양일간 대만을 방문해 차이 총통, 추궈정(邱國正) 대만 국방장관 등과 회동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3개월 만인 지난해 4월 대만에 대표단을 보냈고 이번이 두 번째다.

 
플러노이 전 차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 물망에 올랐을 정도로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최측근이다. 이런 인물을 보낸 것은 미국의 대만 방어 의지가 그만큼 굳건하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당일인 지난달 24일 중국이 전투기와 정찰기를 잇달아 보내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자 미국은 이틀 뒤 대만해협에 미사일 구축함 ‘랠프존슨’함을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또한 2∼5일 4일간 대만을 찾아 역시 차이 총통을 만난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재직 시절 중국을 악랄한 독재 정권이라고 비판했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또한 서방에서 부르는 ‘주석(President)’이 아닌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칭했다. 민주주의와 대척점에 선 중국공산당 수장이라는 점을 비판하려는 의도다. 중국 또한 지난해 1월 폼페이오 전 장관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 바이든 국정연설, 우크라·대만 메시지 주목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워싱턴 의회 앞에서 첫 국정연설을 갖는다. 미 대통령이 연초에 국정 상황과 중요 정책 등을 설명하는 자리다. 보통 국민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는 자리로 쓰였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맞은 터라 동맹 방어, 민주주의 수호, 인도태평양 전략 등 외교안보 의제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또한 지난달 28일 “대통령은 세계의 지도자로서 국제 규범과 가치를 위해 싸우는 미국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커트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조정관 또한 같은 날 화상 세미나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대만이라는 ‘2개 무대’에 “동시에 깊은 관여를 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AP통신은 안보위기 국면에서 진행되는 이번 연설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선 불복 논란 등으로 극도로 분열된 미 정치권을 오랜만에 단합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국정연설에 상하원 의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것은 2020년 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한 후 2년 만이다. 지난해 1월 6일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의 의회 난입 사태 여파로 이날 연설 때 의회 주변에 철제 보안 펜스가 설치되고 삼엄한 경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